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인터뷰] 김한원 "'N리그 득점왕' 이미 잊어버렸어요"



[마이데일리 = 김현기 기자] 지난해 N리그(K2리그) 득점왕 김한원(24·인천)에게 22일은 또 다른 축구인생의 전환점이었다. 울산과의 2006 삼성하우젠 K리그 10라운드 원정경기에서 고대하던 프로 데뷔골을 터뜨렸기 때문이다.
김한원은 후반 8분 김치우의 침투 패스를 받은 뒤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왼발슛을 시도, 울산의 골망을 흔들었다. 대학 졸업 후 불러주는 데가 없어 해병대 선수 모집에 응했던 김한원. 이후 수원시청에서 N리그 득점왕에 올랐던 그에게 울산전 득점은 '작은 신화'의 또 다른 막이었다.
그러나 김한원은 들 떠있지 않았다. 그에게 첫 골은 '실업무대용'이라는 오명을 듣지 않기 위한 각오와 의지를 더욱 다져주는 기회였다.
▲ "어떻게 얻은 기회인데"
당연히 첫 골 소감을 물었다. 밝은 미소와 함께 안도의 기색도 엿볼 수 있었다.
"정말 좋죠. 프로와서 처음 터뜨린 골이라 너무나 소중하고, 남다른 기분입니다"
하지만 그게 끝은 아니었다. 힘차게 도전한 프로무대였건만 김한원에게 먼저 부딪힌 장벽은 경쟁이 아닌 부상이었다. 중국 쿤밍에서 있었던 겨울 전지훈련 때 발목 부상을 당했고, 이 때문에 치료차 한국으로 돌아오기도 했다는 김한원은 지난달 25일 전북전에서 옆구리를 다쳐 또 한번 축구화를 잠시 벗어야 했다.
그래서인지 첫 골은 지난 몇 달간의 마음고생을 털어주는 기폭제이기도 했다. 김한원은 "어떻게 얻은 기회인데 쉽게 포기하겠습니까. 침울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라며 당시 심정을 전했고, 부상 치료에 전념하면서 그라운드에 서기만을 기다렸다고 밝혔다.
▲ "N리그, 용병만 없을 뿐입니다"
N리그 득점왕이 바라보는 실업과 프로의 차이는 어떤걸까.
때마침 FA컵 32강에서 실업과 대학팀의 돌풍이 불었기에 넌지시 질문을 던졌다. '기술이나 전술적인 면에서 이러이러한 이가 있다'는 답변을 생각했지만, 그는 이런 예상을 깨고 단 한가지만을 지적했다. 그것은 바로 K리그 팀들에게만 있는 용병이었다.
"사실 실업과 프로의 차이는 거의 없다고 생각합니다. 단지 있다면 프로엔 외국인 선수들이 있고, N리그엔 없다는 거겠죠. 국내선수들끼리만 놓고 본다면 거의 백지 한 장 차이가 아닐까 합니다. 올해 FA컵 결과도 그렇고, 지난해 미포조선의 준우승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결과라고 봅니다"
김한원은 N리그 선수들이 K리그에서 적응하지 못하는 원인으로 심적인 부담을 들었다. 단 1분만 뛰어도 뭔가 보여줘야한다는 마음 때문에 자기 플레이를 발휘하지 못한다고 전했다. 따라서 자신은 지난해의 편안한 그 기분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중이라고 말했다.
▲ 김한원의 모델은 '성남 스트라이커 모따'
물론 N리그와 K리그의 차이가 없다는 말은 전반적인 리그의 수준을 논한 것일 뿐, 김한원 자신은 K리그 수비수들이 상당히 강해 계속 연구 중이라고 한다. 그는 "견제가 심하고, 많이 부딪히더군요"라고 전하면서 "느슨한 면이 거의 보이지 않습니다"라고 답변, 지난해보다 한 발 더 움직이겠다고 다짐했다.
김한원이 K리그에서 가장 인상적으로 지켜본 선수는 성남의 브라질 용병 모따였다. 순간순간 발휘하는 개인기와 노련미는 자신 뿐 아니라 주위에서도 '정말 축구 잘한다'는 감탄사가 나오게 한다고 말했다. 모따 외엔 지난해 K리그 득점왕인 울산의 마차도가 배울 점이 많은 선수라고 전했다.
팀내 경쟁도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었다. 인천에도 라돈치치와 셀미르, 방승환, 이준영 등 훌륭한 공격수들이 많지만, 김한원은 선의의 경쟁으로 자신이 잡은 기회를 멋지게 살려놓겠다고. 최근 방승환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지만, 김한원은 "실력으로 주전을 꿰차고 싶다"며 '무임승차'를 거절했다.
▲ "재미있는 경기 약속할게요"
김한원에겐 올시즌 3개의 목표가 있다. 하나는 소속팀 인천의 다음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진출이고, 두번째는 K리그에 완벽하게 적응하는 것. 마지막은 무승부가 속출하는 K리그를 재밌게 만들어 팬들을 불러모으는 데 일조하는 것이다.
특히 N리그 득점왕이라는 점은 '실업무대 대표선수'라는 타이틀까지 자연스레 붙여줬기에 김한원은 훈련과 연습을 게을리 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실업으로 내려가는 일은 결코 없을 겁니다. N리그 득점왕은 이미 잊은 지 오래입니다. 부담감만 떨쳐낸다면 아마추어 수준에 불과하다는 말을 듣지 않을 것이라 자신합니다"
소속팀 장외룡 감독으로부터 '프로와 실업 사이에 다른 점 하나가 있으니 찾아보라'는 말을 들었다는 김한원. 울산전 골로 김한원은 그 '하나'를 찾는데 더욱 큰 힘을 얻지 않았을까.
[22일 울산전에서 프로무대 데뷔골을 터뜨린 지난해 N리그 득점왕 김한원. 사진제공 = 인천구단]
(김현기 기자 hyunk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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