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포칼립토' - '문명에 대한 거친 비판' [MD시사]

2007. 1. 25.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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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경호 기자] '멜 깁슨의 새로운 시작, 그리고 할리우드 액션의 아포칼립토'

할리우드 스타 멜 깁슨이 감독한 '아포칼립토'(Apocalypto)는 1528년 스페인의 마야침략 직전을 그린 영화다.

'아포칼립토'의 제작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 대부분 인디언 영화가 그랬듯이 마야 전사가 스페인에 대항하는 내용이나 혹은 '미션'의 제레미 아이언스처럼 원주민을 지키려는 정의로운 스페인 군인의 사투가 아닐까 짐작했다.

하지만 멜 깁슨은 우리가 할리우드영화에서 거의 보지 못했던 배우들을 캐스팅하고 마야어로 이 영화를 완성했다. 예상했던 스페인 군대는 마지막 부분 단 한 장면에 등장할 뿐 철저히 마야만의 이야기로 전혀 새로운 액션영화를 선보였다.

'위대한 문명은 외부에 정복당하기 전에 내부로부터 붕괴되었다'는 W. 듀랑의 말로 시작되는 이 영화는 수천 년간 유라시아 대륙과 격리됐지만, 독특한 문명을 이룬 마야의 멸망과정을 철저히 마야인의 시각에서 그렸다.

광활한 숲 속에서 대대로 사냥을 하며 행복하게 살고 있던 표범 발(루디 영블러드)은 갑자기 강력한 전사들의 침입을 받는다.

도끼와 칼을 잔인하게 휘두르는 전사들은 표범 발 동료들의 아내들을 강간하고 아이들은 버려둔 채 마을 사람들을 끌고 어디론가 향한다.

아무도 모르게 우물 속에 아내와 아들을 숨긴 표범 발은 거대한 피라미디드가 있는 생전처음 보는 도시로 끌려간다.

산처럼 쌓여있는 시체들과 축구공처럼 나뒹구는 머리를 보며 표범 발 일행은 신에게 바치는 재물로 자신들이 잡혀온 사실을 깨닫고 탈출을 결심한다.

'아포칼립토'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데 성공한 영화다. 지금껏 어떤 영화에서도 시도되지 않았던, 영화 처음부터 끝까지 뛰고 목을 베는 쉼없는 액션으로 관객에 충분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여기에 인간의 잔인한 본성과 약자를 짓밟는 거대한 문명을 통해 여러 가지 목소리를 전한다. 특히 스페인 침략 전 이미 스스로 몰락하고 있었던 마야문명을 다시 조명하며 다양한 의미를 담았다.

마야 문명은 지금의 멕시코 유카탄반도에서 번성했지만 스페인이 침략한 1528년 전에 이미 여러 나라로 쪼개져 혼란을 겪고 있었다. 특히 가뭄으로 인한 자연재해에 당시 지배층이 숲 속에 살고 있던 다른 부족을 무차별로 잡아 재물로 바쳤던 것으로 알려졌다.

멜 깁슨은 이러한 역사적 사실을 정확히 표현하며 그 속에서 액션과 드라마를 함께 표현하는 역량을 충분히 보여줬다. 표범과 말벌, 개구리 등을 이용한 새로운 액션, 고증을 통해 재현한 신비스러운 마야인의 의상과 장신구도 영화에 몰입하게 한다.

또한 숲 속에서 행복하게 살고 있다 문명의 세계에 모든 것을 잃고 또 다시 새로운 유럽문명의 침략을 겪어야 하는 주인공의 시선을 통해 긴 설명 없이 문명의 의미가 무엇인지 관객스스로 생각하게 하는 철학도 담았다.

눈을 가리고 싶을 정도로 잔인하고 참혹한 장면이 여과 없이 표현됐지만 오히려 다큐멘터리 이상 사실성을 돋보이게 했다.

멜 깁슨의 가장 용기있는 도전은 전체 영화를 마야어로 완성해 사실성을 극대화했다는 점이다. 문맹률이 높고 영어영화에 익숙한 미국관객들도 모든 것이 새로운 마야에 현혹돼 이 영화를 박스오피스 1위에 올렸다.

제목 '아포칼립토'의 뜻은 그리스어로 '새로운 시작'이다. 제목 그대로 멜 깁슨 영화의 새로운 시작이고 할리우드 액션영화에도 새로운 도전이다. 다음달 1일 개봉.

[사진= 멜 깁슨이 감독한 '아포칼립토']

(이경호 기자 rush@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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