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프로진출 1호 음승민

원주/손대범 기자 2007. 6. 27. 16:56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한국과 일본 프로농구를 잇는 돌다리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일본 프로농구 BJ리그 최초의 한국인 선수, 음승민(29, 195cm)의 말이다. 99년 홍대부고를 졸업한 후 곧장 일본으로 건너간 그는 얼마 전인 5월, 익스펜션 드래프트를 통해 후쿠오카 팀으로 자리를 옮겼다.

계획대로라면 그는 고교 졸업 후 성균관대에 입학 예정이었다. 하지만 개인 사정으로 방향을 틀어야 했고, 일본 후쿠오카의 규슈산업대학에 입학했다. 규슈산업대학은 조신영, 안덕수(일본 샹송화장품 신임코치)가 뛰었던 곳으로, 그는 대학 올스타대회에 출전하고, 대학농구대회에서 MVP와 득점왕을 수상하는 등 좋은 활약을 보인 바 있다.

프로 진출을 꿈꿨던 그에게 기회가 찾아온 것은 4학년이던 2006년. BJ리그가 마침내 출범하면서 그는 트라이아웃을 통해 오이타 히트데블스와 하프시즌 계약을 맺으며 프로에 데뷔했다. 이후 그는 정식 신인드래프트에 참가해 전체 8위로 도야마 그라우지스에 지명됐다. 그러나 장신 3점 슈터로서 주변의 기대가 컸음에도 불구, 시즌 직전 어깨 부상을 입어 루키 시즌에는 이렇다 할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그런 음승민에게 기회가 다시 찾아왔다. 재기를 다짐하고 훈련에 전념한 끝에, 지난 5월 18일에 있었던 익스펜션 드래프트에서 후쿠오카의 부름을 받으면서 팀을 옮기게 된 것이다. 후쿠오카는 그의 규슈산업대학이 위치한 지역으로, 친정에 돌아가게 된 셈이다. 후쿠오카 라이징 구단은 후쿠오카 지역의 유명 연예인인 야마모토 카요씨가 구단주로 있으며, 덕분에 TV 노출은 어느 구단보다도 유리한 구단이다.

그는 계약 후 휴가차 한국에 들렀다. 마침 원주시장배 제44회 전국대학농구 1차 연맹전 관람차 원주 치악체육관을 찾은 음승민을 점프볼이 만나봤다. (그에 대한 더 자세한 정보는 그의 에이전트를 맡고 있는 한강스포테인먼트인터네셔날의 공식 홈페이지, www.hgsi.co.kr에서 접할 수 있다)

Q_일본에 건너가게 된 계기는?

A_본래 성균관대학교에 입학할 예정이었지만, 개인 사정으로 방향을 바꿨다. 그러나 계속 농구를 하고 싶었고 그래서 일본에 가게 됐다. 마침 4학년때 BJ 리그가 출범했고, 트라이아웃을 통해 프로리그에 진출했다.

Q_언어나 생활에는 문제가 없었는지?

A_처음에는 언어로 고생을 했다. 하지만 빨리 적응하려고 일부러 한국유학생들과 멀리 지내면서 노력을 했다. 음식도 맞지 않아 1년 사이에 10kg나 빠졌지만 점점 좋아졌던 것 같다.

Q_신인 시즌에는 부상으로 제 활약을 못했다고 하는데?

A_개막전 바로 전날 훈련에서 외국인선수와 리바운드 다툼을 하다가 팔이 엉켜서 어깨가 탈구됐다. 한 달 정도 쉬고, 한 달 가량 재활을 해야 했다.

Q_일본 BJ리그의 수준은 어떠한가?

A_비록 시범경기이긴 했지만, 지난 가을에 KBL 우승팀인 서울 삼성과 오사카가 맞붙어 1승 1패를 기록했다. 수준은 큰 차이가 없다고 생각한다. 단지, 팬 서비스 차원에서의 이벤트나 팬들에 대한 선수의 대응에 있어서는 BJ리그가 훨씬 적극적이라 생각한다. 100명의 직원이 나서서 홍보하는 것보다, 선수 10명이 "경기를 보러 와주세요"라고 말하면서 적극적으로 다가가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BJ리그는 토, 일에 경기를 갖는데, 주중에 두 차례씩 꼭 팬들을 위한 시간을 갖는다. 또 경기 후에 10분이라도 팬들과 함께 포토타임을 자발적으로 갖는 경우가 많다. 이런 하나하나의 움직임들이 점차 BJ리그를 알리는데 도움이 되고 있다.

Q_꽤 미남이다. 팬들에게 인기가 많을 것 같다.

A_고맙다. (웃음) 경기에 별로 나서지도 못하는 편이었는데, 팬들이 많이 알아 봐주셨다. 일본에서는 내 이름의 발음이 어려워 '승승'이나 '승짱'이라 불러준다. 친근감 있는 표현이다.

Q_앞으로 일본에서 더 자리 잡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A_기술적인 면을 보강해야 한다. 외국인 선수들이 많이 뛰는 리그이기 때문에 경쟁하려면 기술적으로 더 많이 보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드라이브 인과 외곽슛을 두루 갖춘 선수가 되고 싶다.

Q_BJ리그를 보면 거의 외국인 리그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A_외국인 선수에 대한 제한이 없다. 몇 명을 영입하든 상관없다. 막말로 주전 5명이 모두 외국인이어도 된다. 나 역시 외국인 신분이지만, 지내는 것은 거의 일본 사람처럼 지낸다. 한국 최초의 지명선수인 만큼 더 노력해서 나뿐만 아니라 후배들에게도 도움이 되고 싶다. 경희대 출신의 한재규(25, 200cm)와도 자주 연락하고 있다. 서로 도움이 많이 되고 있다.

Q_JBL은 생각하지 않았나?

A_JBL에 진출하려면 귀화를 해야 했다. 외국인 선수 제한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귀화는 원치 않았다.

Q_KBL은 어떤가?

A_사실, 일본에 온 가장 중요한 이유라고 생각한다. 일본에서 4년간 공부하고, 농구 문화를 겪어봤다. 이제는 한국 농구선수들과 일본농구의 다리 역할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사실, KBL 드래프트를 통해 취업이 되는 선수는 한정적이다. 그리고 드래프트 된 이후에도 외국인들에게 밀려 자리를 잃는 경우가 많다. 농구만 바라보고 평생 자라온 학생들인데 한순간에 미래를 놓치는 것은 아쉬운 일이다. 그런 선수들이 일본에 진출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다. 비록 학교는 다를지 몰라도 한국에서 농구를 했는데, 일본에 온다면 모두 후배가 아닌가. 적극적으로 도와주고 싶다.

Q_대학농구 연맹전을 본 소감은 어떤가?

A_사실, 지인들이나 선배님들께 인사드리려고 왔다. 주전들이 많이 대표팀에 합류했다고 들었는데, 내가 홍대부고에 다닐 때만 해도 고등학교, 대학교 농구 인기가 좋았는데 갈수록 덜어지는 것 같아 아쉽다. 선수들이 더 팬들한테 어필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은 프로선수들 뿐 아니라 대학선수들도 마찬가지이다. 팬들에게 좋은 추억을 남길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 같다.

저작권자 ⓒ 점프볼.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07-06-27 원주/손대범 기자( sondaebum@hotmail.com)

Copyright © 점프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