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수학교실]동전 모양이 될 수 있는 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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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여행을 갔다 오면 주머니에 동전 몇 개쯤은 들어 있게 마련이다. 크기와 재질, 무게가 다르기도 하거니와 모양이 독특한 것도 더러 있다.
가장자리가 라면처럼 꼬불꼬불한 것이 있는가 하면 정십이각형 또는 정칠각형과 비슷한 것들도 있다.
심지어 버뮤다 삼각지대를 형상화한 삼각형 모양의 은화도 있다.(그림13, 14)
동전은 보통 납작한 원 모양이 제격이다. 땅에 떨어지면 어디든 굴러가 구멍에 잘 빠진다는 단점이 있기는 하지만 모나지 않아 손으로 잡는 느낌이 좋고, 지름이 일정해 자판기에 넣을 때 방향과 관계없이 넣어도 되므로 편리하다.
하지만 동전이 정사각형이라면 사정이 다르다. 각 변의 길이보다 대각선의 길이가 더 길기 때문에 자판기의 동전 투입구 크기가 한 변의 길이 정도라면 어떤 방향으로 넣어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
그런 고민을 하지 않으려면 투입구의 길이를 대각선 방향의 길이만큼 크게 만들어야 한다.
맨홀 뚜껑 모양이 원인 것도 비슷한 이유 때문이다. 공사할 때 열어서 걸쳐놓은 뚜껑이 실수로 맨홀로 빠진다면 큰 낭패다. 하지만 뚜껑이 원모양이어서 맨홀 입구를 약간 작게 만들어 걸리게만 하면 빠지는 일은 없다.
맨홀 뚜껑이 사각형이라면 어떨까? 잘못 걸쳐 놓으면 대각선 방향으로 뚜껑이 통과할 수 있어 매우 위험하다. 동전 또는 맨홀 뚜껑이 원 모양인 것에도 합당한 이유가 있었던 셈이다.
다른 모양으로 동전이나 맨홀 뚜껑을 만들 수는 없을까? 원과 같이 폭이 일정하다면 가능하다.
원이 아니면서 폭이 일정한 도형들이 있다. 대표적으로 뢸로(Reuleaux)삼각형을 들 수 있는데, 이 삼각형은 폭이 일정하여 그림처럼 평행한 두 직선 사이를 잘 굴러간다.
도형의 폭(그림1)
이 도형은 어떻게 그린 걸까? 정삼각형을 기본 도형으로 그림과 같이 각 꼭짓점에서 정삼각형 한 변의 길이를 반지름으로 하는 호를 각각 그리면 된다. 세 꼭짓점에서 그린 호의 반지름이 같으므로 폭이 일정한 것은 당연하다.(그림2)
일반적으로 홀수 개의 변을 갖는 정다각형을 기본 도형으로 하여 폭이 일정한 도형을 그릴 때는 위와 같은 방법으로 각 꼭짓점에서 마주 보는 변에 호를 그리면 된다. 이렇게 폭이 일정한 도형은 얼마든지 그릴 수 있는 셈이다. 정다각형이 아닌 일반적인 도형을 기본으로 하여 폭이 일정한 도형을 그릴 수 있음은 물론이다. 약간 찌그러져 보이지만 어디를 재더라도 폭이 일정함에는 틀림없다.(그림3, 4)
이와 같은 도형들은 어떤 성질을 가질까? (그림 5)
◆ 폭이 d인 모든 도형의 둘레 길이는 dπ이다.
(1) 호의 길이는 반지름과 중심각(라디안)의 곱이다.
(2) 삼각형의 한 외각은 이웃하지 않는 두 내각의 합과 같다.
이 두 사실을 이용하면 폭이 d인 오른쪽 도형의 둘레 L은 다음과 같이 구할 수 있다. L=d θ1+d θ2+d θ3+d θ4+d θ5
=d{θ1+(θ2+θ4)+(θ3+θ5)}
=d(θ1+α+β)=dπ
(삼각형의 세 내각의 합은 180°=(라디안))
폭이 d로 일정한 다른 도형 둘레의 길이도 같은 방법으로 구할 수 있고, 언제나 dπ가 된다. 특히, 원 역시 폭이 일정한 도형이므로 (폭이 d인 원 둘레의 길이)=dπ가 된다. 원의 경우 d=2r(r는 반지름)이므로 원 둘레의 길이는 우리가 알다시피 2πr가 되는 것이다.
◆폭이 같은 도형 중 가장 넓이가 큰 것은 원, 가장 넓이가 작은 것은 뢸로 삼각형이다. 이는 둘레가 같은 정다각형 중 가장 넓이가 작은 것이 정삼각형인 것과 같은 이치이다.
위의 성질들을 잘만 이용하면 폭이 일정한 도형들은 여러 곳에 쓰일 수 있을 것이다. 동전과 맨홀 뚜껑으로는 당장 활용해도 손색이 없다.
만약 맨홀 뚜껑을 뢸로 삼각형 모양으로 만든다면 어떨까?
폭이 일정하므로 뚜껑이 구멍으로 빠질 일도 없을 뿐 아니라 폭이 같은 원보다 넓이가 작아서 같은 두께라면 재료가 적게 들 것이다.
폭이 일정한 도형을 이용하여 동전을 만든다면 지금의 동전처럼 사용하는 데 아무 문제가 없을 뿐 아니라, 굴러가면서 그 중심이 곡선 모양을 그리므로 땅에 떨어뜨렸을 때 원 모양 동전보다 훨씬 빨리 멈출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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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미자 신림고 수학교사 |
떨어뜨려서 잃어버리는 동전 개수가 줄어들지 않을까. 이런 성질을 활용하여 이미 동전으로 만든 사람들의 자유로움이 부러울 따름이다.
동전이 꼭 원 모양이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깨면 동전의 기능은 그대로 갖고 있으면서 재미있고 다양한 모양의 동전을 주머니 속에 넣고 다닐 수 있는 일이 가능할 것이다.
이런 상상을 할 수 있는 것 ! 바로 수학이 주는 작은 재미가 아닐까 싶다.
정미자 신림고 수학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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