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몽' 연장방송 결정이 남긴 것과 과제

2006. 11. 28.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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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장서윤 기자]"도대체 '주몽'은 언제까지 방송하는 건가요?"

근 한 달간 드라마 게시판을 뜨겁게 달구며 시청자를 혼란스럽게 했던 MBC 월화사극 '주몽(극본 최완규·정형수, 연출 이주환)'의 연장방송 논의가 일단락되어가는 모양새다.

연장논의의 열쇠를 쥐고 있는 주연배우 송일국의 요구사항을 MBC가 전격수용함에 따라 내년 2월말까지 총 80회분으로 당초 60회분보다 20회 늘려 방송하기로 잠정결정한 것.

이에 드라마 메인작가인 최완규 씨 또한 기존 연장집필 불가 입장에서 한 발 물러서 "어떤 방식으로든 80회까지 참여하겠다"고 전했다. 이로써 지지부진하게 끌어왔던 '주몽' 연장논의도 마무리돼가는 형국이다.

보통 연장방송 논의가 흘러나오면 며칠 사이에 '확정' 결정이 났던 전례와는 달리 '주몽' 연장논의가 이렇게 길어진 것은 방송 관계자와 시청자들에게 여러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주몽' 연장방송 결정하기까지

'주몽' 연장논의가 나오기 시작한 것은 지난 10월 초 60회분 방송의 70%가량이 진행됐을 즈음이다. 당시 전국시청률 40%를 거뜬히 넘으며 승승장구하는 드라마 인기에 따라 연장방송안은 방송사 입장에서는 '당연한 수순'이었으나 이러한 논의는 곧 암초에 부딪힌다.

연장에 난색을 표하던 주인공 '주몽' 역의 송일국이 결국 10월 말 '연장방송 불가' 입장을 밝힌 데다 최완규 작가도 60회 이상 집필은 하지 않겠다는 강경한 자세를 보여 MBC는 궁지에 몰리고 만다. 당시 한 포털사이트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61%의 네티즌이 '연장반대'에 표를 던지기도 했다.

그러나 이때부터 MBC는 끈질긴 설득작업에 돌입한다. 담당 PD에 이어 드라마 국장의 설득으로도 송일국이 마음을 돌리지 않자 급기야 신종인 MBC 부사장이 직접 나주 촬영장으로 내려가는 초강수를 두었다.

이 과정에서 극 전개에 대한 방향키를 제대로 잡지 못한 '주몽'은 지난 13일 방송한 50회분은 한 에피소드에 40분이 소요되는 등 이야기 구조가 늘어진다는 비판을 계속해서 받기도 했다.

이같은 방송사와 출연자간 '밀고 당기기'가 계속되다 지난 27일 밤 극적인 연장방송 타결의 실마리가 풀리게 된다.

타 드라마 연장과 '주몽'의 차이점?

앞서 살펴봤듯 연장방송안이 논의되면 곧바로 결정되던 타 드라마와 '주몽'은 많은 차이를 보였다. 실제로 올해 방송된 드라마만 봐도 SBS '하늘이시여'·'사랑과 야망', KBS '소문난 칠공주'가 각각 30~35회, KBS '서울 1945'가 10회 연장방송을 결정한 바 있다.

드라마 인기에 힘입어 작가, 제작진, 출연진이 순조롭게 연장에 동의했기 때문이다. 예능, 교양 프로그램에 비해 드라마의 부가가치 창출 효과는 여전히 막강하기 때문에 한번 '대박'이 터진 드라마를 연장하거나 (시청률면에서) '쪽박'난 작품을 서둘러 조기종영하는 행태는 이미 방송사의 고착화된 관행이라 봐도 무방하다.

그러나 '주몽'은 달랐다. 주연배우가 극심한 피로도와 작품의 완성도 저하 등을 이유로 들어 근 한 달동안 완강히 연장에 '저항'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제작진이나 방송 관계자, 시청자들에게 '고무줄 관행'에 대해 곱씹어볼 기회를 준 것이다.

여전히 남은 연장방송의 맹점

그렇다고 '주몽'이 연장방송이 안고 있는 폐해를 비켜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당초 계획에 없던 이야기와 연출을 기획하다보니 작품의 질이 떨어지고 제작진와 출연진의 피로도 더욱 누적돼 사고 위험성도 높아질 수 있다.

또, 후속 프로그램이 제대로 자리를 못 잡아 우왕좌왕하게 되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실제로 현재 방송중인 SBS '게임의 여왕'은 전작 '사랑과 야망'이 길어져 지난 7월말 촬영한 뉴질랜드 해외 로케 장면을 11월말에야 방송할 수 있었다.

KBS '대조영' 또한 이전 드라마 '서울 1945'의 연장으로 방송 3사 중 가장 늦게 '고구려 사극대열'에 합류해 초반 부담감을 안고 시작하기도 했다.

이처럼 연장을 택한 이상 연장방송의 갖은 맹점을 '주몽' 또한 피해갈 수만은 없을 것이다.

'주몽'이 해결할 과제

이런 난점을 극복하기 위해서 '주몽' 방송사인 MBC는 주인공 송일국의 요구안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작품의 완성도를 떨어뜨리지 말고 스태프들의 처우를 개선해 달라'는 그의 요청은 지극히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대안이다.

어렵게 성사된 연장방송인 만큼 이런 요구가 흐지부지되지 않도록 구체적 개선안들이 나올 필요가 있는 것이다.

다행히 '주몽'의 인기가 사그라들 줄 모른다는 점에 비쳐볼 때 연장안에 대해 대다수 시청자들은 박수를 보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시청자들의 그런 뜨거운 지지를 실망으로 바꾸지 않을 묘책이 지금 더욱 절실할 때다.

[내년 2월말까지 연장방송을 기정사실화한 MBC '주몽' 사진제공=MBC]

(장서윤 기자 cie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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