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 鳥→새 됐어 '사랑한다 우리말'

【서울=뉴시스】
모도리, 두매한짝, 드팀전, 시게전, 강다짐, 뻘대추니….
겉보기로는 생경하게 들리는 듯해도 곰곰 음미할수록 겨레 얼과 정겨운 기운이 듬뿍 되살아 나오는 우리말들이다.
'모도리'는 조금도 빈틈이 없는 야무진 사람, '두매한짝'은 다섯 손가락을 통틀어 일컫는 말, '드팀전'은 피륙을 파는 가게를 뜻한다. '시게전'은 곡식을 파는 저자, '강다짐'은 국이나 물이 없이 먹는 밥을 말한다. '뻘대추니'는 제멋대로 짤짤거리고 쏘다니는 계집아이를 뜻하는 순우리말이다.
'사랑한다 우리말'은 한글사전 구석자리에서 잠들어 있던 우리말을 끄집어 냈다. 말들의 쓰임새와 내면, 신체, 사람과 직업, 먹을거리, 의복과 장식물, 자연물과 동식물 등 7개 분야로 나누고 205가지의 토박이말을 실었다. 여기에 3100여개의 어휘들의 세세한 뜻풀이와 쓰임새를 넣었다.
어느 대목을 펼쳐도 볼수록 간직하고 아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순우리말들의 흥미로운 뜻풀이들로 넘쳐난다.
임이네의 '새된' 고함이 귀청을 찢듯 들려왔다.(박경리의 소설 '토지'중) '새되다'는 목소리가 높고 날카롭다는 뜻이다.
병역비리에 시달리고 있는 가수 싸이의 노래 '새'의 노랫말을 보자. "당신은 아름다운 비너스/ 너만을 바라보던 날 차버렸어/ 나 완전히 새됐어".
"새 됐어는 바로 '좆 됐어'라는 뜻이다. 사전에는 안 나오지만 망했다, 바보 됐다, 잘못됐다는 뜻으로 쓰이는 말이다. 그러면 '새 됐어'가 어떻게 '좆 됐어'가 되는 것일까. 새→조(鳥)→좆으로 이어지는 시스템이다. '완전히 좆 됐어'라고 하면 방송 불가 판정이 나올 것이 뻔할 뻔 자니까 이를 비켜가기 위해 꼼수를 쓴 것이다."
"새된 목소리를 내는 것을 움직씨로 나타내면 '소리를 빽 지르다' 정도가 될 것이다. '빽'은 '새, 사람이나 기적이 갑자가 날카롭게 지르거나 내는 소리'라고 한다. 그렇다면 '새되다'는 '(사람이)새가 되다. 그래서 새처럼 소리를 지르다'라는 뜻에서 생긴 말일지도 모르겠다"는 설명이다.
이렇듯 다양한 사례를 곁들여 풀이하고 있다. 특히 현존 문학작품 속에서 가려 뽑은 다양한 예문을 실례로 함께 수록, 읽는 재미를 더했다.
9일은 561돌 한글날이다.
장승욱 지음, 468쪽, 1만3000원, 하늘연못
<관련사진 있음>
유상우기자 swryu@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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