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어아저씨 힘 좀 쓰게 해줘! 겨울철 가장 맛있는 문어요리법

2008. 1. 5.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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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에서 문어를 먹는 나라는 드물다. 지중해 연안의 몇몇 나라에서 즐겨 먹지만, 그 외의 나라에서 문어란 낯설고 흉측스러운 바다동물일 뿐이다.

그러나 한국과 일본에서는 예로부터 문어를 즐겼다. 우리 조상들은 문어를 삶아 먹는 것은 물론 큰 문어 다리를 말려 젯상에 올리기도 했다. 문어가 가장 맛있는 때는 겨울인 11∼2월. 문어는 힘을 내게 하는 아미노산의 일종인 타우린이 풍부해 기력 회복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 문어 요리는 잘 삶으면 90% 이상 완성

문어를 이용한 요리는 대부분 삶은 문어를 썰어 만들므로 잘 삶기만 하면 요리의 가장 큰 관문을 넘었다고 할 수 있다. 잘 삶아야 부드럽고 씹을 때 단맛이 난다. 생문어를 구입한 후 굵은 소금으로 빨판에 붙은 이물질이 씻겨 나가도록 주물러 씻는다.

소금으로 오래 씻으면 삼투압 현상으로 문어의 체액이 빠져나올 수 있으니 짧은 시간에 씻어내는 것이 좋다. 표면의 점액질을 씻어내려면 밀가루로 비벼 씻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씻은 뒤 머릿속의 내장과 먹물통 등을 깨끗이 제거한다.

◇효종갱의 문어두루치기.

문어를 삶을 때는 약한 불에 삶는 것이 중요하다. 물을 한번 팔팔 끓인 뒤 불을 줄이고 문어의 머리를 잡고 다리부터 집어넣는다. 문어나 오징어, 낙지 등 연체동물은 오래 익히면 질겨지는 만큼 집에서 흔히 먹는 1kg 내외의 문어는 10∼20분 정도 삶으면 된다. 대형 문어를 삶을 때는 속까지 잘 익도록 3∼4시간씩 삶아야 하는데, 연체동물의 살은 오래 익히면 질겨지지만 몇 시간이 더 흐르면 다시 연해진다. 문어를 더 연하게 만들고 싶으면 무를 썰어 넣거나, 콜라와 사이다 등 탄산음료를 약간 섞으면 된다. 육질을 연하게 하기 위해 압력솥을 사용하는 사람도 있는데, 지나치게 연해져서 쫄깃한 맛이 덜해진다는 의견도 많다.

이탈리아에서는 문어를 요리할 때 와인 코르크를 함께 넣으면 육질이 연해진다며 이 방법을 사용하기도 한다. 삶은 문어는 보라색을 띠는데, 껍질이 쉽게 벗겨질 수 있으므로 살짝 꺼내서 완전히 식은 다음에 썰어서 요리로 만들면 된다.

◇안동국시의 문어숙회.

# 문어로 무슨 요리 해 볼까

큰 문어를 선물받으면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난감해하는 젊은 주부들이 많다. 가장 쉽게 해 먹을 수 있는 것이 삶은 뒤 썰어서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 문어숙회다. 레몬즙을 뿌리면 쫄깃한 느낌이 더 살아난다. 다른 방법으로 요리하고 싶을 땐 문어 다리를 토막내 무, 감자 등 야채와 함께 간장·설탕·맛술 등을 섞은 양념에 조리는 문어조림을 만들어보자. 밑반찬으로 좋다.

일본에서는 문어숙회나 문어초회는 물론 문어초밥, 다코야키 등을 만들어 먹는다. 문어초밥은 초밥을 만든 후 삶은 문어를 얇게 썰어 올리면 되므로 집에서도 쉽게 만들어 먹을 수 있다. 다코야키는 밀가루 반죽에 문어 한 조각을 넣어 동그랗게 굽는 풀빵. 최근 국내에도 다코야키를 파는 곳이 늘어 쉽게 사 먹을 수 있다.

◇문어샐러드

동양에서는 일본인과 한국인이 문어를 좋아하고, 서양에서는 스페인 그리스 이탈리아에서 문어를 즐겨 먹는다. 대표적인 문어요리로는 이탈리아의 문어 카르파초와 스페인의 풀포 아 라 가예가가 있다. 카르파초란 고기나 생선 등을 날것 또는 날것에 가까운 상태로 얇게 썰어 소스와 야채를 올려 먹는 전채요리. 문어 카르파초는 삶은 문어를 얇게 썰어 올리브유와 레몬즙, 소금, 후추 등을 섞은 소스를 뿌리고 양파나 오이, 토마토, 허브 등을 곁들인다. 풀포 아 라 가예가는 스페인 해안지역에서 흔히 먹는 서민적인 요리로, 삶은 문어를 토막낸 뒤 올리브유와 파프리카 가루를 뿌려 버무린 음식이다. 이 밖에도 구운 문어에 올리브유만 뿌려 먹거나, 샐러드에 문어를 넣어 먹는 등 세 나라에서는 문어요리를 쉽게 접할 수 있다. 요리 방법도 어렵지 않다.

◇스페인의 문어요리 '풀포 아 라 가예가'

# 문어요리 맛있는 곳

문어는 보통 초회나 숙회로 한정식 코스요리 중 하나 또는 반찬으로 나오는 게 보통이다. 따라서 문어를 전문으로 하는 식당은 많지 않은 편이다. 문어를 메인 요리로 먹고 싶다면 역삼동 효종갱(02-561-9551)을 찾아보자. 문어 한 마리를 통째로 철판에 올려 놓고 각종 야채와 소스를 섞어 먹는 문어 두루치기가 인기 메뉴다. 문어 데치미는 간장 등으로 양념해서 쪄낸 문어를 찜솥에 올려놓은 것으로, 따뜻한 상태에서 초고추장을 찍어 먹으면 문어의 쫄깃한 질감과 달콤한 육즙이 입 안에서 어우러진다. 잘 삶은 문어의 순수한 맛을 제대로 느끼고 싶다면 광화문 안동국시(02-732-6493)의 문어숙회를 추천할 만하다.

◇효종갱의 문어데치미.

부천의 동해안 문어보쌈(032-668-8580)은 문어보쌈과 문어탕으로 유명하다. 돼지고기와 함께 삶은 문어를 보쌈으로 내놓는데, 약간 뻣뻣한 돼지고기와 부드러운 문어를 함께 먹으면 잘 어울린다. 문어로 끓인 시원한 문어탕을 맛보고 싶다면 명동 흑산도(02-777-1330)를 찾아보자. 문어 머리까지 통째로 끓여 낸 국물맛은 낙지나 오징어, 주꾸미의 국물맛보다 확실히 진하다.

권세진 기자 sjkw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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