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줌싸게 우리 아이, 방학때 ''야뇨증'' 치료해주세요

2006. 1. 17.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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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사이 이불에 지도를 그린 아이에게 키를 씌워 소금을 얻어오게 하던 일은 그저 추억일 뿐이다. 이제는 5살이 넘은 아이가 밤에 오줌을 싸면 '야뇨증'으로 부른다.

김성현(6·가명)군은 거의 매일 밤 이불에 소변을 본다. 김 군의 엄마는 무작정 혼낼 수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아이의 상태를 지켜보기로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상태가 좋아지지 않아 결국 병원을 찾았다. 초등학생이 야뇨증을 보이면 고민은 더 심하다. 일주일에 한번 정도 밤에 오줌을 싸는 김지예(9·가명)양은 학교에서 하는 캠프에 참석하기가 겁날 정도다.

이렇게 야뇨증은 아이와 학부모 모두에게 걱정거리일 뿐이다. 방학이 되면 소아과나 비뇨기과는 자녀의 야뇨증을 치료하기 위한 부모와 아이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오줌싸개, 우리 아이

야뇨증이란 일반적으로 자는 동안 소변이 무의식적으로 배출되는 현상을 말한다. 치료의 대상의 되는 야뇨증은 5세 이상의 연령에서 비뇨기계에 뚜렷한 이상이 없는 경우로 국한한다. 보통 한 달에 한번 이상 잠자리에서 오줌을 싸면 야뇨증으로 간주하며, 병원을 찾는 아이들은 일주일에 세 번 이상 '실례'를 하는 경우가 많다.

대한 소아비뇨기과학회에 따르면 우리 나라 5∼12세 남자 어린이의 16%, 여자 어린이의 10%가 일년에 한 번 이상 이불에 오줌을 싼다. 이들 중 매일 오줌을 싸는 어린이는 3.1%이며, 일주일에 한번 정도가 9.8%, 한 달 이상에 한번은 51.1%로 나타났다. 유치원생의 경우 남자는 29%, 여자 22%가, 초등학생의 경우 남자는 11%, 여자는 7%가 오줌싸개로 나타나 상대적으로 남자아이가 많다. 야뇨증을 보이는 성인은 전체 성인의 0.5∼1% 정도 수준이다.

야뇨증의 원인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유전적 요인, 방광의 크기, 수면시 각성장애 등이 복합적으로 관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신적인 측면도 어느 정도 원인을 제공하는 데, 주의가 산만한 아이들의 경우 야뇨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치료는 이렇게

과거에는 야뇨증을 특별한 치료를 하지 않아도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낫는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최근 야뇨증이 어린이의 성격 형성이나 정신적, 사회적 건강에 상당한 악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분위기다.

야뇨증은 어린이를 심리적으로 위축시키고 여름캠프, 야영 등 교외 활동에 참가하는 것을 꺼리게 할 수 있다. 또 야뇨증은 교우 관계를 형성하고 자아를 발달해야 하는 시기에 발생하기 때문에 매우 심각한 성격 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

야뇨증의 치료는 크게 약물 치료 요법과 경보기를 이용한 행동 요법으로 나뉜다. 약물 치료는 야간에 정상적인 항이뇨호르몬 분비를 도와주는 일종의 호르몬 치료다. 대개 70∼80%에서 좋은 효과를 보이며, 코에 뿌리는 스프레이와 먹는 알약의 두 가지 종류가 있다. 부작용이 거의 없고 안전하지만 드물게 수분의 체내 축적으로 인한 전해질 이상을 일으킬 수 있다.

행동 치료에 대표적으로 사용되는 것이 야뇨 경보기이다. 아이의 속옷에 조그마한 경보기를 달아 오줌을 싸면 '삐∼' 소리가 나게 하는 치료법이다. 이를 자꾸 반복하면 나중에는 방광에 소변이 찼을 때, 배뇨가 일어나기 전 스스로 일어나 소변을 보는 습관을 몸에 익히게 된다. 행동치료법은 약물 치료보다 성공률이 높고 재발률도 낮은 편이지만 2∼3달 정도 치료기간이 걸린다.

이런 치료법을 통해 아이가 2주 동안 야뇨 증세를 보이지 않으면 일단 치료에 성공했다고 본다. 두 방법 모두 야뇨증 치료를 받기 전에 아이가 변비가 있는 지를 살펴봐야 하며, 소변 검사를 통해 비뇨기계에 다른 질환이 없는 지를 검사해야 한다.

안용성 기자 ysahn@segye.com <도움말 : 서울대병원 소아비뇨기과 김광명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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