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기' 최길성, "직구 하나만 노렸다"

[OSEN=잠실, 김형태 기자] "어쩔 수 없었지 뭐".
김인식 한화 감독은 12일 잠실 LG전이 끝난 뒤 이렇게 소감을 피력했다. 이날 경기는 한화 입장에선 말 그대로 '어쩔 수 없었던' 경기였다. 9회말 끝내기포가, 그것도 파죽의 5연승을 달리던 '괴물 신인' 류현진(19.한화)을 상대로 나올 줄은 아무도 몰랐기 때문이다.
LG 최길성은 2-3으로 뒤진 9회말 끝내기 투런포라는 야구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상황을 현실에서 구현했다. 이 한 방으로 LG는 다 진 경기를 뒤집고 3연패 뒤 2연승을 거뒀다.
최길성으로선 무척 값진 홈런이었다. 팀에 귀중한 1승을 안긴 것은 물론 자신의 실책으로 패할 법한 경기를 자신 스스로가 뒤집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었다.
이날 3루수 겸 4번타자로나선 최길성은 LG가 2-1로 앞선 8회 무사 1루서 데이비스의 중전안타 뒤 릴레이 된 송구를 뒤로 빠뜨려 득점권에 주자 2명을 진출시키는 최악의 상황을 범했다. 결국 김태균의 우전안타가 이어지면서 주자 2명이 모두 홈을 밟아 경기가 뒤집힌 것. 패배의 원횽이 될 뻔했던 상황이다.
하지만 9회 극적인 홈런으로 해피엔딩을 만들면서 최길성은 일약 '영웅'으로 등극했다.
"류현진을 TV에서만 많이 봤는데 직접 상대해보니 역시 좋은 투수였다"고 상대 선발을 치켜세운 그는 "직구 하나만 노리고 9회 타석에 임했다. 운이 따라서인지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또 "2군에선 끝내기 홈런을 많이 쳤는데 1군에선 처음이라 짜릿하고 얼떨떨하다. 이번주 타격 슬럼프가 극심했는데 믿고 기용해준 감독님이 무척 고맙다"고 덧붙였다.
이어서 그는 "8회 실책으로 팀동료들에게 미안했는데 조금이나마 갚아서 기쁘다. 비록 팀은 최하위이지만 선후배 모두 열심히 하고 있으니 팬들의 많은 성원을 부탁한다"고 밝히고 덕아웃으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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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잠실=김영민 기자ajyou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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