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은, "'아현동마님' 극중 상황, 억지스럽지 않아"

2007. 12. 8. 15:05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OSEN=김지연 기자]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는지라 최고의 자리에서 박 차고 나와 전혀 접해보지 않았던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동료들 중 최고연봉을 받던 잘 나가던 서울대 출신 기상캐스터 자리를 과감히 포기하고 현재 MBC '아현동마님'에서 가끔 맹할 정도로 순진한 신숙영 역할로 출연하고 있는 김혜은(34)이 바로 그렇다.

기상캐스터로 활약할 당시 크리스마스 때는 산타클로스복장, 더운 여름 날에는 민소매 의상, 비오는 날에는 우산, 게다가 5월 8일 어버이날에는 오프니멘트로 어버이날 노래를 부르는 등 상상도 할 수 없었던 파격적인 시도로 고정관념을 깨는데 앞장서왔던 그녀가 연기자로 전향한 뒤 선택한 '아현동마님'에서는 남편에게 복종하는 착하디 착한 가정주부 역할을 맡고 있으니 같은 사람이 맞을까 싶을 정도다.

인기가도를 달리던 기상캐스터가 아닌 신인연기자로 새로운 첫 발을 내디딘 김혜은을 만나 속내를 들어봤다.

'아현동마님'이 꾸준히 시청률 20%대를 기록하고 있는데 소감은

주변에서는 드라마가 저녁 7시 45분에 시작하기 때문에 이 정도이지 8시대에 방송했으면 훨씬 더 좋은 시청률이 나왔을 것이라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있다. 아무래도 시청률이 잘나오면 신나고 사기가 올라가는 것 같다.

'아현동마님'은 제작발표회는 물론 배우들 인터뷰 등 홍보활동 전혀 없이 시작한 이례적인 드라마로 꼽히고 있는데

드라마 자체만으로 승부하겠다는 생각이 너무 마음에 든다. 우리 드라마는 주연은 물론 작은 단역도 모두 오디션을 통해 발탁된 배우들이다. 아는 사람 소개로 들어온 경우가 한명도 없다. 제작진 측에서 직접 마음에 드는 사람으로 오디션을 봐서 캐스팅했기 때문에 스스로 분위기가 신선하고 작가님과 감독님의 그 같은 선택이 멋있다. 스타의 이름 덕을 보지 않고 악조건 속에서 시작했지만 잘 돼서 기분이 좋다.

극중 캐릭터가 남편한테 순종하는 착한 캐릭터인데 한편으로는 답답한 감도 없지 않다

캐릭터가 마음에 든다. 한편으로는 답답하기도 하지만 숙영이를 나와 비교하게 된다. 참 안됐다는 생각도 들고 어떨 때는 되게 귀엽기도 하다. 우리 세대에 보기 드문 순정을 가진 여자이다. 남자의 그늘에 들어가려고 하는 여자인데 구조적으로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숙영이에게는 경제적인 능력이 없다. 극중에서 남편 눈치보여 머리 하나 마음대로 자르지 못하는 것을 보면서 어머니로 출연하고 계시는 박혜숙 선생님께 "숙영이처럼 안사는게 다행인 것 같다"는 말씀을 드렸더니 "직업여성들은 경제적인 능력이 있기 때문에 할말을 다 하고 살겠지만 전업주부들은 어쩌면 극중 숙영이처럼 살지도 모르니 네 스스로가 숙영이 입장이 되야한다"는 말씀을 해주셨다. 그런데 진짜 그 말씀이 맞다. 나를 없애고 신숙영이라고 늘 생각한다.

손문권 PD가 특별한 주문한게 있다면

사투리 준비를 오랫동안 했다. 특히 방송용 사투리라는게 있는데 전라도 광주 사람들이 봤을 때 완벽하게 보일만한 사투리를 원하셨고 그러면서도 촌스럽지 않은 우아한 사투리를 써야한다고 말씀하셨다. 전라도 종가집에서 가정 교육을 제대로 받고 자란 역할이라 애교 있으면서도 우아하고 부드러운 광주 사투리를 익히기 위해 직접 광주로 내려가 광주대학교 성악과에 등록해 학생들과 어울렸다.

손문권 PD와 작업해 본 소감은

감독님은 배우들의 장점을 잘 살려주시는 편이다. 배우들에게 용기를 주고 사기를 북돋아주시는 스타일이시다. 언제나 차분하시고 점잖으시며 윽박지르는 법이 없다. 다음 작품도 꼭 다시 해보고 싶다. 처음에는 다른 분야에 와서 일하다보니 낯설어서 사람도 안보이고 나 혼자 잘해야겠다는 생각만 갖고 있었는데 손문권 감독님은 인간적이시고 배우들을 절대 힘들게 안하신다. 그러다보니 촬영장 분위기가 좋다. 가족같은 분위기다. 실제로 손문권 PD님이 임성한 작가님 보다 12세 연하이지만 두분이 너무 잘 어울리시는 것 같다.

사투리를 익히기 위해 광주까지 내려가는 일이 결코 쉽지 않았을텐데

기상캐스터 활동을 8년이나 했기 때문에 그 이미지를 쉽게 지우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주위 사람들도 다 걱정을 하셨는데 최대한 내 모습을 보여줘야한다고 생각했다. 35세라는 적지 않은 나이에 직업을 바꿔 도전했는데 사람들이 싫어하고 어색해하면 스스로가 못견딜 것 같았다. 그래서 6개월동안 광주로 내려가 더 열심히 노력했다.

연기 초짜임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자연스러운 연기를 보이고 있는데 만족하나

절대 만족스럽지 않다. 드라마를 볼 때마다 저 부분은 좀 더 이렇게 했어야하는데라는 생각을 수없이 한다. 아직도 내 마음속에 있는 것 만큼 연기로 다 보여지지 않는 것 같다. 감정은 많은데 보여지는 것은 조금이다. 경력과 연륜이라는게 있는데 내가 너무 욕심내서 하니까 선배님들이 시간이 지나야 되는 것들이 있다는 말씀을 해주셔 이제는 연기를 즐겨야겠다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다. 내 상황을 인정하고 나니까 마음 편해졌다. 진실하게 연기하면 보는 분들도 편안하게 봐주실 것 같다.

'아현동마님'의 극중 상황이나 사건들이 비현실적이라는 지적이 많다

어떻게 보면 얼토당토 않은 일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작가님 스스로 있었던 일이나 있을 법한 일을 담으시는 것 같다. 극중에서 신숙영이 시어머니 생신 때 노래를 부르다가 갑자기 아기가 다리부터 나오기 시작해 어렵게 출산을 하게 되는 장면이 있는데 드라마에서 미녀 역할로 출연하고 있는 연기자 박재롬씨가 실제로 그렇게 태어났다고 하더라. 백시향이 결혼하는 날 아버지가 갑자기 쓰러지는 것도 어쩌면 필연적이라고 볼 수 있는게 시향이와 부길라 두 사람이 운명이기 때문에 그런 일이 벌어지는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 일들을 통해 운명이라고 믿게 만드는 사건이지 억지스럽다는 생각은 안든다.

청주 MBC 공채 아나운서 출신인데 기상캐스터로 이름을 알렸다. 이례적인 일 아닌가

97년도 MBC 공채에서 최종 엔트리 6명 중 방현주와 김주하가 뽑혔다. 나는 차점자의 자격으로 청주 MBC에 내려갔고 이후 서울 보도국에서 기상캐스터로 일하라는 연락을 받고 다시 올라오게 됐다. 그때가 IMF때라 아나운서 지망생들 사이에서는 향후 3년간은 공채를 안 뽑는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고 그래서 마지막이라는 생각에 청주 MBC로 가게 된 것이다. 만약 기상캐스터로 빨리 자리를 잡지 않았다면 다음해에 한번 더 아나운서 시험을 봤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6개월만에 9시 '뉴스데스크'의 날씨를 진행하게 됐다. 지금 생각해보니 기상캐스터가 내 운명이었던 것 같다.

잘 나가던 기상캐스터를 그만두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

입사 5년차가 되니 40대와 50대 때의 비전이 보이지 않더라. 더 나이가 들어 나이때문에 잘렸다는 얘기는 듣기 싫더라. 내가 행복하고 만족하는 것은 나 스스로 만들어내는 것이지 MBC가 만들어주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던 찰나에 6년차가 되니까 기상캐스터로서의 입지가 굳혀졌다. 9시 뉴스의 기상캐스터를 4년 내내 했고 광고도 찍었다. 3년차까지는 직원이었지만 그 이후에는 1년씩 프리랜서의 개념으로 연봉계약을 해 MBC 전속 기상캐스터로는 최고대우를 받기도 했다. 그러자 지금이 나갈때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는 내려가는 일밖에 없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이제 나는 내려와야한다고 결심했고 후배들에게도 멋있는 선배가 되고 싶었다. 그래서 8년차에 결국 사표를 냈다. 기상캐스터로 일하면서 너무 힘이 들어 유산이 되기도 했는데 사표내고 나니까 곧바로 아기가 생겼다(웃음).

기상캐스터를 그만두고 연기자를 선택하게 된 이유는

구체적으로 연기자를 꿈꾼 적은 없었지만 드라마 '결혼하고 싶은 여자'에 우연히 출연하게 됐다가 1회분량에서 6회로 늘어났다. 덜컥 겁이 나서 연기학원에 등록해 배우기 시작했는데 너무 재미 있었다. 그래서 드라마가 끝났는데도 연기하는 학생들과 어울려 대본보며 놀고 즐겼다. 한마디로 여가활동의 개념으로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즐겼던 것이다. 그렇게 연기를 배우고 나면 내 생활에 탄력을 받게 되고 자연스럽게 마음이 돌아섰다. 그러나 드라마에 정말 출연하게 될 줄은 몰랐다.

연기자라는 일에 만족하는가

젊은 친구들이 잘 못하면 귀여운데 내가 못하면 추하다는 생각도 들까봐 더 준비하게 되다 보니 얻는게 많은 것 같다. 요즘은 초창기 기상캐스터로 활동할 때 느꼈던 설렘을 다시 느낄 수 있어 행운이다. 기회를 주신 감독님과 작가님께 감사하다. 지금 힘든 것은 없고 행복하다. 기상캐스터 할 때보다 광고는 더 없어졌지만 새 일에 대한 설렘을 느끼는 것 자체가 좋고 재미있고. 워낙 성격 자체가 바쁘게 사는 것을 좋아하고 도전을 거듭하며 희열을 느끼는 편이라 이 생활에 만족한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드라마를 하게 된 것 자체가 행운인 것 같다. 나는 방송인 출신이니까 항상 준비를 하고 있다. 지금도 성악 레슨을 계속 받고 있다. 언젠가는 뮤지컬에 출연하게 될 수도 있는 일이기 때문에 레슨을 계속 받고 있다. 앞으로 드라마 2,3 작품을 더 하면서 감을 익힌 후 연극에도 도전하고 싶다. 연기 잘하고 싶다는 생각이 가장 크다.

hellow0827@osen.co.kr

[Copyright ⓒ 한국 최고의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전문 미디어 OSEN(www.osen.co.kr) 제보및 보도자료 osenstar@ose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OSE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