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도 헷갈리는 우리말]꽂다, 꼽다

2006. 4. 11.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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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최소영기자] "호기를 떨며 승용차 문을 잠갔는데 열쇠를 꼽아두고 내리는 바람에 OO카 서비스를 받았다."

흔히 쓰고 듣는 말입니다. 그런데 이 '꼽다'라는 말은 여기에 어울리지 않습니다. 여기엔 '꽂다'란 단어를 써야 맞습니다. 왜냐하면 무엇을 끼운다는 뜻을 가진 말은 '꼽다'가 아니라 '꽂다'이기 때문입니다.

'꼽다'에는 끼운다는 뜻이 없습니다. '꼽다'는 수를 세려고 손가락을 하나씩 구부린다, 골라서 지목한다는 뜻을 가진 말입니다. 그리고 '꽂다'의 경상·전남·충청·함경도 방언, 즉 사투리입니다. '꽂다'는 쓰러지거나 빠지니 않게 세우거나 끼운다, 내던져서 거꾸로 박히게 한다는 뜻입니다. 그러니 기사를 쓸 때는 '꽂다'의 의미로 '꼽다'를 쓸 수는 없습니다. 생일 케이크에 초를 꽂다, 태극기를 꽂다 등등 어디에 무엇을 끼운다고 말할 때는 '꽂다'만 써야 합니다.

예문을 들어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꽂다'는

ㄱ. 필통에 꽂아 둔 빨간 펜이 없어졌다.

ㄴ. 고함을 내지르며 검을 바닥에 꽂았다.

ㄷ. 기합 소리와 함께 상대를 바닥에 힘껏 꽂았다.

다음으로 '꼽다'는

ㄱ. 그 사람은 신문을 읽다 갑자기 손가락을 꼽아가며 계산을 했다.

ㄴ. 아이는 매일 제 생일이 언제인지를 물으며 받고 싶은 것들을 꼽았다.

ㄷ. 이번 조사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가장 심각한 사회문제로 '노후생활 보장'을 꼽았다.

다시 한번 설명하자면 꽃은 꽃병에 꽂고, 손가락은 하나 둘 꼽습니다.

최소영기자 choi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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