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군의 손자' 송일국, '주몽' 톱스타탄생 스토리

MBC `주몽`의 히어로 송일국의 인기가 연일 상종가를 치고 있다. 많은 시청자들은 진흙물까지 마시며 몸을 아끼지 않는 그의 연기투혼에 호감을 숨기지 않고 있다. 고구려의 시조로 성장해갈 주몽의 일대기를 그가 어떻게 표출할지 기대가 되는 대목. 하지만 송일국의 이런 열연엔 그간 그가 여러 작품을 거치며 닦아온 연기내공이 녹아있다고 볼 수 있다.
2002년 본명 송일국으로 유턴 인기가도
2002년 월드컵 열기에 드라마가 기를 못 펴던 여름, 처녀 오연수가 유부남 조민기와 위험한 사랑에 빠지는 KBS 드라마 `거침없는 사랑`에서 송일국은 텍스타일 디자이너이자 오연수를 짝사랑하는 나영재 역할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월드컵과 겹쳐 시청률 면에선 고전했던 드라마였지만 풋풋한 마스크를 가진 연기자 송일국은 시청자들의 눈도장을 받을 수 있었다.
그 전 해 MBC 베스트극장 `미인시대`편에 출연했을 땐 예명인 장준하를 사용, 많은 네티즌들의 궁금증을 유발한 바가 있지만 `거침없는 사랑`부터 본명인 송일국으로 다시 유턴, 마니아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98년 데뷔했지만 별다른 빛을 보지 못하던 그의 행보는 이후 승승장구했다. 2002년부터 2003년까지 방영된 KBS1TV소설 `인생화보`는 아침드라마이면서도 대박시청률인 20%를 훌쩍 넘어 30%에 육박하는 인기가도를 달렸고, 주인공으로 출연한 그의 이름 석자를 각인시키는데 큰 기여를 했다. 한국전쟁시기를 배경으로 돈가방 때문에 서로 인생이 뒤바뀐 두 가족들의 인생역정을 그린 드라마다.
송일국은 돈과 야망을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든 서슴지 않으며 형에 대해 카인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는 야망집착형 캐릭터 `형식`으로 출연했다. 하지만 그는 야망에 집착하면서도 순애보적인 사랑을 보여주는 이 캐릭터의 순수한 매력을 절묘히 뽑아내며 `악인`이 아닌 복합적인 캐릭터로 보여지게 만들었다. 결국 그는 2002 년 KBS 연기대상 신인상을 거머쥐며 본격적인 송일국시대를 예고했다.
KBS 사극 `장희빈`(2002년 11월~2003년 10월) 에선 그가 출연하면서 드라마 시청률이 상승했다. 김혜수가 장희빈으로 열연한 이 드라마에서 송일국은 인현왕후편인 서인세력 김춘택으로 중간 투입됐다. 재미있는 사실은 그의 어머니 김을동이 장희빈의 상궁으로 출연해 아들과 극중 적대관계에 놓여졌다는 점. 권선징악 형 드라마의 시청률 패턴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김춘택 송일국이 등장하고 인현왕후가 궁으로 돌아오며 시청률이 가파른 상승세를 띄었다는 점은 어쨌든 그의 존재에 힘을 실어줬다.
이후 `장희빈`과 비슷한 시기에 출연한 KBS `보디가드`에선 차승원과 한고은을 놓고 사랑의 대결을 벌였고, 2004년 MBC의 아침드라마 `물꽃마을 사람들`(2004년 1월 ~ 6월)에선 사고를 당한 아내를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하는 지고지순한 남자 성우로 분했다. 한걸음씩 차분히 연기력을 닦아나간 셈이다. 그의 탄탄대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 애정의 조건` `해신` `주몽`까지 시청률 탄탄대로
그를 톱스타로 올려놓은 작품 2004년 `애정의 조건`(2004년 3월~10월)에선 주연이 아닌 조연급으로 중간에 투입돼 출연했다. 그러나 후반부엔 주연급으로 부상해 드라마의 인기를 견인했다. 특히 원래는 아내 한가인의 과거를 알고 괴롭히는 남편 역할로 국한된 캐릭터였지만 송일국의 비중이 커지면서 나중엔 아내를 사랑으로 보듬고 해피엔딩을 이루는 듬직한 모습으로 바뀌었다.
이 드라마에서 송일국은 과거있는 아내를 사랑하는 나장수의 심리를 잘 대변하며 대중적인 인지도를 높였다. 멜로드라마의 남자 주인공다운 매력을 뽐내며 많은 여심을 흔들었던 셈. 이 드라마는 2004년 주말극으로 시청률 40%를 훌쩍 넘겼던 화제작이었다.
확실히 인기스타로 각인된 그가 다음에 선택한 작품은 쉽게 멜로적 코드로 인기를 이을 수 있는 작품이 아니라 선굵은 사극 KBS `해신`(2004년 11월 24일~2005년 5월) 이었다. 이 드라마에서 그는 스타성 뿐만이 아니라 확실히 연기파 배우로의 면모를 드러냈다. 염장은 어렸을 적 부터 해적들의 손에 키워진 인물로 정화를 평생사랑하면서도 장보고와 운명의 대결을 벌인다.
염장의 우수에 젖은 듯하면서도 복합적인 카리스마는 여성팬들은 물론 남성들의 마음역시 사로잡았다. 염장의 드라마란 말이 나올 정도였다. 이 드라마는 시청률 30%를 웃도는 인기드라마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스크린에서도 그의 활약은 이어졌다. 그가 손예진과 호흡을 맞춘 영화 `작업의 정석`(2005)이 관객수 200만 명을 웃도는 기록을 올려 스크린에서도 입지를 높였다.
현재 출연중인 MBC `주몽`역시 방영 한 달 만에 시청률 30%를 넘기며 주간 시청률 순위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의 대박 행진이 그치지 않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주목할 것은 그의 출연작이 번번히 인기 홈런을 날리고 있다는 것이 아니다. 여러 드라마들을 인기가도로 달리게 한 주연배우 송일국이 오랜 무명을 거쳤고, 히트작이냐 아니냐를 떠나 다양한 작품들 속에서 한발 한발 자신의 인지도와 연기내공을 닦아왔다는 것이다.
항일독립투사 김좌진 장군의 외증손자인 송일국은 `주몽` 캐스팅 당시 어머니의 권유로 출연하면서 `운명`임을 직감했다. 또 `김좌진 기념사업` 준공식을 위해 방문한 중국 헤이룽장성 하이린시에서 드라마에 쓰일 활을 직접 구입하기도 했다.
그가 `주몽`에서 펼칠 연기에 기대를 갖게 만드는 것 역시 그가 이제껏 보여온 연기자로서의 성장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그가 `주몽`을 통해 그의 경력에 어떤 수식어를 덧붙여줄지 주목된다.
(사진 = MBC, KBS 제공)[TV리포트 하수나 기자]
'가이드 & 리뷰' 방송전문 인터넷 미디어 'TV리포트'
제보 및 보도자료 tvreport.co.kr <저작권자 ⓒ 파이미디어 TV리포트>
Copyright © TV리포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