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칸〉[바나나킥]이천수·슬로리 '앙금이 우정으로..'

박지성(27·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가장 친한 팀 동료는 수비수 파트리스 에브라(27)다. 동갑내기인 둘은 축구게임을 통해 우정을 키웠고 이제 허물없이 지낼 만큼 친한 사이다. 둘의 우정이 국내에 알려지면서 에브라의 인기도 덩달아 높아졌다.
박지성-에브라에 이어 또 하나의 국제 콤비(?)가 탄생했다. 바로 네덜란드 프로축구 페예노르트의 이천수(27)와 안드벨레 슬로리(26)다.
겨울 휴가를 받아 귀국한 이천수는 3일 푸마코리아와의 후원 계약식 자리에서 "슬로리와 아주 친하게 지내고 있다. 같이 문신을 새긴 것은 잘 아실 테고, 쉬는 날 같이 식사하는 등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네덜란드에서 적응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이천수에게 친구가 생긴 것은 환영할 일이다.
그런데 둘이 친해진 계기가 재미있다. 마치 어린애들처럼 싸우면서 친해졌다고 한다.
이천수는 "페예노르트에 갔을 때 슬로리가 먼저 말을 걸었다. 근데 첫 마디가 'A매치 데뷔전을 잊을 수 없다. 너한테 너무 많이 맞았기 때문이다'였다. 처음에는 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 됐는데 나중에 이유를 알고 웃고 말았다"고 말했다.
사연은 이렇다. 슬로리는 지난해 6월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의 평가전에서 네덜란드 대표로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슬로리는 후반 10분 덕 카이트와 교체될 때까지 측면 공격수로 활약했지만 이천수에게 여간 곤욕을 치른 게 아니었다. 두차례 월드컵에 나서 경험이 많은 이천수가 교묘한 반칙으로 심판 몰래 슬로리의 얼굴과 몸을 수차례 때렸다. 슬로리는 황당했지만 어찌 해야 할 바를 몰랐다. 대신 이천수의 얼굴만은 똑똑히 기억하게 됐다.
이천수는 "이제 슬로리는 나한테 맞은 얘기를 농담으로 동료에게 떠벌리고 다닌다. 덕분에 다른 동료와의 관계도 좋아졌다. 돌아갈 때 선물이라도 하나 사가야겠다"며 새 친구를 챙겼다.
〈김종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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