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 속 태권V, 정말 만들 수 있을까

2006. 8. 25.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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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보트 태권V 10대 기술' 심포지엄 개최

'당장 만들 순 없어도 상상의 즐거움을 만끽하자'

토종 애니메이션 로봇의 자존심 '태권V'를 정말 만들 수 있을까. 한국한림공학원(회장:윤종용)과 동아사이언스는 태권V 탄생 30주년을 기념하고, 과학대중화를 추구하기 위해 25일 오후 1시 서초동 예술의 전당에서 '로보트 태권V 10대 기술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현재 우리나라 로봇개발을 이끌고 있는 대표적인 로봇공학자들이 한데 모여 태권V를 모티브로 우리나라 로봇 기술의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를 전망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1976년 애니메이션 ''로보트 태권브이''를 처음 제작한 김청기 감독( 사진)은 이날 인사말에서 "태권V를 보고 자란 사람들이 커서 각 사회에서 큰 역할을 한다는 것을 들으면서 감회가 새롭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당시 만들 때는 과학적 상식을 만들고 제작한 것이 아니었지만, 10년 또는 20년 뒤 현실로 다가온다는 사실을 믿는다"며 "태권V가 불씨가 돼서 우리나라 로봇 산업 인프라, 그리고 꿈나무의 비전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행사를 공동 진행한 동아사이언스는 8월호 특집 기사를 통해 태권V 10대 기술을 선정 공개했다. 10대 제작진은 ▲동작제어(오준호), ▲비행(채연석), ▲뇌파조종(신형철), ▲무기(장영근), ▲센서(이수영), ▲재료(홍경태), ▲함(이병주), ▲에너지(권면), ▲시스템디자인(김문상), ▲기지(현대건설)이다.

◆56m짜리 태권V, 정말 움직일 수 있는가 =

'거대로봇의 구동 역학'이라는 주제로 첫 발표에 나선 오준호 한국과학기술원(KAIST) 휴머노이드로봇연구센터 소장은 구조역학적, 운동학적 측면에서 태권V 개발 가능성을 고찰했다.

오소장은 '파워'와 '크기'라는 두 가지 이유로 거대 로봇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그는 "1500t 무게 들어 올릴 수 있는 부두의 골리앗 크레인도 거대 로봇의 한 형태"라고 운을 뗐다.

그는 거대 로봇을 구현하기 전에 '크기 효과'에 대해 이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작은 물체들은 마찰력, 표면 장력의 영향을 받지만 유체저항, 관성력, 재료 강도는 거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그러나 그 크기가 절대적으로 커지면 관성력, 재료 강도 등이 특히 영향을 많이 받게 된다. 벼룩이 자신의 신체 크기 '60배'까지 뛰어 오늘 수 있는 이유도 이와 같은 이유다. 과학적으로 키가 L만큼 증가하면 무게는 L3승 증가, 조인트 모멘트는 L4승 증가, 구동기 파워는 L3.5승이 필요하다.

동역학적인 측면에서도 태권 V를 만들기 위해서는 다양한 고려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물체가 커지게 되면 움직일 때 가속도가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이족 로봇의 걸음걸이를 설명하기 위해 '역진자운동'을 소개하기도 했다.

일반적인 사람의 키가 1.7m, 분당 걸음수 104회, 보폭 0.71m, 속도 4.41km/h인 반면, 태권V는 키가 56m, 분당 걸음수 18회, 보폭 23.6m, 속도 25.6km/h에 이른다. 사람보다 6배 이상 빨라야 자연스러운 걸음걸이를 구현할 수 있다는 의미다. 사람과 동일하게 분당 104회 걸음을 구현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구현한다고 하더라도 또 다른 부분에서 문제가 생긴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거대 로봇은 엉금엉금 천천히 걷는 형태가 될 수 밖에 없다.

'이단옆차기'와 같은 태권 동작 재현을 위해서는 '도약'이라는 운동 행태가 필요하다. 로봇 스스로 몸을 구부렸다가 쭉 펴면서 처음 20m를 공중에 뛸 수 있는 에너지를 내야 한다는 것이다. 공중에서 발차기를 한 뒤 자유 낙하까지 이어져야 한다.

제트 추력 문제도 언급됐다. 초당 1kg 연료를 태우면 3t을 움직일 수 있다. 단순히 계산해 본다면 한 시간 정도 날기 위해서는 자기 무게만큼의 연료를 소비해야 한다는 '엽기적인' 계산이 나온다.

동작의 생성 및 제어도 여러 가지 센서가 필요하다. 힘 또는 모멘트 센서, 관성 센서, 비전 센서 등이다. 고성능 구동기에 3000마력 이상 동력원도 있어야 한다.

오준호소장의 결론은 크기를 100분의 1로 줄이지 않는 이상 '현재 기술로는 불가능'이다. 재료의 경우 강도, 비중, 강성 등이 문제될 수 있고, 구동기 파워 문제, 동력원(연료) 문제, 제어 알고리즘(인공지능, 뇌과학, 학습제어), 공중 비행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돼야 한다.

그는 이러한 이론을 근거로 휴보 로봇 기술을 바탕으로 한 '2006년형 태권V'를 제안했다. 그가 제안한 태권V는 높이 6m, 무게 3000kg, 내연기관 150마력, 구동원 30마력 AC모터(유압 실린더)으로 구성되어 있다. 실제 날지는 못하겠지만 높이 6m 짜리 태권V를 만들면 시속 4km 정도로 걸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로켓 주먹과 레이저 빔, 그리고 우주비행까지 =

장영근 한국항공대학교 우주시스템연구실 교수는 태권V의 로켓주먹과 광자력빔을 무기로 사용하기 위한 군사로봇(무기 및 비행)의 미래를 설명했다.

장영근 교수는 "날개가 없어 양력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키 56m, 무게 1400t 짜리 거대 로봇이 날아갈 수 있는가"는 의문을 제기했다.

우선 그는 크기 12m짜리 로켓 주먹을 만화 영화처럼 발사하는 것에 대해 언급했다. 총을 쏠 때 몸이 반동을 받는 것처럼 물체를 발사하면 반력 때문에 로봇이 쓰러져야 한다는 것. 이를 위해 미국의 '페가수스' 기술처럼 떨어뜨리면 그 순간에 추진되는 방식을 채택해야 할 것으로 예상했다.

로켓 주먹은 쏜 뒤 재결합하는 기능도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역추진 엔진을 장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액체추진 로켓이 가장 유력한 후보다. 우주까지 날아가려면 연료와 산화제를 한꺼번에 가지고 가야 한다. 특히 연료 제어가 가능하기 때문에 현재 가장 유력한 엔진이다. 터보제트 엔진은 공기구멍이 없어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일부에서 '스프링 장치'로 주먹 재결합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지만 반력 때문에 구현은 힘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렇다면 레이저 무기는 가능한가. 이에 대해서 장교수는 매우 긍정적인 의견을 내놨다. 레이저 무기 기술은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발달되어 있다는 것. 미국과 이스라엘이 20년 전에 화학 레이저 무기를 실전에 사용했고, 항공기용 레이저는 2004년 보잉 747서 처음 성공한 뒤, 미국서 10년 이내 주요 항공기에 보급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태권V의 눈과 입에서 레이저빔을 쏠 수 있을까. 레이저빔의 유효사거리를 2km, 파괴에너지 400kJ/cm2로 볼 때, 눈 레이저 빔은 40초는 공격해야 적을 녹일 수 있다. 같은 방식으로 계산하면 매직큐는 8초, 가슴의 V빔은 무려 960초(16분) 동안 적을 겨냥해 쪼여야 한다는 의미다.

따라서 그는 V빔은 현실성이 없고, 레이저를 같은 지점에 정확하게 쪼일 수 있는 추적 기술이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이 밖에도 그는 "레이저 기술은 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냉각장치가 필수"라며 "이를 해결하지 못하면 적을 녹이기 전에 스스로 먼저 녹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태권V가 날개 없이 비행하려면 어떤 기술이 필요할까. 비행기는 엔진이 추력을 내면 날개의 양력 때문에 뜰 수 있는 원리다. 마징가Z는 제트스크랜더를 설치하도록 설계되어 있는데 상당한 과학적 근거가 있다.

그는 전체 로켓 무게가 1t이면 1t보다 더 큰 추력이 있어야 한다는 원리를 설명했다. 이에 따라 태권V 추력은 1.2*1400t, 즉 최소 1680t 정도는 돼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10m 높이의 태권V 다리에 터보팬 엔진을 장착한다면 추력 11t짜리 F-22용 터보엔진이 153개 필요하다. 한쪽 다리에 77개씩 장착한다고 하더라도 엔진을 모아두면 효율이 급격히 떨어질 뿐만 아니라 냉각이 안된다는 문제점이 있다.

태권V는 몇 시간 동안 날 수 있을까. 2시간 비행을 가정할 때 연료는 자신보다 더 무거운 2772t이 필요하다. 연료가 전체 로봇 무게 1400t의 2/3를 차지한다고 가정할 때 최대 40분 정도를 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태권V가 우주를 날기 위해서는 로켓 엔진을 장착해야 한다. 엔진 하나의 추진력은 840t이 적절하다. 이를 위해 초당 700kg의 연료가 필요하다. 따라서 약 180초(3분) 이상은 날 수 없다는 결론이다. 1분 30초 동안 우주로 날아간 뒤 곧장 되돌아와야 하는 웃지 못할 일이 발생한다. 현재 전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우주왕복선의 고체 연료도 120초 이상은 타지 않는다.

날 때 비행 자세를 제어하기 위해 해리어 수직이착륙이나 F-35의 수직이착륙 기술이 필요하다. 페가수스 엔진은 노즐 방향을 서서히 바꿔가면 수직으로 이륙한 뒤 앞으로 나가갈 수 있도록 해 준다.

이 밖에도 이날 행사에는 김문상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지능로봇 기술개발사업단 단장이 로봇을 만들기 위한 기획과 설계를 중심으로 각 시스템을 어떻게 유기적으로 연결해야 하는지(시스템 디자인) 설명했다.

또 태권V 디자인을 맡은 이대석 로이앤블럭(Roy n'' Block) 대표는 첨단로봇공학에 맞춰 새롭게 디자인한 태권V를 통해 리얼, 슈퍼, 하이브리드로 진화하는 로봇 디자인에 대해 발표했다.

한편 지난 3월 일본의 로보원(Robo-One) 대회에서 우승한 격투로봇 '태권V'와 '마징가Z'의 한일 재대결 퍼포먼스와 로봇 군무(댄스)도 진행돼 참석자들의 박수를 받았다.

세계일보 인터넷뉴스부 서명덕기자 md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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