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 FEATURE] 치즈를 알면 유럽이 보인다





치즈는 한국의 장류(醬類)나 김치와 같은 건강식품이다. 우유의 영양이 농축된 발효식품으로 수천 년 전부터 유럽인의 식탁에 빠지지 않았다. 영양학적으로 가장 완전한 식품 중 하나로 꼽힌다. 유럽에선 치즈를 예술적으로 자르는 방법까지 연구될 정도다. 종류도 지역과 제조방식에 따라 무궁무진하다.
>>스위스
국토의 대부분이 산지인 스위스는 알프스 중턱에 펼쳐진 목초지에서 여름 내내 소와 양이 방목된다. 목동들은 봄이 시작되면 마을 농가로부터 위탁받은 소, 양을 몰고 산자락을 거슬러 오른다. 부드러운 목초를 찾아다니는 이목생활을 하며 산기슭 공방에서 치즈를 만든다. 스위스 북동부 아펜첼 지방의 산악지역에서 생산되는, 매운 맛이 독특한 아펜젤러(Appenzeller) 치즈가 대표적이다.
아펜첼의 우르내쉬(Urnaesch)에선 산에서 만든 치즈를 마을 사람들에게 배분하는 축제가 매년 9월에 열린다. 치즈 분배는 목동들에게 위탁한 소의 마리 수에 따라 정해진다. 물론, 교통수단의 발달로 지금은 마을의 치즈 공장까지 매일 신선한 우유가 운송되기도 한다. 스위스 치즈의 상당 부분이 산 속 오두막이 아닌 치즈 공장에서 생산되고 있다. 에멘탈(Emmental), 그뤼에르(Gruyere)도 여기에 속한다. 치즈 공장과 저장고(숙성시설)를 둘러보고 레스토랑에서 치즈 요리를 맛보는 일일 투어가 운영된다.
◆에멘탈 치즈
베른 시내에서 동쪽으로 약 30km 지점에 위치한 에멘탈은 전형적인 낙농업 도시다. 넓은 구릉지대에 푸른 목초지가 펼쳐진다. TV 애니메이션 '톰과 제리'에 자주 등장한 구멍이 숭숭 뚫린 에멘탈 치즈로 유명하다.
에멘탈 치즈는 수분 함량이 적고 표면이 단단한 경질치즈다. 스위스 치즈 중 가장 많은 생산량을 차지한다. 에멘탈 치즈의 구멍은 위생상태가 좋지 못한 시절에 특정 박테리아가 발생시킨 가스에 의해 우연히 생긴 것이라고 한다. 현재는 일부러 구멍이 많이 생기도록 제조하고 있다.
에멘탈 아폴테른(Affoltern)에 위치한 치즈공장에선 치즈 투어가 운영된다. 인근 농가에서 착유된 우유로 직접 치즈를 만들어 볼 수 있다. 신선한 우유를 천천히 저어주면서 가열한 후 응고제를 첨가해 제조한다. 단백질 고형물인 커드(Curd)가 만들어지면 이것을 잘게 나눈 후 유청과 분리시켜 틀에 넣고 압착해 원반 형태로 빚어낸다. 최신 설비가 갖춰진 저장고에서 숙성 중인 치즈도 둘러보고, 공장에 딸린 레스토랑과 숍에서 치즈 요리와 쇼핑을 즐길 수도 있다.
◆그뤼에르 치즈
그뤼에르는 스위스 서부에 위치한 산촌이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그뤼에르 치즈는 스위스는 물론이고 국경 너머 프랑스에까지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그뤼에르 역 뒤편에 자리한 치즈 공장(La Maison du Gruyere)에선 견학과 시식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치즈 장인들이 능숙하고 위생적인 손놀림으로 부드러운 풍미의 그뤼에르 치즈를 빚어내는 광경과 수천 개의 치즈 덩어리가 숙성되는 저장고를 둘러볼 수 있다. 대표적인 치즈 음식인 퐁듀를 맛볼 수 있는 레스토랑과 토산품 상점도 갖춰져 있다.
>>영국
영국 치즈의 역사는 수천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로마시대와 노르만시대, 중세시대를 거치며 변천을 거듭해왔다. 17세기에 이르러 지역별로 특색 있는 치즈가 등장했다. 특히, 스틸턴(Stilton) 치즈는 영국 치즈의 왕으로 불린다. 이름은 런던 북쪽 피터버러에 위치한 마을에서 유래됐지만 실제 생산된 곳은 18세기 멜턴 모우브레이 인근이다. 현재, 노팅엄셔 , 더비셔 , 레스터셔 등 3개 주에서 생산된다.
◆체다 치즈
체다(Cheddar)는 영국에서 가장 많이 생산되는 경질치즈다. 영국 치즈의 이름을 세계에 알린 주역이다. 체다 치즈에 대한 최초의 역사 기록은 12세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1170년 헨리 2세가 체다 치즈 4천644kg을 10.67파운드에 사들였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그리고 체다 치즈의 원산지인 영국 남서부 서머싯 주는 15세기 이후 영국 낙농업의 중심지였다.
체다 치즈는 9~12개월 동안 숙성시키는데, 이 기간에 젖산균의 작용으로 고유의 풍미를 갖추고 조직이 부드러워진다. 숙성 과정의 온도, 습도, 미생물의 종류와 생육 정도에 따라 치즈의 맛과 향 그리고 조직감이 달라진다.
서머싯 주 체다 고지에 위치한 치즈 공장(The Cheddar Gorge Cheese Company)에선 전통방식에 따라 체다 치즈를 만드는 과정을 볼 수 있다. 4월부터 10월까지 가이드 투어가 진행된다. 제조과정을 참관한 후 시식 기회도 제공된다. 치즈 전용 칼, 수제 치즈 접시 등을 판매하는 숍도 갖추고 있다.
>>프랑스
프랑스는 와인을 비롯해 치즈와 버터에도 AOC(원산지 명칭 관리) 제도를 운영한다. 각 지역의 자연환경과 생산조건을 고려해 지역별로 상품을 특화시키고 있다. 품종과 일조량에 따라 와인의 종류가 달라지듯, 젖소가 어떤 풀을 뜯어먹었느냐가 치즈의 고유한 특성을 결정짓는 셈이다.
현재, 프랑스에선 원유의 종류와 제조방법(가열과 응고) 및 숙성방식에 따라 수십 개의 AOC 치즈가 생산되고 있다. 그 중 콩테(Comte)는 프랑스인들이 가장 즐겨 먹는 치즈다. 프랑스와 스위스의 경계를 이루는 주라(Jura) 산맥의 산자락에서 전통적인 방법으로 제조된다. 산지의 목장에서 착유한 원유를 마을 조합에서 운영하는 치즈공장(fruitieres)으로 가져와 치즈로 빚어낸다. AOC 규정에 따라 19℃ 이하, 습도 92% 이상의 환경에서 90일 이상 숙성시킨다. 납작한 원반 모양으로 짠맛과 고소함, 단맛의 조화가 뛰어나다.
◆카망베르 치즈
카망베르(Camembert)는 프랑스 북서부 노르망디 지방에서 생산되는 연질 치즈다.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알려진 프랑스 치즈로 꼽힌다. 18세기 말엽 노르망디 카망베르 마을의 마리 아렐(Marie Harel)이 프랑스 혁명을 피해 도피 중인 성직자의 도움을 받아 최초로 만들어냈다고 전해진다. 노르망디는 본래 강수량이 많고 온화해 목초지 형성에 좋은 조건을 갖고 있다.
카망베르 마을은 파리에서 자동차로 약 4시간 소요되는 노르망디 비무티에(Vimoutier)에 위치한다. 목가적인 전원풍경이 인상적인 비무티에의 치즈 공장에선 월~금요일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1시30분까지 가이드 투어가 이루어진다. 치즈 제조 체험을 마친 후 카망베르 치즈 박물관도 둘러볼 수 있다. 월요일 오후 2~5시, 화~토요일 오전 9~11시/오후 2~5시에 카망베르 치즈와 연관된 비디오 상영 및 시식 등이 무료로 진행된다. 비무티에 중앙에는 마리 아렐의 동상이 세워져 있다.
>>네덜란드
낙농업 대국인 네덜란드에서 치즈는 일상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된다. 지역마다 특색 있고 고유한 치즈가 생산되며, 치즈 관련 이벤트가 연중 개최된다.
4월 중순부터 9월 중순까지 매주 금요일마다 열리는 알크마르 치즈 경매시장(Alkmaar Cheese Market)은 세계적인 관광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리본이 달린 밀집모자와 전통의상을 입은 인부들이 옛 운송기구에 크고 둥근 노란색 치즈를 담아 나르고 무게를 재는 모습이 흥미롭다. 중세시대 치즈 길드(Guild)에서 유래된 알크마르 운송조합은 각각 7명으로 구성된 4개 그룹으로 운영된다. 그룹마다 빨강, 노랑, 초록, 파랑 등 고유한 색을 갖고 있다. 알크마르는 암스테르담 중앙역에서 약 30분 소요된다.
글/장성배 기자(up@yna.co.kr), 사진 및 자료/스위스관광청, 영국관광청, 서울와인스쿨, 사랑의 여행사(1577-7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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