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

2005. 10. 6.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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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e You Ready to Die for Love?"(사랑을 위해서 죽을 준비가 되었나요)

영화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7일 개봉)에서 엄정화의 대사다. 이 회심의 대사처럼 영화를 관통하는 주제도 단 하나, 사랑이다.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은 10명이 넘는 주연 배우들이 나와 각기 다른 사랑의 색깔을 보여주는 옴니버스 형식으로 개봉 전부터 한국판 '러브 액추얼리'로 관심을 모았다. 잘하면 '러브 액추얼리'의 후광이요 못하면 '짝퉁'의 실패라는 오명을 쓸 위험도 있었지만, 영화는 비슷한 소재를 한국식 양념으로 버무려 거부감이 들지 않게 우리네 입맛에 맞췄다.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에서는 도도한 정신과 여의사(엄정화)와 무식한 노총각 형사(황정민) 커플, 가진 건 사랑밖에 없는 가난하지만 늘 신혼인 부부(임창정·서영희), 이제는 한풀 꺾인 중년의 사랑(주현·오미희), 아이돌 스타와 수녀의 어이없는 연애담(정경호·윤진서), 철없는 아버지(김수로)와 조숙한 딸(김유정)의 만남, 냉정한 연예기획사장(천호진)과 자상한 파출부(김태현)의 동성애 등 세상 모든 종류의 사랑이 망라된다.

이 정도면 많은 에피소드가 중구난방으로 나열될 것이라는 걱정도 된다. 그러나 행상에 나선 임창정은 극장주인 주현을 만나고, 정경호를 치료하는 것은 엄정화이며, 엄정화의 아들은 김유정을 좋아한다.

또한 정경호는 천호진 회사 소속 가수였으며 천호진의 전 부인은 엄정화이다. 영화는 관계없는 사람들의 사랑 나열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든 한 번씩 옷깃을 스쳐 그들 모두가 인연의 틀 안에 자리잡도록 만든다.

영화는 앞에서 무심코 넘긴 얘기들을 후반부에 가서 수많은 톱니바퀴가 서로 물고 물리듯 아귀가 맞아떨어지도록 만들어 산만하지도, 어렵지도 않게 각양각색의 사랑을 조망하는 데 성공한다. 꽉 짜여져 구멍이 없는 탄탄한 시나리오의 성공이다.

또한 이 영화가 빛을 발하는 이유는 '아름다운'이라는 형용사에 갇혀 사랑의 밝은 면만 보여주지는 않기 때문이다. 내가 사랑을 '쟁취'해내면, 다른 사람은 '탈취'당하면서 사랑의 아픔을 느낄 수 있다. 마치 제로섬 게임같이 보일 수 있는 사랑이지만, 영화는 실연을 당한 '사랑의 패배자'에게는 또 다른 사랑이 존재하는 것으로 승화시켜 윈윈 게임을 이끌어 낸다.

영화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에서 웃음은 덤이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가 끝남과 동시에 영화를 까맣게 잊는 여느 로맨틱 코미디와는 다르다.

키스와 뽀뽀도 구별 못 하는 투박한 경상도 사내를 연기한 황정민과 울면서 종이봉지를 뒤집어쓴 채 지하철에서 사람들에게 자신의 어려움을 하소연하는 임창정, 귀엽지만 엽기적인 수녀 역의 윤진서 등 배우들의 열연도 빛이 난다. 자신의 인기와 스타성을 내세우기보다는 자신의 틀을 벗고 연기 변신을 시도해 영화에 힘을 더했다.

여고괴담 두 번째 이야기 이후 스크린으로 돌아온 민규동 감독은 두 번째 영화라는 부담을 훌훌 털어버리고 감동과 웃음을 동시에 잡았다.

단 일주일이라는 상징적인 시간 동안 '내 주변에서 충분히 일어날 만한 일'로 세상 모든 사랑의 조감도를 만들어 결코 가볍지 않지만 웃음이 넘치는 로맨틱 코미디를 선사한다.

정진수 기자 yamyam198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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