스테이지2010 배우 김지성




(서울=연합뉴스) 강일중 기자 = "새 작품 대사 외우느라고 요즘 잠을 많이 설치고 있어요."
지난해 대학로 연극 '멜로드라마'(장유정 작ㆍ연출)에서 지능장애인인 박미현 역으로 열연했던 김지성. 그는 그 역 덕에 지난해말 동아연극상 신인연기상 수상자가 됐지만 그 기쁨을 만끽할 틈도 없는 듯 했다. 김지성은 다음달 5일부터 장진 작.연출의 연극 '서툰 사람들'에 집주인 유화이 역으로 합류하게 돼 있다. ㈜연극열전(대표 허지혜)이 기획한 '연극열전 2'의 첫번째 작품으로 지난해 12월8일 이미 시작된 인기작품. 그런데 이 게 골치가 아프다. 1시간40분 극이 진행되는 동안 배우가 무대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한없이 뭔가를 얘기해야 한다. 얼마 전 눈 오던 날 서울 인사동에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장진 사단에 사단(사달)을 내서는 안되는데…"하며 환하게 웃었다.
현재는 장영남ㆍ한채영 두 배우가 출연일정에 따라 번갈아 맡고 있는 극중 유화이는 중학교 여교사. 자기 아파트에 침입한 도둑이 하는 짓이 너무 서투르자 답답한 마음에 이것저것 가르치다가 끝내는 도둑을 사랑하게 된다. 스물다섯 나이에 맹하면서도 순수한 마음을 가진 여성이다. 김지성이 이번까지 포함해 최근 맡은 역들은 약간의 공통점이 있다. 뭔가 비정상적인 데가 있다는 점이다. (뮤지컬)'오 당신이 잠든 사이'(장유정 작.연출)에서는 치매로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길례 할머니, '멜로드라마'에서는 교통사고 후 지능에 문제가 생긴 미현 역을 했다.
"장유정 연출한테 제가 그랬어요. '오 당신이…'에서는 정신나간 할머니 역할을 주더니 또 ('멜로드라마'에서는) 모자란 역할을 주느냐고요. 다음에는 정상인 역을 맡게 해달라구요." 농담으로 하는 얘기다. 장진 연출이 만든 이번 출연작품의 경우 "집주인이 도둑과 눈이 맞을 수 있느냐"고 김지성은 웃어댄다.
"그런데 온갖 자격을 다 따져서 배우자를 선택하는 그런 세상에 순수하지 않아요? '오 당신이…'도 그렇고, '멜로드라마'도 그렇고 또 '서툰…'도 그렇고 모두 순수해요. 백치미 같은 게 느껴지기도 하구요. 그런 역할을 하다 보니까 점점 순수함을 잃어가는 제 마음이 정화가 되는 것 같아 좋아요."
그는 연극이 좋아 서울 반포동의 서문여고를 졸업한 후 1994년 극단 산울림에 들어가 곧바로'구멍의 둘레'(채승훈 연출)에 출연하면서 연기생활을 시작했다. 연극을 좀 더 깊이 알아야겠다는 마음에 서울예대 극작과에 입학해 공부를 한 후 졸업과 함께 극단 여행자에 입단, '연(緣)', '한 여름 밤의 꿈', '환' 등의 작품에 출연했다. 지금도 적은 여행자에 두고 있지만 당분간 독립적으로 외부 연기활동을 하고 있는 상태.
그가 출연한 연극은 이런저런 상을 많이 탔다. '연'(양정웅 작.연출)은 2003 카이로국제실험연극제에서 대상을 받았다. '오 당신이…'는 한국뮤지컬대상 최고작품상을 수상한 작품. 또 지난해 그가 출연한 '발자국 안에서'(고연옥 작.김광보 연출)는 서울연극제 대상을 받았다.
"다른 때는 작품 자체가 상을 받아서 같이 한 사람들과 함께 그냥 한없이 기쁘기만 했는데 이번에 (동아연극상 신인연기상) 개인상을 타니까 부담도 되고 그러네요" 한다. 이번에 상을 타게 된 작품은 김지성이 정신과의사에게 자문을 구해 경계성지능장애인이 할 수 있는 행동을 스스로 연구해 가면서 연기를 해 내 나름대로 큰 보람이 있었다는 게 그의 말.
그는 극작을 전공한 덕에 희곡 읽기를 아주 즐겨한다. 재작년에는 개인 일로 한 3개월 휴식하는 동안 그리스 희곡에 정신이 빠져 50편이 넘는 작품을 남산도서관에서 빌려가며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읽었다고 한다.
"기회가 닿으면 안티고네 같은 역할은 한 번 꼭 도전하고 싶어요. 요즘 대학로에서 고전을 만나기는 힘들잖아요. 또... 앞으로 시간이 좀 나면 셰익스피어 작품들도 집중적으로 읽고 싶구요."
kangfa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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