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성티이씨, '중장비 부품으로 세계시장 15% 점유'
[머니투데이 최종일기자]

굴착기, 불도저 등 건설중장비 생산업체들은 수많은 부품 가운데 유독 롤러와 씰의 선택에서는 신중에 신중을 거듭한다. 롤러는 수십톤에 달하는 중장비 무게를 지지하고 씰은 롤러 내부의 오일 유출을 방지하는 중요 역할을 하기 때문. 두 부품의 품질에 따라 굴착기 성능이 좌지우지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구나 이 부품들은 웬만한 개발기술과 생산기술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제조업체가 세계시장에서 명함을 못내밀 정도로 정밀부품이다. 초정밀 가공기술, 특수 열처리 기술, 고난이도 특수 생산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진성티이씨는 롤러(Roller)와 플로팅씰(Floating Seal) 등을 생산하는 업체이다. 현재 이 회사가 생산하는 씰은 세계시장 점유율 15%로 1위다. 롤러는 7%로 3위를 차지하고 있다. 진성티이씨는 일본, 이탈리아 등이 주도하던 롤러와 씰 등 중장비 부품 시장의 주도권을 한국으로 가져오게 한 일등 공신이다.
◇매년 매출 급증 = 오늘의 진성티이씨가 있기까지는 창업주 윤우석 회장의 고집과 열정이 크게 작용했다. 윤회장은 1970년대 초 공병소대장으로 복무하면서 화천댐 공사에 참여했다. 윤 회장은 당시 굴착기의 잦은 고장으로 여러번 속을 태워야 했다. 롤러와 씰이 항상 문제였던 것.
윤 회장은 제대 후 '제대로 된 부품을 만들어보겠다'는 생각으로 1975년 서울 문래동에 '신생산업사'를 설립했다. 직접 설계하고 쇳물을 끓여 주조하며 기술개발에 전념했다. 윤 사장의 뚝심은 7년 후에 결실을 보기 시작했다. 1982년 당시 국내 최고의 중장비 회사인 대우중공업에 납품하기 시작한 것. 회사는 이후 국내시장을 조금씩 잠식해가며 안정궤도에 올라섰다.
진성티이씨는 그러나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국내시장에 안주하기보다는 최고 품질을 갖춘 제품으로 세계시장을 공략한다는 목표를 새롭게 내걸었다. 제품설계에서부터 개발, 제작, 생산까지 모두 독자적으로 수행함으로써 품질 및 가격에서 경쟁력을 갖춘 부품 생산에 박차를 가했다.
진성티이씨는 OEM시장을 선택했다. 진입장벽이 높은 자체 브랜드 시장보다는 품질로 승부할 수 있었기 OEM시장이 적격이라고 판단했기 때문. 가장 먼저 찾은 기업은 일본의 히타치였다. 이 회사는 당시 자체 롤러와 씰을 개발 생산하고 있었기 때문에 진성의 도전은 무모한 것으로 인식됐다.

그러나 히티치는 자사 제품보다 진성티이씨 제품의 경쟁력이 뛰어나자 1993년 결국 납품받기로 방침을 바꿨다. 이 일을 계기로 일본에서 진성티이씨로부터 납품받으려고 하는 업체가 하나둘씩 늘어갔다.
진성티이씨는 이후에도 크고 작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고객과의 굳건한 신뢰구축을 통해 성장세를 이어갔다. 2000년에는 진성티이씨로 현재의 상호로 변경하고 코스닥 등록을 마쳤다. 2003년 평택 2공장 신축을 한 데 이어 같은 해 중국 산동성에 3000평 규모의 공장을 설립해 중국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는 등 탄탄한 입지를 굳혀갔다.
매출도 급증했다. 2003년 461억원이었던 매출액은 2004년에 696억원을 거쳐 지난해에는 913억원으로 훌쩍 뛰었다. 올 상반기에는 507억원의 실적을 기록해 올 한해 1000억원 돌파는 무난하다는 평가다.
진성티이씨는 내년에도 세계일류기업들의 지속적인 글로벌아웃소싱 추세와 세계 건설기계경기의 호황으로 인해 10%이상 매출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고품질로 수출 '탄탄대로' = 진성티이씨의 롤러와 씰이 해외시장에서 명성을 얻을 수 있었던 데에는 확고한 기술력이 바탕이 됐다. 완벽한 품질을 위해 측정설비 검사시스템을 통해 부품 전량에 대해 3차례 정밀검사를 실시하는가 하면 씰 제조 관련해서는 특허기술도 개발했다.
원심주조 기술이 대표적 사례. 과학기술부로부터 신기술 인정을 받기도 한 이 특허기술에 진성티이씨는 40억원을 투자했다. 주형을 회전시켜 발생하는 원심력을 이용해 주물을 만드는 이 주조법으로 기존의 모래형틀을 이용한 주조방식과 비교해 고품질을 유지하면서도 생산성을 두 배 이상 높였다.
이러한 기술력 향상 노력 덕분에 1996년 ISO 9001 품질인증을 비롯, 2002년에는 ISO 14001 인증을 획득했다. 2005년에는 과학기술부 신기술인정업체(KT마크)로 선정되는 등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 지난 8월에는 트랙롤러로 산자부 세계일류상품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세계적으로 롤러는 500종, 씰은 200여 종의 모델이 있을 만큼 굴착기부품은 다품종으로 생산된다. 그만큼 주문제품도 다양해 납품시한을 지키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진성티이씨는 40일 이내에 설계, 제작, 납품할 수 있는 곳이다.
고객사와의 확고한 신뢰기반 구축은 중장비 업체의 불문율을 깨뜨릴 정도다. 경쟁사끼리는 서로 같은 부품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불문율에도 불구하고 캐터필러, 히타치, 고마츠 등 3대 메이저 중장비업체가 진성티이씨의 롤러와 씰을 공급받고 있다.
수출 실적 역시 19998년에 1000만 달러, 2004년에 2000만 달러 수출탑을 수상했다. 지난해에는 불과 1년만에 5000만 달러 수출탑을 수상하는 기염을 토했다.
진성티이씨는 현재 한달에 씰 60만 개, 롤러 2000개를 생산하고 있다. 추가주문이 들어오고 있지만 품질관리가 되지 않기 때문에 거절하고 있다.
마영진 사장은 "앞으로도 중장비부품 1위 회사를 위해 최고의 제품을 만들 자신이 있는 아이템, 국산화가 필요한 중장비부품 아이템을 발굴해 세계 1위 중장비부품 전문회사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최종일기자 allday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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