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보자! g피플] '띠동갑' 카트 선후배 김대겸-문호준
영웅&신동 |
김→황제서 은퇴…'오버맨' 해설자 변신 문→선배 게이머들 기죽이는 '앙팡테리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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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트 잘 하는 것 말고 비슷한 점이 뭐가 있을까요. 음… 띠동갑이네요. 하하"
카트라이더 1세대 프로게이머로서 '카트의 황제'로 불렸던 김대겸(23)과 현재 국내 최연소 프로게이머이자 '카트 신동'으로 불리고 있는 문호준(11ㆍ온게임)은 띠동갑이라는 '엄청난' 세대 차이에도 불구하고 얼굴을 보자마자 카트 얘기에 열을 올린다.
얼핏 삼촌과 조카 사이처럼 보이는 대학생과 초등학생이 어떤 한 주제나 관심사를 놓고 이렇게 진지하게 대화를 풀어가기도 쉽지 않을 터. 물론 2005년에 시작돼 이제 2년밖에 되지 않은 짧은 기간이지만 카트라이더로 경기를 치르는 카트리그에 관한 한 이들을 빼놓고는 그 역사를 얘기하기 힘들다.
지난해 4차 카트리그에서 잠깐 선수로 스쳤던 이들은 현재 각자의 길을 걷고 있다. 문호준이 신동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선배 게이머들을 주눅들게 하는 '앙팡 테리블'로 활발히 활동중이라면, 김대겸은 올해 초 은퇴를 한 후 온게임넷의 '오버맨'으로 불리는 전용준 MC를 능가하는 살아 있는 '수다'로 카트리그를 맛깔나게 해설하고 있다.
이들은 선수와 해설자로 만나고 있지만 서로에게는 가장 큰 팬이자 자극을 주는 경쟁자가 아닐 수 없다.
"호준이는 긴장을 많이 하는 듯 보이지만 어린 아이가 얼마나 집중력이 얼마나 뛰어난지 경기에 들어가면 다른 사람이 되는 것 같아요. 현 상태로 보면 비교 상대가 없을 정도죠. 제가 현역에서 한창 활동할 때 호준이가 없어서 감사할 따름이죠. 하하"
대선배의 칭찬에 가뜩이나 작은 문호준의 눈은 온데간데 없다. 그러면서도 "아니에요. 예전에 대겸이 형과 온라인 상에서 함께 연습만 할 수 있어도 큰 '영광'이었어요. 대겸이 형을 실제로 볼 수 있을 거라곤 생각도 못한걸요"라며 자신의 '영웅'에 깍듯한 예를 차린다. '초등생 맞아?'라는 의심이 들 정도.
물론 초등생 프로게이머이기에 '게임 폐인'이라 생각하면 오해다. 아버지이자 온게임팀을 지도하는 문성민 감독(34)은 숙제를 반드시 한 후에야 컴퓨터를 켜게 할만큼 엄격하다. 공부 잘 하냐는 질문에 문호준은 "1등은 아니구요. 그냥 5등 안에는 들어요"라며 배시시 웃는다. 문 감독은 "자신이 하고 싶다면 호준이가 더 훌륭한 게이머로 성장할 수 있도록 뒷바라지하겠다"고 말했지만 문호준은 "아빠가 하지 말라면 안 하겠다"며 응수했다.
이들의 소망은 스타크래프트 종목 정도는 아닐지라도 적어도 국산 게임 종목으로 즐기는 대표 리그로 e스포츠팬들에게 지속적인 관심을 받는 것이다. 각오들도 옹골차다. "그래야 기업들이 후원하는 팀들도 많이 만들어지고, 프로게이머도 자연히 많아지겠죠. 그 날이 올 때까지 열심히 키보드를 누르고 열심히 수다를 떨겠습니다."
진지하게 인터뷰를 마무리 짓자 또 예의 툭탁거림이 시작된다. "형! 예전 소속팀 후배만 챙기지말고 방송할 때 오늘처럼 내 칭찬 좀 많이 해줘요." "팔이 안으로 굽는걸 어떻하니. 하지만 네가 지금처럼 잘해봐라. 하기 싫어도 계속 네 얘기만 해야할테니 말이지. 호준아 지금처럼 파이팅이다!" <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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