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의 캐주얼섹스와 여대생 절반의 성경험


[마이데일리 = 배국남 대중문화전문기자] 드라마는 어떠한 형태로든 사람들의 생활과 가치관, 행동양태에 영향을 미친다. 텔레비전을 자주 접하는 사람은 텔레비전 세상으로 현실을 보는 경향이 강하다는 언론학자들의 주장까지 등장시킬 필요없이 텔레비전의 우리 생활에 미치는 영향는 쉽게 알 수 있다.
최근 눈길이 가는 통계가 국회의 국정감사장에서 나왔다. 한나라당 안명옥 의원이 최근 전국 여대생 31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성의식과 실태'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이다. 이 조사에 따르면 여대생의 2명 가운데 1명은 성경험이 있으며, 3명 가운데 1명은 현재 성관계 상대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 여학생의 48%가 '성관계 경험이 있다'고 답했으며, 34%는 현재 성관계 상대가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성 경험자 가운데 반드시 피임을 하는 경우는 47%에 그쳤고, 따라서 임신중절을 했다는 응답도 24%나 이른 것으로 조사됐다.
이 통계를 접하면서 떠오른 것은 요즘 드라마의 필수요소처럼 등장하는 원나잇 스탠드와 섹스를 가벼운 분위기로 전달하는 캐주얼 섹스다.
요즘 방송되고 있는 '웨딩'에서부터 '장밋빛 인생'에 이르기까지 극적 소재로 원나잇 스탠드가 필수요소처럼 등장한다. 이러한 원나잇 스탠드는 코믹하거나 가벼운 분위기속에서 전개됨으로써 섹스 자체를 가볍게 생각하게 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한다.
"오래 굶은 이 누나가 피눈물이 난다"(내이름은 김삼순) "적당한때 사용해. 혼전 임신은 할 수 없잖아"(변호사들) '유부남과 사랑을 하다 간통죄로 고소당한 뒤 나온 이태란은 한 남자와 하룻밤을 보낸다'(장밋빛 인생) '장나라가 결혼전 한 이현우와의 하룻밤 사랑이 극적 소재가 된다'(웨딩) '이탈리아에서 싸가지 없는 재벌 2세를 만났다. 아웅다웅하다 잠이 들어 일어나보니 같은 침대였다. 그리고 여자는 귀국해 혼자 아이를 낳는다'(온리유) '여자친구 찾아 나선 외국여행지에서 남자와 낯선 여자가 우연히 만나 술을 먹는다. 여자는 한국으로 돌아와 아이를 출산한다'(원더풀 라이프)
올들어 브라운관을 수놓았거나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드라마의 대사와 이야기의 주요한 모티브다. 원나잇 스탠드로 포장된 캐주얼 섹스(Casual Sex)가 드라마를 점령하고 있는 듯하다.
이같은 예를 예시한 것은 성적 소재를 성문란으로 몰고가는 획일적인 지적하기위함도 아니며 구시대의 유물로 전락해버린 순결 이데올로기를 주장하기위해서는 더더욱 아니다. 그보다는 섹스를 전달하는 방식의 무서움이다. 요즘 드라마에서 섹스를 비롯한 성적 소재가 난무한다. 성적인 소재는 주요한 드라마 소재이다. 하지만 이러한 성적 소재를 다루는 요즘 드라마 방식이 획일적인 일정한 공식을 갖고 전개되고 있는 것이 문제다.
드라마에서 혼전 성관계나 섹스 전개되는 상황은 한결같이 코믹 터치의 분위기이다. 그것이 아니면 코믹스러운 감초 캐릭터를 등장시켜 혼전 성관계나 섹스가 파생할수 있는 심각성이나 문제를 전혀 느끼지 못하게 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남녀간의 입으로 남녀간의 스킨십 경험을 전함으로서 자연스럽게 남녀간의 스킨십 모델 역할을 하게 만든다.
이처럼 텔레비전 드라마들이 다루는 섹스를 비롯한 성에 관련된 것들이 소위 쿨하고 가볍고 코믹하게 다루는 캐주얼 섹스(Casual Sex)는 시청자 특히 나이어린 시청자들에게 섹스나 성을 가볍게 여기게 만든다는 전문가들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미국 캘리아포니아대학교와 Rand Corporation이 공동으로 조사한 연구 결과를 올초 보도한 리더스다이제스트에 따르면 성적 소재가 등장하는 프로그램에 많이 노출된 12~17세의 아이들은 적게 노출된 집단보다 이 나이에 섹스를 시작할 가능성이 2배가 높게 나타났다.
심각한 상황과 분위기에서 전달되는 성적 소재는 시청자로 하여금 성적 소재에 대한 심각성을 쉽게 깨닫게 하지만 코믹 터치로 전달되는 성적 소재는 사고의 내적 검열없이 그냥 받아들이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원나잇 스탠드의 결과 역시 현실은 드라마처럼 결코 즐겁거나 경쾌하지 않다. 원나잇 스탠드 등으로 싱글맘이 된 사람들은 드라마의 풍경과 정반대로 현실속에서는 사회적 편견과 빈곤의 상황에서 하루하루를 힘들게 살아가고 있다.
[원나잇 스탠드가 극적 소재로 등장한 '장미빛인생' 의 이태란과 '웨딩'의 장나라.(위쪽 왼쪽부터). 섹스를 가벼운 분위기로 전달한 드라마들, '변호사들' '원더풀 라이프' '내이름은 김삼순'(아래쪽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사진제공=MBC, 마이데일리사진DB]
(배국남 대중문화전문기자 knba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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