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마을'' 뒤흔든 재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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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 문화유산으로 등록을 추진하고 있을 정도로 역사적 건축적 가치가 있는 곳인데 재개발이라뇨. 우리는 ''아름다운 마을''에 이대로 살기를 원합니다."
11일 오전 서울시청 앞에서 한양주택대책위원회·문화연대·민족건축인협회 공동 주최로 열린 ''한양주택 뉴타운 개발 반대 기자회견''에는 주민과 시민단체 관계자 수십 여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번 기자회견은 한양주택에 대한 뉴타운 개발사업이 부당함을 밝히고, 존치를 희망하는 한양주택 주민들의 입장과 이에 대한 시민사회의 의견을 발표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이 자리에서 주민들은 "25년 전 이미 재개발이 완료된 지역을 다시 강제수용하겠다는 서울시의 반민주적·반생태적·반문화적 한양주택 재개발을 즉각 철회하라"고 강력히 주장했다.

한양주택대책위원회는 경과 보고를 통해 "2년 전 서울시가 존치를 원하는 주민들의 의견을 수용해 합의하에 결정하겠다고 말했지만, 지난해 8월에는 ''주민 의사대로 하는 단계는 지났다. 법과 기준으로 가는 수밖에 없다''며 엄포를 놓았다"며 분노했다.
또 다른 한양주택대책위원회 관계자는 입장 발표문에서 "영화와 드라마를 찍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촬영협조 부탁이 1년에 3~4건에 달하고 있을 정도로 아름다운 곳"이라며 "서울시가 정말로 개발 이익에 연연하지 않는다면 주민 뜻대로 한양 주택을 손대지 않는 것이 가장 좋다"고 주장했다.

주민들은 지난해 7월 7일부터 서울시청 앞에서 132일째 한양주택 존치를 주장하는 1인 시위를 벌이고 있으며, 전체 227가구 중 137가구(약 60%)가 ''한양주택 존치희망 확인서''에 서명했다.
낙후 지역을 대상을 진행하는 재개발 과정에서 지역 원주민과 이주 문제를 높고 충돌하는 경우는 있어도, ''아름다운 마을''로 지정된 재개발 마을을 다시 재개발하며 반대에 부딪치는 경우는 매우 드문 일이다.

홍성태 참여연대 정책위원장은 "서울시가 1000억대 개발 이익에 눈이 멀어 3년 동안 끊임없이 주민들을 회유·설득해왔다"며 "생태서울을 주장하며 개발을 추진해 온 이명박 시장이 정작 한양주택 뉴타운 재개발에는 파괴적 개발계획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황평우 문화연대 문화유산위원장은 "비록 독재시절에 강제로 조성된 마을이지만, 역사적 건축적 가치가 있는 마을 전체를 근대 문화유산으로 지정하고자 문화재청과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근대 문화유산으로 등록되기 위해서는 50년 이상이 지나야 하지만, 이문동 전 중앙정보부 건물도 40년만에 근대유산으로 지정된 예가 있는 만큼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주민들의 과반수 이상 동의로 마을 전체를 문화유산으로 등록하겠다고 자진해서 나서는 경우는 드물다"고 평가했다.

◆은평 뉴타운 3지구 한양주택은 어떤 곳 =
은평구 진관내동 440번지 재개발 지역 일대를 말한다. 한양주택 재개발은 1978년 박정희 전 대통령의 지시로 추진되기 시작했다. 1979년 첫 번째 강제토지수용을 진행할 때, 당시 서울시가 주변에 살던 주민들에게 보상 없이 입주 딱지 하나만 쥐어주고 강제로 내쫓다시피 해 원성을 샀다.
원주민들이 정착하지 못하고 하나둘씩 떠나갈 때 한양주택 주민들은 시멘트 건물이었던 황무지를 나무와 꽃이 있는 ''정원 주택단지''로 가꿔 나갔다. 결국 지난 1996년에는 서울시가 선정한 ''서울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로 선정되기도 할 정도로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최근에는 한양주택 주민들과 시민 단체들을 중심으로 마을 전체를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하고자 하는 움직임까지 일고 있다.

그러나 낙후된 강북 지역의 주거 환경을 개선한다는 취지로 서울시가 뉴타운 재개발 사업을 추진하면서 한양주택 주민들은 25년만에 다시 강제수용 당할 처지에 놓였다. 현재 한양주택 총 227가구 중 137가구의 주민들은 ''더 넓은 아파트 분양권''이 아니라 ''현재의 삶''을 선택하고 한양주택의 존치를 희망하고 있다. 하지만 서울시는 ''자존심을 걸고 추진하겠다''며 은평 뉴타운 지역의 재개발 강행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세계일보 인터넷뉴스팀 서명덕기자 md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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