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그럴까]김동주와 알렉스 로드리게스

2007. 11. 19.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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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백호 객원기자] 이번 오프시즌이 열리기 전까지 한국과 미국 프로야구의 최고액 몸값 기록은 각각 심정수(삼성)와 알렉스 로드리게스(뉴욕 양키스)가 가지고 있었다.

심정수는 2005시즌을 앞두고 4년간 최소 40억원, 최대 60억원에 이르는 계약을 했고, 알렉스 로드리게스는 2001시즌 전에 총액 2억5,200만달러에 10년 계약했다. 모두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대형 계약이었고, 계약 당시 지나치게 많은 금액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심정수와 로드리게스의 기록은 모두 이번 오프시즌에 깨어졌거나 또는 깨지게 된다. 알렉스 로드리게스의 기록은 알렉스 로드리게스에게 깨졌다. 최근 양키스와 10년간 2억7,500만달러에 계약하기로 합의했다.

심정수의 기록은 곧 김동주(두산 출신 FA)에게 깨질 것으로 보인다. 두산이 김동주에게 최대 62억원에 이르는 4년 계약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김동주는 그 이상을 요구하고 있다. 두산의 바람대로 된다고 하더라도 심정수의 기록은 깨어진다.

2007년의 알렉스 로드리게스는 7년 전 로드리게스의 몸값 기록을 깰 만한 가치가 있을까. 아마 그럴 것이다. 우선 2001년 FA 계약 이전의 알렉스 로드리게스에 비해 그 이후 알렉스 로드리게스가 훨씬 성적이 좋았다.

로드리게스는 수상이 확실한 올시즌까지 포함해 총 3차례 MVP를 수상했는데, 그게 모두 2001년 이후의 일이다. 그리고 7년 전에 비해 전체 메이저리거들의 몸값이 엄청나게 올랐다. 그리고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수익 구조는 훨씬 더 좋아졌다. 로드리게스와 재계약하는 양키스의 스타인브레너 가문은 7년전 톰 힉스(텍사스 구단주)만큼 조롱을 받고 있지 않다. 로드리게스의 2007년 계약은 비교적 합리적인 것으로 보인다.

그럼 지금의 김동주는 3년 전 심정수의 기록을 깰 만한 가치가 있을까.

FA 자격 취득 당시 심정수와 김동주의 성적 비교다.

-------나이-통산타율-홈런-타점-3년간타율-홈런-타점-장타율--경기수

심정수-29---.296-----265---827-----.308----121---339---.625---368

김동주--31---.311-----196---729-----.303----33----144---.486---256

김동주가 심정수보다 나은 점을 거의 발견하기 어렵다. 우선 장기계약을 할 때 가장 중요한 판단 척도라 할 수 있는 나이와 최근 3년간 출장 경기 수에서 김동주가 훨씬 스코어가 나쁘다.

김동주 입장에서는 WBC에서 입은 부상 때문에 2006년에 43경기밖에 뛰지 못한 점이 억울할 수 있다. 그러나 그는 WBC 이전인 2005년에도 94경기밖에 나서지 못했다. 98년 데뷔 이후 올해까지 10년 중, 그가 120경기 이상에 출전한 것은 딱 4차례다. 전 경기에 출전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그런 그가 구단의 옵션 계약안을 거부하고 60억원을 무조건 보장해 달라고 한다니 언감생심이다. 반면 심정수는 FA 계약 당시 4번(98 2000 2002 2003년)이나 전경기에 출전한 기록을 갖고 있었다. 계약 7년 전인 1998년 이후로는 출전 경기 수가 100 아래로 내려간 적이 없었다.

타율 면에서는 김동주와 심정수가 비등비등하다. 그러나 슬러거에게 중요한 장타력 면에서도 김동주는 3년 전 심정수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 위에서 보듯이 계약 직전 3년 간 장타율은 김동주가 심정수보다 1할4푼이나 낮다. 이는 잠실구장 효과로 설명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선다.

그리고 심정수가 사용한 수원구장도 대구나 광주에 비할 만큼 작은 곳은 아니다. 그리고 프로 통산 쌓은 홈런과 타점수도 김동주가 한참 뒤진다.

그렇다고 시장 상황이 김동주에게 더 유리한 것도 아니다. 심정수가 계약하던 무렵인 2003~2004시즌은 우리 나라 FA 시장 거품이 최고조에 오른 시기였다. 이 때는 삼성이 2년 연속으로 한국시리즈 우승에 실패한 시기이기도 하다.

그리고 KIA도 적극적으로 한국시리즈 제패를 위해 투자하던 때다. 그리고 심정수에겐 기쁘게도 1년 전에 이승엽이 삼성을 떠나주기도 했다. 반면 지금 김동주는 우선 삼성의 관심 밖에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FA 시장도 그 때에 비해서는 비교적 진정되었다. 두산 외에 다른 어떤 팀이 4년간 62억원 이상의 조건을 기대하리라 생각하기 어렵다.

물론 김동주의 강점이 없는 건 결코 아니다. 우선 그는 외야수인 심정수와 달리 내야수인 3루수다. 그리고 계약 직전 해의 성적은 김동주가 심정수보다 좋았다. 대중적 인기도 김동주가 심정수보다 많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김동주가 심정수보다 더 좋은 조건을 얻어낼 가치가 있는 것 같지는 않다. 심정수와 같은 수준이면 충분히 만족해야 하지 않을까.

두산이 김동주에게 심정수에게보다 좋은 조건을 제시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김동주가 그 제안을 거부하고 60억원을 무조건 보장하라는 요구를 했다는 말엔 고개를 저을 수밖에 없었다. 좋은 대우를 원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 요구가 합리적인 수준을 넘어서면, 스캇 보라스처럼 욕을 먹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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