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별곡-正' 성공과 아쉬움

2007. 8. 1.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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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조은영 기자]

31일 종영된 KBS 2TV의 8부작 월화드라마 '한성별곡 正'은 지상파 드라마에 대한 흥미로운 실험을 감행한 작품이다.

대선정국과 맞물려 현실풍자에 대한 정치성 논란이 야기되기도 했지만 미스터리 스릴러란 장르를 사극이란 틀 안에 가져와 다양한 미장센을 실험하며 기존에 없는 8부작이란 분량 안에 밀도를 강화하는 미니시리즈를 만들었다. '한성별곡 正'은 최근 KBS의 자체 제작 드라마 중 가장 감각적이며 가장 실험적인 드라마였다.

#. 신예 감독. 신예작가. 신예 배우

'이 죽일 놈의 사랑', '황금사과' 등을 공동 연출 했던 곽정환 PD와 드라마시티 '그들의 진실', '이제 처용은 춤추지 않는다'의 박진우 작가가 만난 '한성별곡 正'은 두 사람 모두에게 첫 장편 데뷔작이다.

곽PD는 이번 드라마를 통해 형식과 내용 면에서 새로운 방식을 시도해 보고 싶어 했다. 때문에 자신의 확신대로 드라마 전체를 통제하고 기존에 없던 방식을 밀어붙일 수 있는 구조로 진용을 짰다. 사극 경험이 없는 스텝들을 중심으로 뽑고 배우들 역시 인지도가 부족하지만 진이한, 김하은, 이천희 등 브라운관에서는 자주 볼 수 없었던 신인들로 구성했다.

일부 장면의 연기나 대사 전달력에서 아쉬움을 주긴 했지만 기존에 많이 다뤄보지 않은 아이디어를 소화해야 하는 캐릭터이기 때문에 신선한 인물도를 원했던 처음 목적엔 부합되는 배우들이었다.

#. 8부작 미니시리즈

'한성별곡 正'은 박진우 작가가 써놓은 사극 단막을 8부작으로 늘려 내부 공모전에 참여해 발탁된 작품이다. 8부작이라는 형식은 외주 제작이 주도하는 흐름 속에서 KBS 드라마국이 자구책을 고민하다가 대안적으로 나온 방식이다.

곽PD는 처음 8부작 미니시리즈를 만든다고 했을 때 주위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았지만 사전 제작을 통해 구성의 촘촘함, 내용의 빼곡함, 전개의 속도감으로 밀도 있는 작품을 만들고자 했다. 내러티브의 군더더기 없이 타이트한 진행을 보여주며 스릴러란 장르의 특성이 잘 살아났지만 스토리가 불친절해 일부 시청자들이 극의 호흡을 따라가기 어려웠다는 아쉬움도 있었다.

#. 퓨전 미스터리 정치 사극

'한성별곡-正'은 격동과 혼돈의 조선후기 수도 한성을 배경으로 미문의 연쇄살인 사건을 다룬 미스터리 퓨전 사극이다. 제목에서 느껴지는 것처럼 새로운 분위기와 아이디어를 뽑아내려 노력한 드라마다.

끊임없이 암살설이 제기됐던 정조의 죽음과 정순왕후가 그 배후에 있다는 역사적 의혹을 팩션 형태로 스릴러 장르 안에 녹여낸 구성은 상당히 흥미로웠다. 특히 강렬한 주제의식을 장르와 사극이란 외피안에 숨겨 놓은 영리함이 돋보인다. 미니시리즈 안에서 사극의 형태로 장르물을 시도한 경우가 거의 없었던 만큼 '한성별곡-正'이 보여준 밀도 있는 방향성은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 현실정치를 풍자하다.

'한성별곡-正'은 외형적으로 조선후기 왕조의 기운이 쇠락해 가던 시대의 틀을 가져와 현대 정치, 경제, 사회 상황과 절묘하게 혼재 시켰다. 현 정치권의 특정인물을 떠올리게 하는 대사까지 구사하며 꽤 강력한 정치의 패러디를 시도하는 등 드라마를 정치적 논란의 한가운데로 끌어들인다.

하지만 동 시대성을 반영하는 드라마의 특성상 사극의 거리감을 줄이면서 친밀도를 형성하기 위한 것일 뿐 드라마의 핵심이 정치풍자에 맞춰져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제작진을 해명에도 불구하고 일부 대사가 삭제되는 아쉬움을 보였다.

#. 사극의 틀을 깨는 미장센

'한성별곡-正'은 8부작 미니시리즈로 밀도감을 강화하며 인물이나 시대상에 대한 부족한 설명을 미장센을 통해 보여주려 했다,

사계를 담은 수려한 풍광과 궁 안, 저잣거리, 기생집 같은 공간 배치나 미장센은 공들인 티가 역력하다. 각 캐릭터를 대표하는 공간과 그룹에 따라 조명과 색을 달리한 것 역시 매력적이다. 퓨전사극이란 장점을 살려 장르적 재미를 줄 수 있는 디테일한 소품들의 등장도 흥미로웠다.

특히 8부작에 맞는 속도감을 주기 위해 기존 드라마 작법을 깨뜨리는 방식으로 컷을 구성한 것은 상당히 파격적으로 느껴졌다.

조은영 helloey@news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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