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축제 방문객 3200만 시대.."지방경제 효자 따로 없네"
함평나비대축제, 보령머드축제,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 인제빙어축제. 각 절기마다 열리는 우리나라 지역축제 '대표선수'들이다.
1990년대 지방자치제가 시작되면서 각 지자체장은 경쟁적으로 축제·박람회·전시회를 개최했고 그 결과 지역축제 수만 1000개를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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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화관광정책연구원의 '한국 지역축제 조사평가 및 개선방안 연구' 결과에 따르면 2006년 현재 전국의 지역축제는 총 1154개에 육박한다(미상·무응답 22건 제외). 1990년대 이후 생겨난 축제 수가 전체의 79%를 넘을 정도다.
전국 지역축제 1000여 개
특히 1995년은 내국인 출국자수가 외국인 입국자수를 추월해 관광수지가 적자로 접어든 해로, 정부는 이때부터 국내관광을 활성화하기 위해 다양한 관광정책을 펼치기 시작했다. 그 일환책의 하나가 '문화관광축제' 지정 사업이다.
문화관광부는 1000여 개가 넘는 이들 지역축제 중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되는 축제를 최우수, 우수, 유망축제 등으로 선정해 육성·지원하는 사업을 10년 넘게 벌여오고 있다.
1995년 이천 도자기축제와 금산 인삼축제를 시작으로, 올해 보령머드축제·춘천마임축제 등을 최우수축제에, 연천구석기축제·함평나비대축제 등을 우수축제에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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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9회째를 맞는 함평나비대축제는 문화관광부 지정 '우수축제'로 선정됐다. |
문광부가 지원하는 축제에는 축제당 5000만원~2억5000만원의 예산(관광진흥개발기금)과 한국관광공사 해외지사망을 통한 축제 해외홍보마케팅 등의 혜택이 주어진다.
문광부 관계자는 "우수축제로 지정되기 위한 지자체 간 경쟁이 무척 치열하다"면서 "그 결과 참관형에서 체험형 위주로 프로그램이 개선되고 교통·숙박 인프라 구축으로 접근성이 높아지는 등 축제의 질은 매년 나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독창적 지역문화 발전 토대
이런 '지역축제 붐' 현상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 있을까.
이강욱 한국관광문화연구원은 "지역축제는 외지 방문객들에 의한 지역 소득 증대, 고용 창출, 지방정부의 세수입 증대 등의 경제적 효과 외에도 지역 간 문화교류, 지역주민들의 자긍심 및 문화의식 고취 등 사회·문화적 변화까지 초래하는 힘이 있다"고 말한다.
현대사회의 지역축제는 엄청난 관광수익을 창출하는 '문화산업'이자 독창적이며 독립적인 지역문화 발전의 토대라는 설명이다.
함평(나비축제), 하동(야생차문화축제), 강경(젓갈축제), 화천(산천어축제) 등 숨겨진 명소가 지역축제를 통해 유명세를 타게 된 예는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지역축제가 최고의 지역 이미지 홍보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는 것이다.
방문객 10년간 100배 증가…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
지역축제가 실제 경제적 효용 창출에 이바지하고 있는지 여부는 축제 방문객 수 변화를 통해 가늠해볼 수 있다.
정부 지정축제인 문화관광축제만 놓고 보더라도 1995년 2개 축제에 30만 명이던 방문객이 2005년 45개 축제에 3200만 명으로 증가, 10년 새 방문객 수가 100배 이상 늘었다. 2004년부터 지속적으로 확대시행 중인 주5일 근무제가 주말 나들이 인구를 지역축제로 유입시키는 데 일조했음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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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축제수 증가패턴과 경제효과 증가패턴이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개별 축제가 내는 경제효과는 각각 다르지만 축제수와 경제효과 간 관련성이 깊다는 반증이다. 지자체별 통계 합산 결과, 지난 10년간 지역축제가 유발한 경제적 효과는 148억원에서 1조171억원으로 대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과잉 지양, 대중적 매력지수 높여가야
이처럼 지역축제가 죽어가던 지역상권을 되살리고 고향을 떠났던 도시민과 관광객을 불러들이는 '효자 노릇'을 하고 있지만 풀어야 할 문제도 있다.
짧은 기간동안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축제들이 많다보니 단순한 특산물 판매나 분명한 컨셉이 없는 행사가 적지 않다.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지역의 고유문화를 특산품과 접목해 '브랜드화' 하는 등 고부가가치 창출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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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년 7월 열리는 '보령머드축제'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온 몸에 머드팩을 한 채 즐거워하고 있다. |
전문가들은 "웰빙과 친환경, 교육 등 현대인들의 관심사를 축제 컨텐츠에 충실히 반영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특히 축제의 주제에 충실히 부합하는 '중심프로그램' 개발이 관건이다.
브라질의 '리우 카니발'이나 일본의 '삿뽀로 눈 축제' 등은 '삼바 춤'과 '눈'이라는 주제에 잘맞는 주요 프로그램들을 통해 대중적 매력지수를 높인 대표적 사례다. 차별화된 프로그램이 축제 성공의 절대적인 요소라는 얘기다.
대체로 관에서 주도하는 우리나라의 지역축제의 경우 축제행정 책임자가 순환보직에 의해 타부서로 이동하게 되면 축제의 지속적 발전기회를 놓치게 되는 점 또한 개선돼야 한다. 장기적으로 축제운영의 축을 민간단체 쪽으로 이동해가야 함은 물론, 과도기 동안에는 행정조직 내에 축제 전담부서 등을 설치해 전문성과 지속성을 높여나갈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진화하는 지역축제
네덜란드의 역사학자 호이징하(Huizingha. J.)는 자신의 저서 <호모 루덴스>에서 "인간의 유희적 본성이 문화적으로 표현된 것이 축제이며, 이 축제적인 상황에서 벌어지는 놀이는 비일상적이고 비생산적인 것이지만, 일상적인 생활을 원활하게 유지하고 보다 효과적인 생산을 위해서는 필수불가결한 일"이라고 말했다.
관광객 유치를 통한 지역경제 발전이라는 실질적 효과도 중요하지만, 비생산적이고 비일상적인 축제 정신이야말로 '다이나믹 코리아'의 동력으로 연결되는 것 아닐까.
지역과 지역, 축제와 축제가 경쟁하고 공존하면서 대한민국 지방문화가 진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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