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기에 더욱 빛이 나는 양준혁 2000안타

[마이데일리 = 이석무 기자] 삼성 양준혁(38)이 달성한 개인통산 2000안타는 1~2시즌 잘한다고 이룰 수 있는 기록이 아니라는 점에서 더욱 큰 의미를 갖는다. 쉽게 생각해 매시즌 100안타씩 20년을 쳐야 가능한 기록이다. 부상이나 슬럼프 없이 꾸준하게 뛰어난 플레이를 펼쳐야만 한다.
양준혁의 2000안타는 한국보다 훨씬 역사가 오래된 미국과 일본에서도 쉽게 이루기 어려운 성과다.
메이저리그에서 2000안타 이상 친 선수는 총 246명. 그 가운데 현역 선수는 22명에 이른다. 역대 최다안타는 피트 로즈(신시내티)의 4356안타지만 현역선수 가운데는 휴스턴의 크레익 비지오가 기록한 2980안타다. 홈런왕 배리 본즈는 2881안타를 기록 중이다.
일본에서도 2000안타 이상 친 선수는 역사상 총 35명에 이른다. 그 중 현역선수는 5명. 현역선수 최다 안타 기록은 주니치의 다쓰나마 가즈요시의 2431안타다. 일본프로야구에서 2000안타를 넘어설 경우 '명예의 전당' 격인 명구회에 자동등록될 자격이 주어진다.
하지만 양준혁의 기록을 미국, 일본과 직접 비교하기란 무리가 있다. 무엇보다 시즌 경기수에서 미국, 일본 보다 훨씬 적다. 오히려 경기 또는 타석 대비로 안타수를 산출한다면 양준혁의 기록은 더욱 높은 점수를 받기에 충분하다.
양준혁은 프로에서 15년 동안 활약하면서 통산타율 .318를 기록했다. 이는 메이저리그 최다안타 기록 보유자인 피트 로즈의 .303보다도 높은 수치이자 일본 최다안타 기록을 가진 장훈의 .319와도 맞먹는다. 현역 선수들과 비교하더라도 양준혁은 절대 우위에 있다. 미국 최다안타 비지오는 .282, 일본 최다안타 다쓰나미는 .285밖에 안된다. 같은 2000안타지만 질이 다르다.
더구나 양준혁은 2000안타를 불과 1803경기만에 이뤄냈다. 경기당 1.11개의 안타를 쳤다는 얘기다. 이는 2752경기에서 3085안타를 쳤던 장훈(1.12개)과 비슷한 수치다. 일본야구에서 안타를 많이 때려낸 선수는 여럿 있지만 양준혁 만큼 집중적으로 때린 선수는 흔치 않다.
양준혁은 2000안타 달성에 앞서 "5년만 더 일찍 프로에 왔더라면 더 큰 기록을 세웠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양준혁은 고교졸업 후 대학과 상무에서 선수생활을 하느라 보통 경우보다 다소 늦게 프로무대에 진출했다. 그의 말 처럼 더 일찍 프로에 와서 기량을 꽃피웠다면 2000안타가 아닌 3000안타를 눈앞에 뒀을지도 모른다.
[특유의 만세타법으로 2000안타를 기록하는 삼성 양준혁. 사진〓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이석무 기자 smle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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