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브인터뷰]스타크래프트와 함께한 인생, 엄재경 해설위원(2)

[포모스=강영훈/김경현 기자]- '엄재경'하면 별명을 빼놓을 수 없다. 본인이 만들어준 별명 중에 가장 마음에 드는 건 뭔가▲ 역시 '몽상가'다. 강민과 정말 어울리는 별명이다. 내가 별명을 지어줄 때 잊혀지는 경우도 있고 다른 쪽에서 나오는 별명을 밀어서 굳히는 경우도 있지만 정말 열심히 만들어 줘야지 고민을 해서 만든 별명 중에는 '몽상가'가 제일 마음에 든다.(임)요환이는 ''황제''라는 별명을 갖고 있지만 개인적으로 그런 별명은 썩 좋아하지 않는다. 되도록이면 캐릭터는 다양할 수록 좋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별명들이 황제, 천재 이런 것들은 특징이 있다기보다는 정말 잘하는 선수가 있다면 누구나 가질 수 있는 별명 아닌가? 물론 너무 억지로 만들면 오히려 부작용이 생기기도 하더라.- 그래서 말인데 이제동의 '파괴신'이라는 별명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내가 '파괴신'이라고 주장을 한다고 해서 다들 그렇게 사용하는 것은 아니지 않나. 그런데 이번에는 이상하게 포모스를 비롯한 매체들에서 사용을 해주더라. 그냥 일종의 떡밥이었다. 플레이 스타일만 봤을 때는 이제동의 스피드를 강조하려고 했는데 경기를 할 때 표정을 보면 이상한 느낌이 들더라. 카리스마가 느껴지고 무표정하지만 위에서 내려다보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그 모습을 보고 위압감을 느꼈고 '파괴신'이라는 이미지가 떠올랐다. 그런데 ''파괴신''을 ''파괴의 신''이라고 하면 어감이 별로다.- 별명에 대한 아이디어는 어떻게 얻는가▲ 그냥 몽상을 하다 보면 우연치 않게 순간적으로 떠오르는 경우도 있다. 사실 요즘에는 어렵다. 예전에는 스타일리스트들이 많아서 별명 붙이기가 쉬웠는데 요즘에는 다들 비슷하니까. 플레이 스타일과 어울리는 별명을 만들어주고 싶다는 생각은 나의 고집이기도 하다. 그런 맥락에서 송병구 같은 경우도 ''공룡''이 낫다. '총사령관' 이라는 별명은 별로다. 이미지가 떠오르지 않기 때문이다.''혁명가''라는 별명은 매우 잘 지은 것 같다. 그 상황이나 김택용의 출현이 그랬다. 그런데 ''총사령관''은 아까 말했던 ''황제''나 ''천재'' 같은 느낌이라서 특정 선수를 떠올리게 만들진 못하는 것 같다. 차라리 공룡은 송병구의 플레이 스타일과 비슷하지 않나? 그게 공룡 옷을 입고 찍은 사진 때문에 붙여진 것이건 아니건 우직한 플레이 스타일과 강력한 힘이 어울리는 것 같기도 하다. 최근에 가장 이상하게 생각하는 것이 사람들이 별명을 영어로 짓지 않으면 멋있지 않다고 생각하는 점이다. 젊은 사람들이 오히려 더 사대주의에 빠져있지 않은가 싶다.- 별명 얘기 한가지만 더 해보자. '마에스트로'를 대체하기 위해 '마신'을 주장하기도 했는데▲ 나는 '마에스트로'라는 별명이 (마)재윤이와 그렇게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총사령관'과 비슷한 맥락이다. 내가 봤을 때 재윤이는 엄청난 카리스마가 있는 친구였다. 나는 그것을 표현하고 싶었다. 굳이 마에스트로를 반대한 것은 아니고 별명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팬들이 좋아하니까 이것으로 통일해야 한다''는 강요는 파시즘으로 보이기도 한다. ''마에스트로''라는 별명도 팬들이 워낙 간절히 원하는 것 같아서 신한은행 스타리그 시즌 3 결승전 때는 사용을 했다. 마침 경기 내용이나 흐름이 내가 생각했던 대로 흘러가서 구상했던 시나리오대로 그 별명을 제대로 쓸 수 있었다.- 큰 경기에서는 굉장히 흥분을 하는데▲ 나는 경기 외적인 부분을 시나리오처럼 표현 하려고 한다. 그래서 싫어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결승전 때는 굉장히 많은 시나리오를 생각한다. 좀 전에 말했던 결승전 때는 재윤이가 내가 생각했던 멋진 상황을 만들어 줘서 딱딱 표현을 할 수 있었다. 마치 행진을 하는 것 같은 느낌이라고나 할까? 5판 혹은 4판 정도의 경기는 이야기가 절묘하게 이어지는 경우가 있다. 그런 상황에서는 매우 흥분을 하는 편이다.- 결승전 이외에 평소 경기에도 그런 걸 생각하고 해설하나▲ 일반적인 경기에서는 조금 덜 하다. 그런 때에는 경기에서 보여지는 선수의 이미지를 표현하려고 한다. 처음 올라온 신인이라고 해도 그 친구가 8강, 4강을 넘어 그 이상으로 올라갈 수도 있는 것 아닌가? 그래서 미리 떡밥을 깔아두어야 한다. 즉, 거품을 미리 만들어 놓는 것이다(웃음). 내가 잘 몰랐던 선수들은 특징을 잘 기억하려고 하는 편이다.강영훈 기자 kangzuck@fomos.kr, 김경현 기자 Jupiter@fomos.co.kr모바일로 보는 스타크래프트 1253+NATE/ⓝ/ez-iEnjoy e-Sports & http://www.fomos.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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