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소자 "여성 교도관에게도 성추행 당하는 일 많아"

"남성 교도관이 女재소자 손, 등, 엉덩이 만지고 야한 농담 던지는 것은 성추행이라 생각도 안 해""교도소 내 남성 의사 진찰과 상담 과정에서 여성 재소자들 특히 성적 수치심 느껴""교도관들의 재소자 보는 시각이 비인격적인 경우 많아 성추행 문제 더 악화""강간으로 4차례 수감과 출소를 반복한 강간범에게 단 한번의 정신 치료나 상담도 안 이뤄져""재소자들, 성범죄자 정신 이상 느끼는 경우 많지만, 정작 교도소에서는 아무 조치 없어""여성 교도관도 자신의 몸을 만지게 하거나, 여성 재소자 가슴 만지는 등 추행"
******************** 이하 인터뷰 전문 ********************
▶ 진행 : 신율 (CBS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 출연 : 조석영 (출소자)
- 조석영씨는 직접 구치소와 교도소를 경험했고, 여성 출소자들과도 얘기를 많이 나눈 걸로 알고 있다. 최근 여성 재소자의 자살기도나 교도관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여성들의 폭로가 잇따르고 있는데, 교도소나 구치소에서 이런 일들이 벌어질만한 환경이 돼있다고 보나?
충분히 그럴 여지가 많고, 실제로도 그런 일들이 비일비재하다. 청주 여자 교도소를 제외하고는 모든 교도소나 구치소가 남성 위주로 운영되고 있어서 교도관도 남성이 대부분이다. 여성 재소자가 직원 식당에서 일하거나 진찰을 받거나 상담을 할 때는 남성 교도관과의 접촉을 피할 수 없다. 특히 상담을 할 경우 남성 교도관과 단둘이 있기 때문에 그런 일이 자주 일어난다. 가장 큰 문제는 대다수의 교정공무원들이 수용자를 하나의 인격체로 보지 않고, 천시하고 멸시하는 존재로 보는 것이다.
- 실제로 여성 출소자들로부터 교도소 내에서 성추행 당했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있나?
여성 재소자들의 경우는 범법 행위에 노출된 사람들이라서 남성 교도관이 손이나 등, 엉덩이 등 신체를 만지거나 성적으로 야한 농담을 하는 정도는 아예 성추행이라고 깨닫지도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 교도소에 그런 일들을 막기 위한 조치는 없나?
조치라고 해봐야 '남성 교도관이 여성 수용소에 갈 때 여성 교도관의 동행없이 갈 수 없다'는 정도가 고작이다. 실제로 성폭력 피해가 발생하는 경우는 공개된 수용시설에서가 아니라, 부위심사나 교화상담, 진찰 등을 할 때 일어난다. 구치소나 교도소엔 의무과의 간호사를 제외한 나머지 인력은 대부분 남성 교도관이기 때문에, 교도관이 보는 앞에서 진찰을 받아야 할 경우 그런 일들이 많다고 한다.
- 어떤 점이 개선돼야 할까?
교도관의 인성 교육이 우선되어야 한다. 수용자들이 교도소 내에서 교도관으로부터 받는 인격모독이나 폭력, 성추행 정도는 상상을 초월한다. 우리가 아무리 일반인들을 이해시키려고 해도, 일반인들은 교도소라는 특수한 환경 자체를 이해 못하기 때문에 그런 내용도 이해를 잘 못하는 것 같다. 그리고 여성 수용자를 위한 여성 교정공무원이 많이 확보돼야 한다.
- 구체적 사례를 든다면?
남성 교도관들이 엉덩이를 툭툭 치는 일도 많고, 또 여성 교도관으로부터도 성추행에 가까운 일을 당하는 경우도 많다.
- 여성이 여성에게?
그렇다. 가슴을 만진다든가, 여성 교도관이 여성 수용자 시설 내에서 샤워를 할 때 여성 제소자가 같이 옷을 벗고 와서 때를 밀게 한다든가 맛사지를 하게 하면서 신체 부위를 만지거나 찌르면서 모욕적인 말을 한다고 한다. 이런 것들에 대해 여성 수용자들은 같은 여성끼리이므로 성추행이라고 생각하지 않기도 하는데, 이런 것도 성적 모독이 맞다.
- 성범죄 때문에 수감된 사람이 재범을 저지르는 경우도 많나?
그렇다.
- 성범죄 재범이 많은 이유는 뭘까?
술에 취했다거나 젊은 시절 친구들과 어울려서 단 한번의 성범죄를 저질렀다고 하더라도, 그런 범죄를 저질렀다는 자체가 이미 정신적으로 문제점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단발성 성범죄의 경우에도 정신적 문제가 있다면 교도소 수용 시설에 있을 때 정신과 상담을 받거나 치료를 받아야 하는데, 심지어 수차례 성범죄를 저지른 사람조차 별도로 상담을 받거나 카운슬링을 하는 경우가 단 한번도 없었다. 그런 조치가 이루어져야 재범을 막을 수 있다. 어떤 형제는 같이 4번이나 성범죄를 저질러서 4번 실형을 받아 복역했음에도 불구하고 상담 등은 아무것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런 사람들은 옆에서 한눈에 봐도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음을 바로 알 수 있다. 그건 우리 뿐 아니라 교도관들도 다 느낀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담 치료가 이루어지지 않는 이유는?
인력 부족이 가장 큰 문제다. 현재 교도소 의료 인력 중 정신과적 치료를 할 수 있는 사람은 단 한명도 없을 것이다. 외부에서 오는 의사가 한두명 있을 순 있겠는데, 2004년까지는 단 한명도 없었다. 그러니 상담 치료가 불가능하다. 그리고 교정공무원 중에는 교화상담을 전문으로 하는 교회직이라는 직책이 있는데, 그런 사람들도 일반 범죄자에 대해선 나름대로 공부를 할 지 몰라도 성범죄자에 대해서는 특별한 소견이나 상담을 해줄 만한 소행을 갖추지 못했다. 그리고 수용자를 하나의 인격체로 보지 않는 것도 큰 문제다.
- "성범죄자에게 전자팔찌를 끼우자"는 얘기가 나오는데, 실효가 있을까?
안된다고 생각한다. 전자팔찌를 채우면 성범죄를 저지른 사람을 잡기는 쉬울 것이다. 그런데 원래 범죄자들은 감시가 있으면, 어떻게든 감시를 벗어나려는 시도를 끊임없이 한다. 그런 것에서 쾌감을 느끼는 경우도 많다. 성범죄자는 정신적 문제가 있는 사람인데, 팔찌가 성범죄 자체를 예방하는 수단은 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전자팔찌를 채워 감시하는 건 그 사람이 갱생할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전자팔찌는 성범죄자를 갱생시켜 사회인으로 포함시키는 게 아니라, 사회로부터 영원히 추방하는 시도다. 범죄자를 새 사람을 만드는 건 감시가 아니라 따뜻한 사랑과 인간적 대우이다. 상습재범을 예방하는 가장 빠른 길도 범죄자를 범죄자가 아니게끔 바꾸는 것이다.
- 교도소 내에서 일어난 여성 제소자 성추행 사건에 대해 은폐 의혹이 일고 있는데, 은폐할 수 있는 상황이 충분하다고 보나?
열에 아홉은 교도관들이 은폐하려고 한다. 소장부터 시작해 교정공무원들 7~8명이 자기들끼리 서류를 위조하면서 은폐하려는 경우를 내가 직접 겪기도 했다. 교도소는 특수하게 격리된 시설이기 때문에, 그런 은폐 시도는 끊임없이 이루어지는 걸로 알고 있다. 여성 재소자가 그런 일을 당했을 때 항의하거나 밝히려고 해도 믿어주지 않는다. 그래서 성추행을 당해도 밝히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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