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원에 등 떠밀린 동호공고 결국 폐교

[한겨레] 서울시교육청이 아파트 주민들의 민원을 이유로 이전을 추진하던 동호정보공업고를 결국 폐교하기로 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8월17일 동호정보공업고를 2010년 폐교한다고 행정예고한 것으로 31일 확인됐다. 교육청은 학교 쪽에 내년도 신입생을 선발하지 말라고 통보한 사실도 드러났다. 이 학교에는 현재 650여명의 학생이 다니고 있다. 시교육청은 동호공고를 리모델링한 뒤 24학급 규모의 초등학교를 개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교육청은 이 학교 인근 '남산타운' 주민들이 초등학교를 지어 달라고 집단민원을 내자, 3년 전부터 이 학교를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는 안(<한겨레> 7월2일치 12면)을 검토해 왔다. 하지만 이전하려 한 지역 주민들의 반발로 두 차례나 이전 계획이 좌절되자, 교육청은 지난해 10월 방송영상 관련 특성화학교로 지정하고, 마포구 아현동 아현산업정보학교에 통합하는 안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두 학교는 실무팀을 가동해 방송영상과 6학급(동호공고), 음악과 4학급(아현학교)을 운영하는 안을 만들었다. 그런데 이번엔 아현동 주민들이 반발한다는 이유로, 시교육청이 폐교한다는 행정예고를 한 것이다.
동호공고 학생들은 의견 수렴 절차도 없이 학교를 없애는 결정을 할 수 있느냐며 분노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특성화고교로 지정되면서 올해 처음 생긴 방송영상과에 들어온 1학년 학생 60명의 반발이 크다. 방송영상과 이진아(15·1년)양은 "미래가 걸린 문제를 이처럼 하루아침에 뒤집을 수 있다니 너무 어이가 없다"고 울분을 토로했다.
교사들도 집단 서명을 하는 등 반발하고 나섰다. 오성훈 교사는 "특성화고교 전환에 맞춰 교사들이 2년 가까이 방송 관련 연수를 받았고 4억여원을 들여 스튜디오와 영상편집실까지 만들었는데, 이게 말이 되느냐"고 말했다. 교사들은 '폐교 결정을 철회하고 교내 일부 땅에 초등학교를 지어 공존하도록 해 달라'는 호소문을 만들어 시교육청과 서울시교육위원회 등에 냈다.
동호공고 폐교 여부는 9월 말께 열릴 서울시교육위원회에서 최종 결정된다. 박창섭 기자 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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