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의 위버섹슈얼에 여자는 복고공주로 대항한다


[뉴스엔=최윤정기자]
남자는 위버섹슈얼, 여자는 복고공주.
최근 SBS '프라하의 연인'에 등장하는 김주혁을 필두로 '위버섹슈얼' 바람이 남자들 사이에 불고 있다면 여자들 사이에선 '복고공주' 바람이 거세 눈길을 끌고 있다.
'위버섹슈얼'은 한마디로 기존의 메트로섹슈얼 매력에 자상함까지 갖춘 좀 더 업그레이드된 남성상. 마치 여기에 대항하듯 최근 드라마나 영화 속 여성 캐릭터들은 한결같이 '복고공주'의 옷을 입고 등장해 색다른 매력을 선사하고 있다.
이 역시 대표적인 예가 '프라하의 연인'의 전도연. 외교관으로 등장하는 그녀는 가을 거리에 '전도연 패션'을 유행시키고 있다. 반바지 같은 5부 크롭팬츠, 쓰리버튼 재킷, 프릴 블라우스 등으로 한껏 멋을 내고 있는 그녀의 스타일은 올 가을 유행 스타일이기도 한 러시안룩의 변형들이다. 얼핏 귀엽고 화려해 보이지만 '스쿨걸룩'과는 확연히 다른 우아함과 귀족적인 웅장함을 갖고 있다. 바로 옛 러시아식 화려한 장식과 스타일을 변주한 복고풍의 선상에 있다. 이는 패션의 유행 아이템에 그치는 게 아니라 극중 '윤재희'(전도연)의 캐릭터를 설명하는 한 대목이기도 하다. 여성스러운 화려함과 당당함, 그리고 5부 크롭팬츠 아래로 이어지는 하이힐의 묘한 섹시미다.
이 같은 복고바람은 영화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의 엄정화와 '소년, 천국에 가다'의 염정아로도 이어진다. '내 생애~'는 현재 시점의 영화이기는 하지만 극중 고전영화를 패러디한 몇몇 장면들이 이어지면서 엄정화도 종종 복고 라인의 블라우스와 원피스, 헤어스타일로 눈길을 끈다. 염정아의 영화 속 모습은 더욱 복고적이다. 80년대를 배경으로 한 '소년, 천국에 가다'에서 밤무대 가수이자 만화방 주인으로 출연하는 염정아는 복고풍의 옷을 장면마다 선보이며 복고가 안겨주는 품격과 화려함, 그리고 섹시한 매력을 한꺼번에 안겨준다.
복고풍의 패션으로 품격과 당당함을 더하려는 시도는 올 여름 종영된 SBS 드라마 '패션 70s'이나 영화 '친절한 금자씨'에서도 등장한 바 있다. '패션 70s'의 '강희' 김민정의 패션이 그러했고 '금자씨' 이영애의 패션도 그러했다.
이들 캐릭터들은 복고풍의 옷을 입고 있지만 과거회귀적이라고 해서 수동적인 캐릭터로의 변모는 아니다. 오히려 '동화 속 공주'가 연상되듯 우아하지만 나름대로 당당한 면모를 유지한다는 게 특징이라면 특징. 남자들이 위버섹슈얼로 진화하고 있다면 여자들은 겉은 더 여성스럽고 화려하되 속은 한결 당당해지고 있는 셈이다.
한편 '친절한 금자씨'의 이영애 코트, '패션 70s'의 김민정 패션의 80%, 그리고 '소년, 천국에 가다'의 염정아 패션이 같은 디자이너인 조성경씨의 작품인 점도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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