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토로라 제트 MS600








최초의 플립, 최초의 폴더. 그간 모토로라가 선구자적 역할을 해온 휴대폰의 트렌드다. 휴대용 전화기에 있어서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만큼 그들이 시장을 주도하지는 못했어도 새로운 형태의 휴대폰을 선보이는 것에 대해서는 늘 앞서 있었다.
지난해 모토로라는 기존 폴더폰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두께의 레이저 모델을 선보였다. 그리고 올해 들어 내놓은 제트 모델은 슬라이드폰의 슬림 모델이다.
■ 얇게, 더 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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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립이 그랬고, 폴더가 그랬으며, 듀얼폴더가 기본이 되어버린 것처럼, 슬림폰이라는 형태도 시장을 주도하는 하나의 흐름이다. 작지만 두꺼워 주머니에 넣고 다니기가 불편했던 것과 달리 슬림폰은 넓지만 두께가 얇기 때문에 갖고 다니기에는 훨씬 편안하다.
이런 까닭에 작년 선보인 레이저 이후 폴더형은 물론 바폰이나 슬라이드폰에서도 두께를 줄이려는 노력이 많이 보이고 있다.
이미 슬림 폴더로 시장의 방향을 바꾼 모토로라다 보니, 제트 모델의 얇은 두께가 그다지 낯설지는 않다. 제트는 얇은 두께를 슬라이드폰에 적용한 모델이며 그 두께는 14.8mm에 불과하다. 앞서의 특징처럼 작은 크기는 아니지만 어지간한 휴대폰 두께의 절반 수준까지 될 정도로 얇다는 이유로, 휴대성은 매우 좋은 편이다.
슬림 스타일 이전에, 제트는 슬라이드폰이다. 슬라이드 부분을 위로 올리면 키패드가 나오는 가장 일반적인 형태. 슬라이드는 반자동식이어서 살짝만 밀어 올려주면 쉽게 완전히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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얇을 뿐 면적은 상당히 넓다. 게다가 슬라이드폰이기 때문에 이처럼 커다란 LCD를 넣을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으로 작용한다. |
다소 큰 크기라고 했다. 그만큼 전면 넓이가 넓다는 얘기다. 이 넓은 크기를 십분 활용해 2.2인치에 달하는 QVGA급 TFT LCD를 채용했다. 해상도가 높아 보다 질 좋은 화면을 맛볼 수 있으며 높은 해상도로 인해 눈이 피로해질 수 있는 부분은 대형 LCD로 커버하고 있다.
액정 패널은 6비트 모듈을 적용해, 최대 표현 색상 수는 26만 컬러다. LCD가 크지만 배터리가 아래로 배치되어 있기 때문에 슬라이드를 펼쳤을 때 윗부분이 기울어지는 문제가 없다. 전체적인 무게 균형을 생각하지 않더라도 LCD 크기에 비해 윗부분의 무게가 가벼운 편이라는 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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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측면에는 이어폰 단자 및 인터페이스 단자, 볼륨 등의 기능을 수행하는 버튼이 배치되어 있다. |
오른쪽 측면에는 단지 카메라 기능의 셔터만 있을 뿐이다. |
이런 얇은 두께에 요즘 휴대폰에서 갖추고 있는 다양한 부가기능까지 넣었다. 130만화소급 디지털카메라에 휴대용 음악재생기의 역할도 수행하며 초시계, 바이오리듬 및 운세, 그림일기, 영어사전 등 하드웨어, 혹은 소프트웨어적으로 구현되는 다양한 기능성을 겸비하고 있다.
■ 어딘가 어설프다?
얇은 두께의 슬라이드 방식, 이른바 슬림 슬라이드폰. 이것이 아마 제트를 표현하는 가장 알맞은 문구일 것이다. 제트는 눈에 확 띌 정도로 얇은 두께면서도 슬라이드 방식을 적용해, 휴대성과 사용성을 모두 높였다. 여기에 더해진 각종 부가기능, 특히 카메라 기능과 같은 별도의 하드웨어를 필요로 하는 기능은 어떻게 여기에 들어갈 수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눈길을 끈다.
이처럼 그저 봐서는 너무 좋을 것만 같았던 기능이지만 막상 쓰다 보면 모자라 보이는 점이 눈에 많이 들어온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130만 화소급 디지털카메라. 슬림폰에서 현재 취할 수 있는 것으로는 가장 높은 화소급에 속하겠지만 플래시가 달려있지 않아 어두운 곳에서 거의 무용지물인 데다 셔터 딜레이 시간이 다소 길기 때문에, 원하는 사진을 얻어내기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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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자동 슬라이드 방식은 원터치로 개방할 수 있어 편리하다. 윗부분과 아랫부분의 무게 배분이 상당히 좋기 때문에 들고 쓰기 편안하다. |
슬림형 휴대폰에서는 넣을 수 있는 카메라 화소수에 한계가 있다. 현재로서는 이 130만 화소급이 한계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하지만, 화소수를 떠나, 플래시가 없고, 셔터 딜레이가 길다는 점은 카메라의 활용도를 저해하는 중대한 요인이 된다. |
휴대용 음악재생기로의 기능성은 흔히 쓰는 MP3 포맷이 아닌, 별도의 변환 과정을 거쳐야 하는 탓에 꽤나 번거로우며, 128폴리 3D 사운드는 현재로서는 내장된 3D 벨소리에서나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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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은 면적에 슬라이드인 관계로 각종 버튼이 모자라지 않고, 간격도 넉넉한 편이다. 다만, 무각인 패드에 요철이 거의 없기 때문에 사용시 잘못 누르기 십상이며, 슬라이드폰임에도 마이크가 윗부분에 달려 있어, 통화시 불편을 초래할 수 있다. |
디지털카메라와 휴대용 음악재생기 등에서의 사용을 목적으로 약 55MB 가량의 메모리가 내장되어 있지만 USB 연결을 통한 이동식 디스크로의 활용은 오로지 별도의 메모리를 써야만 가능하다는 점 역시 활용도를 떨어뜨리는 요소 중 하나다. 게다가 이 별도의 메모리는 배터리를 제거하지 않고는 탈착이 불가능하다는 점 역시 문제로 지적할 수 있겠다.
부가 기능 등의 문제만이 아니더라도 아쉬운 점은 있다. 가장 크게 눈에 띄는 부분이 슬라이드폰의 특징을 제대로 살려내지 못한 마이크 위치다. 슬라이드폰의 특성상 사용할 때는 길이가 늘어나게 되는데 스피커와 마이크 모두 LCD가 위치한 윗부분에 배치되어 있기 때문에 늘어난 길이를 전혀 활용하지 못한다.
이 경우 마이크가 입에서 상당히 멀어지기 때문에 야외나 공공장소 등 사람이 많고 소란스러운 곳에서의 사용이 불편해진다. 이 밖에도 요철이 없는 무각인 패드와 균일하지 못한 백라이트 또한 아쉬운 부분으로 꼽을 수 있다.
두께 14.8mm의 초슬림 슬라이드폰, 이것이 모토로라 제트가 갖는 최대의 특징일 것이다. 각진 디자인과 얇은 두께, 넓은 LCD가 고광택 검정 색상과 어우러져 한껏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뽐낸다. QVGA급 해상도를 갖는 18비트 TFT LCD는 보다 높은 품질의 화면을 제공하며, 적절한 무게 배분과 원터치 슬라이드는 사용에의 편의성을 더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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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는 두께가 얇은 전용 충전지를 쓴다. 배터리 아래로 있는 것이 T플래시 슬롯으로, 배터리를 빼지 않고는 메모리을 넣을 수 없다는 문제가 있다. |
하지만 얇은 두께와 다양한 부가 기능을 동시에 갖추려다 보니, 전체적인 완성도 면에서는 다소 소홀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실용적이지 못한 카메라와 음악재생기능, 너무 생소한데다 사용이 불편하기 때문에 사실상 활용도가 0%에 가까운 메모리 확장 기능 및 이동식 저장장치로의 기능성, 마이크 배치로 인한 문제 등은 얼마든지 개선할 여지가 있다. 또 구태여 욕심내서 부가해야 할 기능이 아닌 것도 있다.
사람들은 단지 슬림 슬라이드폰이기 때문에라도 충분히 매력을 느낄 것이다. 하지만 모토로라는 제트에 대해 욕심이 과했던 것은 아닐까 싶다. @Buzz
권찬 객원기자(firstaid@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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