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칸〉'죄민수' 조원석, '피~쓰' '슈레기' 원조시비 아~무 이유없어!

'죄민수' 조원석이 예의바르게 들어섰다. 바른 자세로 의자에 앉아, 눈을 맞추며 차근차근 이야기를 풀어간다. 어깨를 건들거리며 들어와 '피~쓰'를 외친 뒤 의자에 눕듯이 걸터앉아 먼산을 보며 말을 던질 것 같았던 상상은, 완전히 깨졌다.
▲원조 논란
조원석이 MBC '개그야'의 '별을쏘다' 코너에서 '죄민수'로 스타덤에 오르면서 그가 만든 '피~쓰' '아무 의미 없어' '슈레기' 등은 전국민이 사랑하는 유행어가 됐다. 친구를 만나면 '피~쓰'라고 인사하고, "이런, 슈레기"라고 꾸짖는 게 자연스러워졌다. 유명세 덕분인지 돌연 '원조'임을 주장하는 선배들이 있다.
개그맨 이휘재는 가슴을 툭툭 친 뒤 손가락을 입에 대고 '피스'라고 하는 것은 자신이 먼저 했다며 '원조론'을 폈다. 지인의 소개로 우연히 만나게 된 배우 이성재는 "7년 전에 내가 결성한 사조직의 이름이 '일산 쓰레기들'이었으니 '슈레기'는 내가 먼저 쓴 말"이라고 했다. 인기에 따른 선배들의 애정표현인 셈. 이 유행어는 조원석이 평소에 친구와 선후배들에게 사용하던 생활언어였다.
▲"착한여자가 좋아요"
'별을쏘다'에서 팜므파탈 이미지의 '양만근'과 뜨겁고도 느끼한(?) 애정을 과시하는 그에게 여자친구의 존재에 대해 물었다. 약 5초간 머뭇거린 그의 대답은 "없어요". 하지만 아직 여자친구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좋아하는 여자가 있다.
4살 연하의 평범한 여성으로 아직 정식으로 고백한 적은 없지만 늘 마음에 품고 있다. 죄민수라면 '터프하게' 그녀의 사랑을 쟁취할 테지만, A형 남자 조원석은 조심스럽게 그녀에게 다가서는 중이다. 착한 여자가 이상형이라는 그의 가슴을 설레게 한 그녀는 순하고 부드럽게 생긴, 사랑스러운 여자다.
▲죄민수의 전성기
죄민수는 꽃미남이 대세인 이 시대에 10여년 전 각광받던 터프가이를 여전히 고집하는 시대착오적인 인물, 조원석은 이렇게 소개했다. 남에 대한 배려를 모르는 대책 없는 캐릭터지만 요즘은 '나만의 세계'에 심취한 자뻑개그가 대세라는 부연과 함께. 동료 최국이 "한번 웃겨봐"라고 해 만든 캐릭터고, MBC 김정욱 부장이 "넌 웃기는 놈이니까"라며 기회를 준 덕에 전파를 탔다. 시청자들은 공연 중 그가 비오듯 땀을 흘리는 게 꽉 끼는 가죽의상 때문인 줄 알지만 사실은 일주일 동안 준비한 개그아이템을 단 몇분 동안 다 보여줘야 한다는 사실에 잔뜩 긴장한 탓이다. 이런 열정 덕에 비호감 소리를 듣던 그가 요즘은 '모성애를 자극하는 애기 볼살' '어린 왕자 같은 곱슬머리'로 불린다.
"웃음은 공감이 기본돼야 하고, 그 밑바탕에는 관객과 시청자에게 우월감을 주는 요소가 있어야 해요. 어설픈 터프가이, 바보 마초를 보며 대리만족을 느끼시죠. 저는 남을 깎아 내리기보다는 내가 바보가 되는 게 더 좋아요.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지만 따뜻한 웃음을 주는 희극배우로 사는 것, 그게 제 꿈이에요."
그는 한 마디 한 마디에 자신의 생각을 꼼꼼하게 담는 개그맨이었다. 아무 의미가 없다니, 그건 아니잖아, 피~스.
〈글 조상인·사진 이석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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