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 WBC가 한국에 준 최고선물

[마이데일리 = 이석무 기자]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국내파 투수 중 가장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선수를 꼽으라면 단연 오승환(25·삼성)이다.
그가 이번에 보여준 기록은 놀랍기만 하다. 오승환은 4경기에 등판해 3이닝동안 점수는 커녕 단 1개의 안타와 볼넷도 내주지 않았고 삼진은 3개를 잡았다.
유일한 출루는 1라운드 중국전에서 기록한 몸맞는공. 이번 대회에서 3이닝 이상 던진 투수 중 안타와 볼넷을 전혀 허용하지 않은 선수는 오승환과 'K-로드' 프란시스코 로드리게스(베네수엘라) 2명뿐이었다.
특히 '애너하임 대첩'이라 불린 16일 일본전에서 마지막 두 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운데 이어 패한 4강전에서도 일본의 세 타자를 공 9개로 처리하며 일본에 강한 인상을 심었다.
오승환의 빼어난 투구는 미국 현지에서도 화제가 되고 있다. 미국과의 경기 후 벅 마르티네스 미국 감독은 "당장 메이저리그에서도 구원투수로 통할 것"이라고 감탄사를 연발했고 상대팀 포수 마이클 배럿은 "마치 110마일을 던지는 것 같다"며 놀라움을 표시했다.
심지어 WBC 공식홈페이지는 이번 대회에서 오승환을 이승엽과 함께 '대회를 빛낸 최고의 주역 5명'으로 꼽으며 'Oh, My Goodness'라는 감탄사와 함께 '스트라이크를 던지는 기계'로 표현했다.
선동열 삼성 감독은 지난해 신인 오승환을 마무리로 기용하면서 '내 신인때보다 훨씬 낫다'며 자신의 후계자로 점찍었다. 언론으로부터는 '리틀 선동열'이라 불렸다. 하지만 이제는 '리틀'이라는 말이 어울리지 않을 만큼 그의 명성은 국제적으로 치솟았다.
지난해 신인왕과 한국시리즈 MVP를 거머쥐며 최고의 마무리로 자리매김한 오승환은 WBC를 통해 세계적인 투수로 발돋움했다. 그의 나이가 아직 만으로 23살밖에 안됐음을 감안하면 입이 벌어질 정도다.
이번 대회를 통해 병역혜택이라는 부상까지 얻은 오승환이 앞으로 한국 야구역사를 어떻게 써나갈지 벌써부터 팬들의 관심은 고조되고 있다.
[만 23세 나이에 세계적인 투수로 발돋움 한 오승환. 사진〓마이데일리 DB]
(이석무 기자 smle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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