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쩐의 전쟁' 주인공들 사자성어로 인생과 극 결말 논한다

[뉴스엔 김국화 기자]
"지금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사자성어를 하나 말해 보시오. 두번째는?"
'쩐의 전쟁' 애청자들 사이에 때아닌 사자성어 바람이 불고 있다. 5월31일 방송된 SBS 수목드라마'쩐의 전쟁'(극본 이향희/연출 장태유) 6회에서 박진희가 박신양에게 사자성어를 말해보라고 한 뒤 첫번째는 인생관이고 두번째는 연애관이라고 일러줬다.
이후 금나라(박신양 분)가 갈매기파 조폭 두목(이재용 분)과 사채업자 독고철(신구 분)에게, 독고철이 봉여사(여운계 분)에게 사자성어를 물어보는데 그 대답이 캐릭터의 성격이나 결말을 암시하고 있는듯해 눈길을 끈다.
# 금나라-유아독존:세상에서 자기 혼자만 잘났다고 뽐내는 태도/연애만세!
갈매기파 넘버3(김뢰하 분)의 사채빚을 받아내기 위해 갈매기파 두목에게 접근하는 금나라는 "존경한다"는 감언이설로 접근했다. 서주희(박진희 분)가 정말로 존경하냐고 묻자 "어떤 사람이든 자기 분야에서 최고가 됐다면 존경할 만한 부분이 있는 것"이라고 응수했다.
그런 금나라가 처음으로 떠올린 사자성어는 유아독존. 세계 제1의 사채업자를 꿈꾸는 금나라의 야심을 엿볼 수 있다. 또 기존 사채업계 관행이나 풍토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만의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채무관계를 정산해 나가는 모습이 "남들은 어떻게 해도 나는 내 방식대로 세계 최고가 되겠다"는 인생관을 말하는 듯 하다.
연애만세는 박진희와의 러브라인이 전개될 것임을 예고한다. 과연 박신양이 드라마 말미에서 사랑을 위해 모든 것을 버릴 수 있을 지 벌써부터 기대를 모은다.
# 서주희-조조할인/ 좌충우돌!
서주희가 5회(30일 방송)에서 직장동료에게 대답한 사자성어가 조조할인과 좌충우돌이다. 6회에서 술 마시고 박신양에게 신세 한탄한 장면에서 알 수 있듯이 돈 오백원에 고집을 부리고 뭘 사도 단돈 백원이라고 깎아야 직성이 풀린다. 누구보다도 알뜰하게 살았지만 자신을 담보로 빚이나 갚아야하는 처량한 신세다.
그녀의 연애사 또한 우중충하다. 열심히 뒷바라지 해준 고시생 남자친구한테 돈 없다고 차이고 사채빚 갚아보겠다고 부동산 졸부랑 결혼하려다 실패했다. 금나라라는 사채업자와 사랑에 빠질 것 같은 예감이 있지만 그 앞길이 평탄해 보이지는 않는다.
# 독고철-다다익선: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무릉도원:속세를 떠난 이상향!
독고철은 무자비한 철면피 사채업자는 아니지만 돈을 아주 좋아한다. 돈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는 주의다. 자신이 제자 금나라에게 1억원을 빌려줄 때도 철저하게 이자계산을 할 정도로 돈에 강한 애정을 보이고 있다.
무릉도원도 고집불통 영감인 독고철의 연애관을 잘 설명하고 있다. 봉여사가 과거에 독고철을 짝사랑했다는 사실은 이미 앞선 방송을 통해 알려졌다. 그러나 독고철이 봉여사를 받아들이지 못한 것은 물불 가리지 않는 애틋한 사랑에 빠졌기 때문이었다. 연애에 있어서는 절대 계산적이지 않은 로맨티스트 독고철이다.
# 봉여사-일장춘몽:한 순간의 꿈, 인생의 부귀영화가 덧없이 사라짐/ 일편단심!
금융회사를 인수해 대출회사를 차리려는 큰손 봉여사의 꿈이 쉽게 이루어 질 것 같지 않다. 4회에서 독고철은 금나라에게 "봉여사가 회사를 인수하면 은행에서도 문전박대 당하는, 아무 것도 가진 것 없는 서민들이 더 높은 이율로 사채를 쓰게 된다"며 이를 막아야 한다고 했다. 이로써 봉여사 쪽과 금나라의 본격적인 쩐의 전쟁을 예고했다. 게다가 겉으로는 충성하고 있는 하우성(신동욱 분)의 속마음은 알 수가 없다. 결국 과도한 욕심으로 모든 것을 잃게 되지 않을까?
독고철을 좋아했던 것은 다 과거 철없던 시절의 일이라고 하지만 아직도 독고철 옆에서 배회하는 봉여사의 모습을 보면 거짓말이란 것을 알 수 있다. 아닌 척 하지만 여전히 독고철을 흠모하고 과거 독고철이 사랑했던 여자를 질투하는 모습을 엿볼 수 있다.
# 하우성-토사구팽:이용만 당하다가 필요 없어지면 버려진다/오매불망:자나 깨나 잊지 못한다.
시청자들은 서주희의 질문에 토사구팽이라고 말한 하우성이 결국 파멸할 것임을 예견했다. 겉으로는 순진한 미소를 띄고 있지만 그 마음속에는 섬뜩한 악마의 모습이 들어있는 이중적인 인물이 하우성이다. 고아원에 있을 때 독고철의 후원을 받았지만 학비를 들고 사채업에 뛰어들어 성공할 만큼 명민하다. 본격적으로 사채업에 뛰어든 금나라와 대결 구도를 보이는데 결국은 금나라의 승리로 끝나지 않겠냐는 것이다.
또 사랑에 있어서는 오매불망 상대방을 잊지 못하지만 결국은 혼자만의 짝사랑이 될 것이다. 현재 금나라의 연인이었던 이차연(김정화 분)을 좋아하는 듯 하지만 이차연은 그를 남자로 보지 않는다. 시놉시스에 따르면 솔직하고 따뜻한 서주희를 사랑하게 되고 집착하게 된다. 이 역시 반쪽 사랑이 될 듯 싶다.
# 갈매기파 두목- 영웅본색!
영웅은 본래 특색이 있다는 말처럼 조폭 집단의 두목이 되기 위해서도 카리스마가 필요한 법이다. 조폭 세계에 대한 나름대로 철학이 있고 룰이 있고 소신이 있는 사람. 그렇다고 영웅이라고 칭할 수는 없겠지만 조폭의 본색은 타고난 인물로 보인다.
시청자 게시판에는 인물들의 사자성어를 통해 결말을 예측하는 글들과 "내가 떠올린 사자성어는 이러하다. 나의 인생관과 연애관이 이럴 줄은 몰랐다"는 재미있는 글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
김국화 ultrakkh@news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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