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학신문]대학가 명소 - 사회과학서점 '그날이 오면'

요즘 대학생들은 책을 읽지 않는다는 비판이 많다. 특히 인문·사회과학분야가 위기라는 우려의 목소리는 이미 오래전부터 대학가를 향해 있었다. 이런 변화를 가장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우후죽순으로 문을 닫은 인문·사회과학서점의 모습이다.
8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대학가 앞에 한두개씩 자리잡고 있던 인문·사회과학서점이 이제 겨우 손가락에 꼽힐 정도로 남아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실정. 서울대 앞, '그날이 오면', 성대 앞 '풀무질', 건대 앞 '인서점', 중앙대 앞 '녹두', 고대 앞 '청맥', 그리고 지방에는 전남대 앞 '청년글방'이 전부다. 이중 유일하게 순수 인문·사회과학서점으로서의 정체성을 지키며, 흑자를 보고 있는 '그날이 오면'을 조명해보았다.
그날이 오면에 들어서면 '추천할만한 새로운 책'이란 화이트보드가 가장 먼저 눈에 띈다. 매번 신간들을 최우선에 전시하고, 읽을 만한 책을 수시로 업데이트하여 찾아오는 손님들에게 최신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역사, 여성, 정치 등 주제별로 정리해 놓은 책들은 최신간-신간-고전 순서로 정리 되어있다. 이곳에는 기존서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베스트셀러 코너가 없다. 대신 책장 사이사이에 의자가 있어 언제든 책을 읽을 수 있게 되어 있고, 서점 한 켠에는 대학가에서 발행하는 언론매체와 인권사랑운동의 인권하루소식지 등 다양한 진보언론을 무료로 만날 수 있다. 그리고 일반서점에서 찾기 힘든 대부분의 계간지, 월간지 등 다양한 종류의 서적도 찾을 수 있다.
변해가는 시대에 맞춰 2층에 카페를 만들어보기도 했지만 수지가 맞지않아 작년 말 문을 닫았다는 김동운(그날이 오면 대표) 씨의 말을 듣고 있자면, 인문·사회과학서점의 위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남아있는 인문·사회과학서점 중 유일하게 흑자를 내며, 전문서점으로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는 곳이 '그날이오면'이다. 김씨의 표현을 빌리지않더라도 인문·사회과학서점의 마지막 보루와도 같은 곳이 바로 이곳이다.
예전만큼은 아니더라도, 여전히 이곳은 학생들의 살아있는 지성이 숨쉬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그러한 의식의 발로에서 예전에는 '그날에서 책읽기'라는 월간지를 서울대학생들과 함께 발간하기도 하였고, 지금은 '책읽기 길라잡이'를 학생들과 연대해 편찬하고 있다. 대학생들이 읽을만한 책들을 주제별로 추천해놓고 있는 이 잡지는 그날이 오면을 가면 직접 볼 수 있으며, 무료로 가져갈 수도 있다.
"예전에는 세미나를 준비하기위해 이곳에서 책을 많이 사보기도 했고 시험이 끝나면 만나는 약속장소가 그날이 오면 앞이었는데, 요즘에는 세미나도 예전처럼 많이 하지 않고 약속장소로도 많이 잊혀지는 것 같아 아쉽다"고 말하는 김홍기(서울대 전자전기 석사과정) 씨를 통해 세월 속에서 변해가는 '그날이 오면'의 모습을 짐작할 수 있었다.
◇이런 당신에게 강추!=대형서점이 복잡하게 느껴지는 당신께 조용히 사색하며 책을 뒤적일 수 있는 이 곳이 딱! 찾고 있는 인문·사회과학서적을 구하기 어렵다면 주저말고 이곳을!
◇이렇게 찾아가세요=지하철 2호선 서울대입구역 3번 출구에서 나와 마을버스 5515번을 타, 서울대 녹두거리에서 하차. 민들레영토 방향으로 400m정도 걸으면 보인다.
학생리포터=김은지(이화여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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