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끝났다고?..영화보다 재밌는 '엔딩크레딧'

2006. 7. 20. 17:48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청룽(成龍)의 리얼액션 연기가 어떻게 촬영됐는지를 보여주는 'NG장면 모음'은 영화가 끝나고 엔딩크레딧이 올라가는 동안에도 관객의 엉덩이를 붙들어놓곤 했다. 하지만 대부분 영화에서 관객들은 주옥 같은 주제곡과 소중한 스태프의 이름들을 뒤로 한 채 뭐가 그리 급한지 상영관을 빠져나가기 바쁘다. '벅스라이프'(1998) '토이스토리2'(1999) '몬스터주식회사'(2001) 등에 이어 올해 '카'를 내놓은 미국 애니메이션의 명가 픽사(PIXAR) 스튜디오는 이 같은 관객의 성급함을 불허한다. 엔딩크레딧과 함께 나오는 '부록'이 그야말로 배꼽을 잡게 하는 NG퍼레이드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애니메이션에 무슨 NG냐고 묻는다면, 일단 한번 보라는 말밖에.

"큭큭, 아 죄송합니다. 다시 갈게요." "풋, 푸하하하, 아 정말 죄송해요. 이젠 진짜 안 웃을게요." 실사영화 촬영 중 웃음을 참지 못해 NG를 거듭하고 있는 상황인 것 같지만, 애니메이션 '벅스라이프'의 벌레들이 벌이는 에필로그다. '이 작품은 실제 곤충 연기자들을 데리고 촬영한 것입니다'라고 공지라도 하는 투다. '출연자'들의 방귀나 트림이 나와 '촬영장'을 웃음바다로 만들고 "컷" 사인이 나오는 장면 따위는 평범한 유머에 속한다. 모두 특별부록을 위해 애니메이터들이 새로 그려낸 것이다. 의인법의 대가인 픽사 제작진의 장기자랑인 셈.

'토이스토리2'의 장난감 캐릭터들은 촬영현장 에필로그에서 "다음 작품 뭐 할거야?" "어, 나 치약CF 들어왔어"라는 실없는 농담을 주고 받기도 하고, 항상 웃는 표정의 바비인형은 관객이 다 나간 걸 확인하고서야 "아우 볼살 아파"하며 얼굴을 푼다. 카우보이 인형은 '소품'인 로프가 끊어지는 NG가 발생하자 "이거 그냥 끊어진 걸로 대본 바꾸면 안돼요?"라며 감독에게 애교까지 떤다.

'몬스터 주식회사'의 에필로그에서는 '아마겟돈'을 패러디해 한껏 멋을 부리는 슬로 모션 장면에서 주인공이 발을 헛디뎌 촬영을 망치기도 하고, 해당일에 촬영 일정이 없는 다른 '배우'가 괜히 나와서는 촬영을 방해하며 놀리기도 한다. 에필로그마저 다 끝나고 관객이 자리를 일어서려는 순간, '주연배우'들은 '커튼 콜'을 하듯 다시 나와 공연 한판을 벌인다. 객석에는 캐릭터들을 꼭 빼닮은 가족들이 "쟤가 내 아들이라는 거 아닙니까"라며 자랑스레 앉아있다. 이번주 개봉한 '카'에는 어떤 에필로그가 흘러나올까. 자동차들이 자동차극장에서 영화를 보는데, 더이상 밝히면 재미 없겠다.

이밖에도 할리우드 영화에는 엔딩크레딧이 다 올라가는 것을 지켜보지 않으면 관람료가 아까운 작품들이 많다. '콘스탄틴'이나 '새벽의 저주' 같은 경우는 극 전체의 반전에 가까운 부가영상이 숨어있었고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브리짓 존스의 일기'의 에필로그 역시 위트가 넘친다. '황야의 마니투'는 아예 엔딩크레딧을 보지 않으면 후회할 거라고 주인공이 '협박'까지 한다.

현재 개봉 중인 '엑스맨:최후의 전쟁'과 '캐리비안의 해적:망자의 함'에도 크레딧 이후 중요한 부가영상이 숨겨져 있다.

〈송형국기자 hanky@kyunghyang.com〉

- 대한민국 희망언론! 경향신문, 구독신청(http://smile.khan.co.kr) -

ⓒ 경향신문 & 미디어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