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개소문' vs '대조영'.. 배우에 따라 느낌 딴판

2006. 9. 19.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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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속 인물의 재해석된 매력을 드라마속에서 맛보는 것은 사극의 묘미라 할만하다. 최근 고구려 배경 사극이 인기몰이하고 있는 가운데 SBS `연개소문`과 KBS1 `대조영`이 같은 시기 영웅들의 파란만장한 삶을 담아내며 주말 밤을 후끈하게 달아오르게 하고 있다. 특히 드라마 속에서 역사 속 같은 인물을 다른 배우들이 각각 자신의 개성을 입혀 표출, 비교해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유동근 vs 김진태

`안시성 전투`장면으로 지난 7월 초 먼저 포문을 연 `연개소문`에선 유동근이 타이틀롤을 맡아 연개소문으로 출연, 강한 고구려 인의 모습을 보여줬다. 유동근은 이미 KBS사극 `용의 눈물` `명성황후`를 통해 사극카리스마로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바 있다.

`대조영`에서 연개소문은 걸걸한 목소리에 중량감있는 매력을 뽐내는 중견배우 김진태가 분한다. 유동근의 `연개소문`은 어린시절부터 연개소문의 일대기를 그리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어, 아직 신라에서 비천한 신분에 있는 청년 연개소문(이태곤)의 모습을 전개시키고 있다. 이에 반해, 김진태의 연개소문은 이미 고구려에서의 정치적 영향력이 극에 다다른 상황에서 치열한 정치적 투쟁을 뚫고 나가는 야심만만한 모습이 조명된다.

전쟁터에서 눈부신 활약을 보여주는 전쟁 영웅의 이미지와 치열한 정치투쟁에서 살아남은 정치감각을 함께 가진 연개소문이란 인물을 이 두 배우가 어떤 개성으로 빚어내 줄지 주목된다.

서인석 vs 송용태

연개소문과 대척점에 놓인 당태종 이세민 역할 역시 만만치 않은 카리스마가 필요한 배역이다. `연개소문`에선 `무인시대` `태조왕건`으로 역시 사극에서 내공있는 서인석이 맡았다. 서인석은 첫회부터 `연개소문` 유동근과 `안시성전투`에서 운명의 대결을 펼치며 눈도장을 받았고 젊은 연기자들의 분량이 끝나면 다시 활약을 펼치게 된다. 현재 20회를 넘기고 있는 이 드라마는 신라 김유신집에서 종으로 살던 젊은 연개소문이 김유신 누이 보희와의 허락받지 못한 사랑에 고뇌하는 이야기가 전개되고 있다. 젊은 이세민으로는 이주현이 분한다.

한편, `대조영`에선 송용태가 이세민 역할을 맡았다. 부리부리한 눈과 우렁찬 목소리로 당나라 장군들을 압도, 당당하게 호령하는 이세민의 모습에 팬들은 첫 회부터 호평을 아끼지 않았다. 특히 그를 죽이려고 잠입해 칼을 뽑아든 고구려의 장수 대중상과의 불꽃 튀는 눈빛 싸움은 초반부터 기대를 더하게 만들었다. 극중 이세민은 자신을 죽이려했던 대중상을 살려줬고, 대중상은 당나라 진영에서 탈출하는데 성공한다. 대중상이 바로 대조영의 아버지다.

유태웅 vs 이덕화

당나라의 명장 설인귀 역할은 이덕화와 유태웅이 분한다. 설인귀는 거란족 출신의 당나라 명장으로 안시성전투 때 빼어난 활약을 펼친 인물. 이후 무명의 군졸에서 영웅으로 떠오른 그는 고구려 패망후 항당 세력 토벌에 앞장선다. `연개소문`에선 `불멸의 이순신`에서 호연을 펼친 유태웅이 설인귀 역을 맡았다.

`대조영`에선 `한명회` `무인시대` `여인천하`를 통해 사극 속에서 익살스러움과 카리스마를 그만의 독특한 매력으로 뽑아냈던 이덕화가 분한다. 지난주 첫방송된 `대조영`에서 이덕화는 설인귀 역할 역시 부담스럽게 무게 잡지 않으면서 익살스러움과 재치, 의로운 기질을 골고루 표출해주며 앞으로 대조영과의 대결모드를 기대케 했다.

물론, 이 드라마들은 시대배경이 겹치는 만큼 똑같은 역사 속 인물이 등장하지만 단순비교하기엔 지향점이 다르다.

`연개소문`은 연개소문의 일대기를 다룬 드라마인 만큼 연개소문의 탄생시기부터 영웅이 되기까지의 파란만장한 과정에 초점이 맞춰진다. 이에 반해 `대조영`은 고구려 패망기부터 전란의 소용돌이 속에서 고구려 유민들을 구하고 고구려의 얼을 이어받아 발해를 건국한 대조영의 발자취에 초점을 맞춘다. 극중 비중과 지향점, 주인공을 가운데 두고 바라본 관점 등이 다르다. 때문에 역사 속 같은 인물이라도 그려지는데 다소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같은 역사 속 인물을, 극의 성격과 맞물린 상황하에서 어떤 매력을 발굴해 표출하느냐는 배우의 몫이다. 시청자들 역시 두 드라마의 차이점을 염두에 두고, 내공 깊은 연기자들이 재해석해낸 인물들의 매력을 비교, 박수칠 준비가 되어있을 것이다.

(사진=KBS, SBS제공)[TV리포트 하수나 기자]mongz1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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