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 매거진] CF로 본 한국야구..박철순, 80~90년대 섭외 1위

2007. 3. 1.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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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스타 CF

◇ 박철순

◇ 김재박

◇ 최동원

◇ 강병철

◇ 선동열

◇ 이종범

◇ 박찬호

◇ 김병현

◇ 이승엽

 흔히들 TV CF를 '30초의 예술'이라고 표현한다.

 프로그램 막간에 넋 놓고 앉아 있는 시청자의 시선을 확 당겨 오기 위해서는 찰나를 영원으로 각인시킬 함축미가 필수다. CF 모델이 당대 최고의 강력한 이미지를 가진 인물들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한국 프로야구의 어제와 오늘을 파악하기 위한 대표적인 바로미터가 TV 광고다. CF를 보면 한국 야구의 역사가 보인다.

유치해도 찬란했던 "아! 옛날이여"

80~90년대 섭외 1순위…22연승 박철순 '스타중의 스타'

김재박 이어 최동원 등 자사제품 모델선동열 '어린이감기약' 선전 나서기도찬호이래 해외파만…최근 이승엽 독식

 프로야구 스타는 80∼90년대 CF의 1순위 섭외 모델이었다. 프로야구가 '내셔널 엔터테인먼트'의 위상을 누리고 있던 황금기였다.

 야구 스타가 등장하는 광고들은 대부분 단순하다 못해 '유치 컨셉트'에 가까운 콘티를 가졌다. 운동선수의 뭉툭한 연기력을 커버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선수들은 대부분 유니폼에 모자를 쓴 모습 그대로 등장한다. 어떤 차림을 해도 알아보는 연예인과는 달리 모자 벗고 사복 걸치면 '누구세요?'가 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광고 모델의 변화는 곧 프로야구 이슈의 변천사와 궤를 같이한다. 프로 원년인 82년 22연승의 대기록을 수립하며 최고 스타로 우뚝 선 OB 박철순의 여운은 90년대까지 각종 CF로 쭉 이어졌다. 82년 세계야구선수권대회에서 저 유명한 개구리 번트로 기존의 명성에 덧칠을 한 뒤 MBC 청룡에 입단한 김재박 역시 90년 구단 명이 LG로 바뀐 뒤까지 자사 제품 광고의 단골 모델이었다.

 84년 한국시리즈에서 최동원이 혼자 4승을 거두고, 유두열이 만화 같은 3점 홈런을 때린 롯데가 첫 우승을 차지하자 강병철 감독을 비롯한 당시 롯데 주요 선수들이 '빼빼로' 과자 모델로 등장했다. 산만한 덩치들이 모여 앉아 젓가락만 한 과자를 앞니로 갉아먹는 장면은 '80년대 감각'으로 단단히 무장하고 봐도 웃음을 참기 힘들다.

 '국보 투수' 선동열은 '잘 생긴 제 코를 기억하세요'라는 코멘트로 유명한 어린이 감기약 CF를 날렸고, 97년까지 천재 타자로 군림했던 해태 이종범이 '기센 비타' 음료수 광고를 찍었다.

 그러다가 94년 박찬호가 한국 최초의 메이저리거가 되면서 한국 야구의 달라진 조류는 CF에서 단박에 확인됐다. 모델들이 국내 스타들에서 해외파로 싹 교체됐다. 박찬호가 국민 카드, 김병현이 삼보 컴퓨터를 찍었다. 박찬호와 김병현의 전성기가 지나고 이제 '이승엽 시대'가 왔다는 사실도 TV를 켜면 금세 확인된다. 이승엽은 해태 제과 홈런볼, 삼성전자 PAVV TV에 이어 국민은행까지 광고 3편을 독식하고 있다. 현재로선 CF에 얼굴을 내미는 유일한 야구 스타다.

 국내 스타로는 LG '쿨가이' 박용택이 지난해 서울 메트로의 지하철 광고에 출연한 게 유일하지만 그나마 상업성 TV광고가 아닌 지면 이미지 광고였다.

 국내 야구 스타들이 CF의 블루칩으로 재등장할 날은 언제일까. 그날을 기원하며 한국 프로야구와 광고에 얽힌 이야기를 소개한다. < 박진형 기자 jinp@>

▶김재박감독 부인과 출연

"한방에 숨은 때까지

 "한방에 숨은 때까지."

 올시즌 LG 유니폼을 다시 입은 김재박 감독이 지난 90년 선수시절 찍었던 세제 CF로 실제 부인인 정복희씨가 함께 출연했었다. 남편의 유니폼을 빨래하는 정씨가 가방 속에 세제를 보고 흐뭇해하는 광고. 김재박 감독이 스윙하는 폼을 잡으며 "한방에 숨은 때까지"라고 말하는 카피가 소비자의 기억에 남는 광고였다.

▶빙그레 김영덕감독-이상군 등…

"앗 홈그라운드가 바꼈네"

 "앗 홈그라운드가 바꼈네." 90년대 초 빙그레 시절 당시 김영덕 감독과 이상군 유승안 이강돈 한희민 등 당시 빙그레의 전성기를 누렸던 선수들이 출연해 인기를 끌었던 바닥재 광고다. 김 감독의 집들이를 온 선수들이 바닥에 깔린 골드륨을 보고 좋아한다. 유승안은 "색상 좋고"를, 이강돈은 "분위기 좋고"를 외치고 이상군은 "우리 운동장에도 골드륨으로 쫙 깔까"하는 멘트로 시청자들의 배꼽을 잡게 했다.

▶선동열의 감기약 선전

"잘생긴 제 코 기억하세요"

 '국보' 선동열이 국민들의 감기를 잡기 위해 나선 CF. 안국약품의 '투수코친'이라는 감기약 모델로 나선 선동열은 감기약을 들고 천천히 약에 대해 설명을 해 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잘 생긴 제 코를 기억해주세요"라고 말한다. 당시엔 선동열 본인의 목소리가 아니라 성우가 더빙을 했다.

▶VTR광고

"SUN 공도 안놓쳐요"

 선동열의 빠른 공을 놓치지 않는다는 대우 VTR 광고는 150㎞의 빠른 공도 디지털 조그셔틀로 볼 수 있다는 컨셉트로 선동열의 다이내믹한 투구폼을 볼 수 있다. 당시 선수들이 출연한 여느 CF와는 달리 컨셉트나 영상의 질에서 꽤 차이가 나는 수작이었다.

▶자상한 아버지 박철순

컵라면 먹는 불사조

 한때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박철순의 또 하나의 CF. 이 CF에선 자상한 아버지 역할을 맡았다. 아들과 함께 야구연습을 한 뒤 나란히 사발면을 먹는 게 주 내용. 여러 CF에 출연했던 박철순답게 표정연기가 탁월한 작품에 속한다.

▶롯데 강병철감독

"빼빼로 먹고 홈런쳐라"

 광고계에 몇 안 되게 선수들이 한꺼번에 나오는 CF. 84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롯데가 내놓은 야심 찬 빼빼로 CF. 당시 롯데 강병철 감독과 김용희 김용철 유두열 김승관 등 롯데 우승의 주역들이 대거 등장했다. 강 감독은 유두열에게 빼빼로로 타격 강의를 하고 이후 84년 한국시리즈에서 유두열이 역전 3점포를 날리는 장면을 보여준다. 빼빼로 덕분에 유두열의 3점포가 나왔다는 뜻.

▶정장차림의 이종범

"기가 센가 봐요…기쎈~"

 '날개 달린 사나이' 이종범이 "기쎈∼"이라고 말하는 마지막 장면이 잊히지 않는 CF. 지금의 비타민 음료와 같은 제품인 해태음료의 '기센비타' CF에서 이종범은 유니폼을 입고 찍는 여느 CF와 달리 정장차림으로 타격도 하고 수비도 한다. 참 부자연스럽다. 한 여성이 "이종범씨 기가 센가 봐요"라고 말하자 이종범이 뒤돌아보며 어색한 표정으로 "기쎈∼"하고 말한다.

▶연습생신화 장종훈

홈런친뒤 뜨거운 포옹

 빙그레 유니폼을 입었던 장종훈이 91년 MVP에 오르며 '연습생 신화'를 쓴 이후 찍은 CF. 당연히 자사제품인 요플러스 광고에 출연했다. 장종훈이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홈런을 친 뒤 한 남자와 뜨겁게 포옹을 하고 나선 함께 요플러스를 들고 포즈를 취한다. 이제 10년이 넘어 아무도 장종훈과 함께 나온 남자가 누군지 모른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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