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테뉴와 파스칼 "인본주의냐 신본주의냐"
서울대 이환 교수 연구서 출간
(서울=연합뉴스) 김정선 기자 = "나는 젊어서 파스칼에게 이끌린 후로 줄곧 그에게 붙잡혀 살았다. 아직도 모자란 부분이 있겠지만 이만하면 웬만큼 알아야 할 것은 알게 된 것도 같다. 그런데 한 가지 찜찜한 점이 있었다. 바로 몽테뉴와 관련된 부분이다."
평생 블레즈 파스칼(1623-1662)을 연구해 온 이환(78) 서울대 명예교수는 파스칼 관련 자료를 연구하던 중 그가 종종 미셸 에켐 드 몽테뉴(1533-1592)에 대해 이야기했으며 때로는 격하게 반응했다는 점에 주목해 두 사람의 사상을 비교한 '몽테뉴와 파스칼'(민음사)을 냈다.
몽테뉴와 파스칼은 프랑스 지성사에 등장하는 거장들이다. 한국불어불문학회장, 불어문화권연구소장 등을 역임한 이 명예교수는 인간과 신을 바라보는 두 사람의 관점이 달랐다고 설명한다.
'수상록'으로 유명한 몽테뉴는 인간 그대로의 인간을 강조했다. 그는 "인간의 삶 속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은 근본적으로 인간 자신과 관련돼 있으며 필경 인간의 문제로 귀착된다"며 끊임없이 "인간, 그는 누구인가"라는 물음을 던졌다.
한 세기가 지나 활동한 파스칼은 눈 앞에 보이는 것, 손에 잡히는 것만이 아니라 눈을 들어 그 이상의 것을 보라고 말했다. "신음하며 찾으면" 그것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명예교수는 "두 사람의 대결은 인본주의와 신본주의의 충돌로, 중요한 것은 이들의 대결이 인간의 삶 속에서 끊임없이 되풀이되는 영원한 대결의 표본이라는 점"이라며 "그 대결에서 하나를 선택하는 것은 각자의 몫"이라고 마무리했다.
248쪽. 1만8천원.
js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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