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박호진 골키퍼, "승부차기는 정말 싫어요"

2006. 8. 11.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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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2일 서울과의 FA컵 원정경기를 치를 수원 삼성 블루윙즈의 박호진(27) 골키퍼가 서울전 출격 준비를 마쳤다. 그는 승부차기는 부담스럽다면서 정규시간 90분 안에 승부가 났으면 좋겠다며 반드시 이기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지난 7월 29일 대구전 페널티킥에 이어, 8월 1일에는 대전과의 승부차기에서 뛰어난 선방을 보여주며 수원에 2연승을 안겨준 박호진 골키퍼는 "남들은 승부차기에서 못 막으면 본전이고, 막으면 잘한다고 하는데 저는 그렇지 않아요. (이)운재형이 워낙 페널티 킥을 잘 막으시니까 제가 못 막으면 (이)운재형이 있었더라면…. 이라는 소리를 들으니까요"라며 승부차기에 대한 부담감을 털어놨다. 승부차기 자체보다는 이운재라는 커다란 벽에 대한 부담감이었다.

그러나 이운재의 존재에 대해서는 "한국 최고의 골키퍼인 (이)운재형과 함께 운동하는 것은 영광이라고 생각해요. 옆에 있으면 배울 점이 많죠"라고 말하며 긍정적인 대답을 늘어놓았다.

서울과의 FA컵 8강전에 대해서는 "대진이 처음 발표되었을 때는 힘들 거라 생각했어요. 그런데 어차피 붙을 상대라 일찍 붙는 게 잘 됐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하며 자신감을 밝혔다. 특히 "요즘은 진다는 생각이 전혀 안 든다"라며 수원의 팀 분위기가 좋아 이길 거라며 밝은 웃음을 들려줬다.

올 시즌 FA컵을 포함해 12경기에 출장한 경험이 있는 박호진 골키퍼는 국가대표인 이운재(33)가 부상으로 결장이 불가피함에 따라 당분간은 수원의 골문을 지킬 것으로 보인다.

다음은 박호진 골키퍼와의 일문일답.

- 대전과의 FA컵 16강전 승부차기에서 두 번째 페널티 킥을 막았다.

사실 감독님이나 선수들이 (이)운재형이 있었으면 신뢰를 했을 텐데 (이)운재형이 부상으로 없었다. 나보다 (이)운재형이 있었으면 `더 좋은 결과 있지 않았을까`라고 생각할까 봐 그런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

승부차기에 들어가기 전에 동료하고 감독님께서 자신있게 하라고 해서 큰 부담은 없었다. 대전 선수들이 잘못 찼는지, 아니면 제 눈에만 잘 보였는지 잘 됐다. 승부차기하면서 하나만 막자고 생각했는데 운이 좋았다.

- 이운재 선수가 대표팀에 합류한 지난 5월 중순 이후로 계속해서 수원의 골문을 지키고 있다.

게임을 많이 뛰어서 좋다. 사실 내가 주전이 아닌 입장이라서 이런 기회 때문에 운동을 하는 것이다. 언제 기회가 올지 몰라 대기하고 있다가 운 좋게 기회가 왔고, 나름대로 준비를 많이 했다. 지금까지는 잘 된 것 같다.

- 12경기 무승을 달릴 때와 지금과 다른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그때는 팀 분위기가 많이 침체됐었다. 경기도 나가면 이상하게 잘 안됐다. 잘 될 것 같으면서도 잘 안 되니 겁도 많이 났었다. 좀 쉬고 선수도 보강되고 나서는 팀이 좋아져서 선수들 사기가 많이 올라갔다. 게임 뛸 때도 자신감이 많이 생겼고, 어느 정도 감각도 익혀서 분위기가 많이 좋다.

모든 경기에서 진다는 생각은 없다. 서울전도 자신 있다. 지난번에는 홈에서 1-1로 비겼는데 너무 안타까웠다. 지금 서울과 붙은 게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어웨이에서 이기면 기분도 더 좋을 것이다. 서울전 대비해서 준비 많이 했다. 이길 것 같다.

- 지난 5월 24일부터 10경기에서 나와 9실점 했다. 거의 경기당 평균 1점 정도의 실점인데.

내가 나서서 진 경기가 많다. 골을 얼마나 먹든 간에 수비가 워낙 좋으니까 골을 먹는 것에 대해서는 생각을 별로 안 해봤다. 나름대로는 잘했다고 생각하는데 팀이 지고 그러니까 내 실점률에 대해서는 생각하지도 못했다.

- 화려한 선수구성이라는 소리를 많이 듣는다. 그에 따르는 고충도 있을 것 같다. 예를 들면 좋은 수비수들이 있는데도 꼭 실점을 한다든지.

우리도 어차피 똑같은 선수들이다. 좋은 경기도 있고 안 좋은 경기도 있다. 모든 경기에서 다 이길 수는 없다. 넓은 마음으로 이해해줬으면 한다. 선수들이 힘들어 하는 것을 봤다.

선수들이 지고 싶어서 지는 것이 아니다. 모두 땀 흘려서 뛰는 것인데 관중이 야유까지 할 때에는 보람을 못 느낀다. 과정보다는 결과만 가지고 이야기를 하니까 선수들도 그것에 대해 많이 힘들어했다.

- 1999년 선수 생활을 수원에서 시작했다. 이운재 선수의 그늘에 가려 좀처럼 빛을 보지 못했는데. 고충이 많았을 것 같다.

그래서 군대도 가면서 팀을 바꿔보려 했었다. 그런데 상무에 가서도 생각만큼 게임을 못 뛰었다. 수원에 돌아와서도 안 되겠다 싶어서 FA가 됐을 때 사실 기회가 많은 쪽으로 알아보았다.

그런데 축구라는 게 골키퍼가 한 명만 필요한 게 아니니까 수원에 남는 게 낫다고 생각도 들었다. 한국에는 수원보다 좋은 구단도 없고. (이)운재형이 대표선수로 나가면서 기회도 많고, 수원에서 뛰고 싶어서 이적 결심을 접었다.

한국 최고의 골키퍼인 (이)운재형과 함께 운동하는 것은 영광이라고 생각한다. 옆에 있으면 배울 점이 많다. 방도 같이 쓰면서 많은 것을 배운다. 게임은 많이 못 뛰지만 배우는 것이 많다. 괜찮을 것 같다.

- 지난 대구전에서도 승부차기를 막아 수원에 승리를 안겼다. 수원 선수들이 그날의 승리를 박호진 선수에게 많이 돌렸는데.

그때는 주전 선수들이 많이 빠졌다. 그래서 사실 어려운 경기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먼저 골을 넣어 자신감이 생겼다. 동료가 열심히 뛰니깐 저도 뭐 해야겠다 싶어서 열심히 한 것이 잘됐다.

그 경기에서 어려운 점은 없었다. 다른 누가 경기를 했어도 그 정도는 다 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동료가 좋게 봐줘서 감사한다.

- 다음 경기가 상암에서의 원정경기다. 골키퍼라는 위치가 상대 팬들에게 가장 공격을 많이 받는 자리인데.

서포터들이 뒤에서 이야기를 많이 한다. 욕도 하고 안 좋은 소리도 많이 한다. 그런데 경기 중에는 그런 소리를 못 듣는다. 먼데서 반칙이 났거나 했을 때는 서포터들이 말하는 게 들리는데 얘기하는데 거기에 개의치 않는다.

물론 팬들이 던진 것에 맞고 그런 것은 신경 쓰는데 갑자기 모르고 맞았을 때는 기분이 좋을 수가 없다. 그러나 그게 무서워서 피할 수는 없는 것이다. 경기가 끝날 때까지는 그 자리가 내 자리이다.

- 서울전 각오가 있다면?

지난 서울과의 경기에서 홈경기에서 비겨 안타까웠다. 서울에 이겨본 지가 오래돼서 선수들이 다 준비하고 있다. 처음에 대진표 발표 나서는 힘들 거라 생각도 들고 겁도 났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어차피 붙을 상대면 일찍 붙어서 잘 됐다고 생각한다.

서울전에 준비를 잘했던 만큼 좋은 경기 할 것 같다. 내가 할 수 있는 데까지 열심히 하겠다.

- 야구에서도 수비수가 수비를 잘하면 타구가 자기 쪽으로 오길 원한다고 한다. 서울전에서도 승부차기까지 가고 싶은 마음은 없나?

절대 그런 마음은 없다. 90분 안에 끝났으면 좋겠다. 정말 승부차기는 싫다. 남들은 골키퍼가 못 막으면 본전이고 막으면 잘한다고 한다. 그런데 내 입장은 그게 아니다. (이)운재형이 승부차기를 잘 막으니까 (이)운재형이 있었으면…. 사람들이 이런 생각할까 봐 90분 안에 끝났으면 좋겠다.

손춘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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