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사욕을 위해 산업을 버렸다".. 양정환 소리바다 대표

2005. 9. 9.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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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가장 화가 나는 건, 음제협 등 권리자들이 소리바다가 음악시장을 살릴 수 있는 매우 유용한 수단임을 알면서도 상황을 이렇게 악화시켰다는 점이다.

우리는 음제협의 이사들을 비롯해 서희덕 회장까지 만나 수 차례 P2P를, 소리바다를 활용해야 한다고 설득했다. 그들? 이해하고 공감했다. 현실을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협회는 다시, 협회의 이익을 위해 모두가 살 수 있는 길을 버렸다. 그들 스스로 소리바다라는 아주 유용한 수익 모델을 잃어버린 것이다.

이제 소리바다는, 쟁송 우려가 있는 어떤 서비스도 진행하지 않을 것이다. 공생을 위해 리스크를 감수하거나 손해를 보면서 새로운 수익 모델을 고안하는 일도 없을 것이다."

서른 둘, 1974년생, 미국 아이비리그의 콜롬비아 대학 졸업, 컴퓨터 프로그램과 자동차를 사랑하며 하드 락에 열광, 호남형에 미혼.

결혼정보회사의 A급 회원정보 같은 이 프로필은 최근 몇 년 동안 대한민국 음악업계, 좀 더 나아가 문화산업계 이슈의 정점에 있었던 P2P 음악사이트 '소리바다' 양정환 사장의 이력이다.

양 사장을 보는 세상은 '냉정과 열정'으로 극명하게 나뉜다.

P2P 파일공유 서비스 '소리바다3'의 서비스 중지 가처분 판결 이후, 누구는 그를 '비즈니스를 모르는 철 없는 CEO'라 하고, 혹자는 '엔터테인먼트에 패한 IT의 희생양'이라 평한다.

닉네임도 가지가지다.

일부 권리자들에게 양 사장은 저작권 침해의 장, P2P의 빗장을 연 '공공의 적'. 그러나 같은 이유로, 네티즌들은 그를 '파일공유'라는 신 개념을 전해준 '전도사'라 칭한다.

IT산업과 엔터테인먼트산업 간의 격전이 벌어지고 있는, 웹 세상 '저작권 戰'의 주인공. 3천 만 네티즌과 업계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사람, 양정환 사장을 만났다.

가감없는, 양정환의 진심 속으로.

- 요즘 심경은.

"화가 난다. 1년 여를 고민해 소리바다와 음악업계가 공생할 수 있는 길을 찾았는데, 한국음원제작자협회가 판을 깬 셈이다."

- 의외다. 의기소침할 줄 알았다.

"힘든 건 사실이다. 그러나 의기소침할 것 까지야. 지금은 음제협으로 인해 갈 수 있는 최악의 방향으로 가고 있는 음악산업계가 더 침울해야 할때다."

- 오랫동안 궁금했던 문제인데, 당신은 왜 소리바다를 세상에 내놓은 것인가.

"미국에 있을때부터 형 양일환 이사와 함께 2년 정도 유관된 일을 하고 있었다. 이 때 '소리나라'라는 무료 음악 다운로드 사이트를 운영하고, '소리통'이라는 MP3P도 만들었다.

나는 컴퓨터 공학을 전공했다. 나와 형 양일환 이사는 프로그래머다. 개발자라는 얘기다. 그리고 음악을 사랑한다. 난 특히 하드락을 좋아한다. 전공과 관심사와 해왔던 일들이 결합돼 지난 2000년 '소리바다'가 탄생한 것이다."

- 왜 소리바다를 버리지 않는 것인가. 수 년 동안의 송사에 이제 질리지 않나. 당신은 소리바다와 결별해도 주류사회에 어렵지 않게 편입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지 않은가.

"나는 사업가다. 사업이란, 흥할 때도 망할 때도 있는 법인데, 난관이 있다고 회사를 버릴 수는 없는 일이다. 더구나 소리바다는 나의 분신과도 같은 존재다. 소리바다의 폐쇄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어려움은 극복의 대상이지, 회사를 포기시킬 수 있는 대상은 아니다. 그리고 좋은 조건이라..."

- 당신은 몇 차례 소리바다의 유료화 약속을 해놓고 지키지 않았다. 그리고 가처분 판결을 앞둔 시점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문제로 당신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졌다는 지적이 많은데.

"당신이 생각하는 유료화는 무엇인가? 내가 생각하는 유료화는 P2P서비스를 기반으로 한 유료화다.

그런데 권리자들은 음원 사용허가를 내주는 조건으로 P2P를 통해 파일 다운로드가 한 건 발생할 때마다 무조건 500원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말도 안되는 얘기다. P2P상에는 수 많은 종류의 검증되지 않은 파일들이 돌아다닌다. 더구나 그 숱한 트래픽 속에서 일일이 매 건당 500원을 과금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가능한 일도 아니다.

이는 소리바다에게 P2P서비스를 그만하라는 얘기다. 우리가 받아들일 수 있는 조건이 아닌 것이다. 이 조건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며 권리자들이 계약을 해주지 않았다. 몇 년 동안. 계약을 해줘야 유료화를 할 것 아닌가.

기자회견이 유료화 시점으로 거론됐던 즈음에 진행된 것은 같은 맥락에서다. 도무지 할 수 있는 최선을 해도 유료화 할 수 없는 소리바다의 답답한 심정을 이젠 드러낼때가 됐다고 생각했다."

- P2P 서비스인 '소리바다 3' 서비스 중지 판결에 대한 생각은.

"소리바다3에 대한 서비스 중지 판결은 수 천만 네티즌을 범법자로 만드는 일이며, 또 다른 P2P사이트로 네티즌을 이동시키는 일일 뿐이다.

소리바다는 저작권 침해 행위에 대한 방조 책임을 추궁당한 것 뿐, 법원의 판단대로라면 정범은 네티즌이 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 소리바다의 서비스가 수 천만 네티즌을 범법자로 만들며, 소리바다만 수익을 챙긴다고 비판하는 얘길 들었다.

그러나 법원이 잘못했다고 말한 것은 불법 파일공유자와 그 행위, 그리고 그 행위를 막지 못했거나 방조했다는 사실이지 소리바다, 즉 P2P자체가 잘못했다는 얘기는 아니었다.

저작권 문제의 합리적인 해결방안을 찾는대신, P2P업체 폐쇄와 이용자 고발 밖에 생각하지 못하는 일부 권리자들과 당국의 한계가 답답할 뿐이다.

소리바다를 막는다고 P2P를 막을 수 있을까? 아니, 절대 그렇지 않다.

그건 단지 소리바다의 P2P이용자를 다른 사이트로 옮겨가라고 떠미는 작업일 뿐이다."

- 국내외에서 P2P를 성토하는 판결이 잇따르고 있는데.

"과거 소리바다가 처음 등장했던 것과 같은 방식으로 새로운 P2P 업체가 등장하는 일은 매우 어려워 질 것이다. 그만큼 P2P의 설 자리가 좁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법원은 입장을 보다 명확히 해야 한다.

미 연방대법원의 그록스터 판결이나 호주 연방대법원의 카자 판결, 그리고 소리바다3에 대한 우리 법원의 판결까지 면밀히 살펴보면, 법이 잘못했다고 지적하고 있는 것은, P2P를 이용한 행위이지 P2P 그 자체가 아니다.

P2P자체에 대한 판단은 유보하고 있는 것이다."

- 그러나 P2P가 웹 상의 저작권 침해에 주요 도구로 이용되는 것은 사실아닌가.

"일부 가능성이 있음은 인정한다.

그렇기 때문에 유료 서비스 모델을 도입해, 그 수익의 많은 부분을 '어쩌면 침해됐을지도 모르는 저작권'에 대한 보상금으로 나눠주겠다고 제안한 것 아닌가.

그러나 하나의 업체로 특화돼 한 눈에 싸움을 걸만한 대상이 되는 P2P 외에 e메일, 메신저, 웹하드 등 개인들이 파일을 공유할 수 있는 수단은 너무나 많다는 걸 간과해선 안 된다.

불가능한 일이지만, P2P가 완전히 사라진다 해도 파일 공유는 계속될 것이라는 얘기다.

e메일만 살펴보자. 요즘 e메일을 통해 주고 받을 수 있는 파일 용량은 보통 수십 메가 이상이다. 기가 용량을 소화할 수 있는 e메일도 있다.

그 엄청난 용량을 텍스트 교환용으로 주었다? 눈 가리고 아웅이다. 이 정도의 e메일 용량을 허용하는 것은, 달리 말해 멀티미디어 파일 교환용으로 써도 좋다는 암시인 셈이다.

그럼, P2P사이트를 폐쇄하듯, e메일도 폐쇄해야 할까?"

- 소리바다 외에 다양한 P2P 사이트 등 '대체재'가 무한하다는 당신의 주장을, '도둑질해놓고, 나 아니면 다른 도둑이 들었을 것'이라고 우기는 것과 같다고 비판하는 시각도 있다.

"나는 현실을 말하고 있는 것 뿐이다.

P2P업체는 사라질 수 있어도, P2P는 '절대로' 사라질 수 없다. 확신한다. P2P는 어떤 서비스가 아니라 하나의 프로그램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그록스터가 서비스 중지 판결을 받는다고 그록스터를 이용한 P2P가 사라질까? 천만의 말씀이다. 그록스터라는 회사는 사라져도, P2P 프로그램은 남는다.

진정 P2P를 없앨 수 있다고 말하려면, 정말 그러고 싶다면 세상의 모든 프로그래머들을 범죄자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 'P2P 죽이기'는, 세상에 단 하나의 P2P 프로그램도 존재하지 않을 때, 단 하나의 P2P 프로그램 개발자도 남아있지 않을 때 가능한 일이다."

- P2P 방식의 '소리바다3' 서비스 뿐 아니라 유료 MP3 다운로드 서비스인 'MP#'도 공격받고 있는데.

"도저히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음단협은 도대체 어떤 생각을 갖고 활동하는 단체인가.

MP#는 우리가 거의 1년 동안을 고민해 만든 윈윈 수익 모델이었다. 그 뿐 아니라 MP#은 무료 콘텐츠 이용에 익숙한 유저들에게 돈을 내고 콘텐츠를 사는 연습을 시켜주는 훌륭한 학습 툴이다.

일례를 들어보자. 가수 테이의 음반제작사는 우리와 MP3# 음원 공급 계약을 통해 7천 만원의 수익을 얻어갔다. 그들이 같은 기간 SKT에 음원을 공급하고 받은 돈이 1억원 남짓이다.

물론 매출 규모는 SKT가 훨씬 컸다. 그러나 소리바다를 통해 진행된 서비스는 권리자들의 수익 비율이 높다.

MP#은 히트 상품이다. 기대 이상의 수익을 거두고 있다. 물론 권리자들에게 이익을 배분하는 요율이 높아 부가세 등을 지불하고 나면 매출에 비해 정작 소리바다가 가져가는 돈은 아주 적다. 그러나 이는 소리바다가 합법적인 서비스를 하면서 일정한 수익을 얻고, 불황인 음반업계는 높은 순익을 얻을 수 있으며, 저작권 침해도 발생하지 않는 훌륭한 사업 모델이다.

나는 P2P하는 업체가 이런 모델을 들고나오면 권리자들이 모두들 우리의 고심과 노력을 인정해줄줄 알았다.

우린 P2P업체다. P2P만 해도 되는데 우리 딴에는 업계와의 화해 제스쳐로 고심을 거듭해 구상해 낸 방법이 MP#이었다.

그러나 그들은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은 요구를 늘어놓으며 차려놓은 밥상을 엎어버렸다.

뭐 좋다. 어차피 그 모델은 소리바다가 돈을 버는 모델이 아니었다. 권리자들과의 상생을 도모하고, 유저들에게 합법적인 콘텐츠 구매를 독려할 수 있었던 상생의 수익기반을 거부하겠다면 어쩔 수 없다.

음단협의 주장대로 MP#은 500원을 내고 한 곡을 사면, 일 주일동안 무제한 다운로드가 가능한 서비스 모델이다.

이에 대해 음단협 중 한 단체인 음제협에서는 '우리의 허락을 받지 않은 음원을 유통시키는 약탈적 모델'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단언하건대 그들에게 신탁돼 있는 음원을 찾는 P2P이용자는 전체의 1%도 되지 않을 것이다.

음제협이 사실상 권리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으며, 신곡은 거의 한 곡도 신탁받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은 업계 누구나 정설로 알고 있는 내용이다.

물론, 서비스 특성상 어떤 곡이 얼마나 오갔는지를 한 눈에 들어오는 데이터로 명시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이용자들이 검색을 통해 노래를 찾고, 그 다음 음악을 다운로드 받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검색어 통계만으로도 음제협의 주장이 얼마나 억지인지 증명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저작권협회와의 마찰은 또 다른 문제다.

8일, 검찰은 저작권협회의 고발 내용을 통해 나와 소리바다를 불구속 기소했다.

요지는 우리가 유료 서비스를 진행하면서 저작권협회의 허가를 받지 않았다는 것이다.

단순한 계약관계만 놓고 보면 사실이다.

그런데, 비하인드 스토리가 길다.

유료 서비스 MP#을 시작하며, 우리는 중개업체를 통해 연간 새 음반을 내고 신곡을 유통시키는 100여 명의 제작자 중 80% 이상에게 일일이 음원 유통 허가를 받아냈다.

그리고 제작자들이 허가해 준 음원 사용을 허락해달라며 저작권협회에 3번이나 승인을 요청했다. 협회 측에서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답변을 줬다. 그러나 막상 원하는 계약체결은 해주지 않고 차일피일 시간을 미루기만 했다.

유료 서비스를 할 것이고, 제작자들에게도 사용허가를 마친 음원에 대해 왜 허가를 내주지 않는 것인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협회는 권리를 신탁한 저작자들이 마땅히 받아가야 할 돈을 못 받도록 중간에서 가로막아 온 것이나 다름 없다. 누가 그들에게 그런 권한을 주었는가?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 그리고 저작자들이 원할 때 언제든 지불할 수 있도록, 저작권법이 정한 비율의 저작권료를 별도의 계정에 챙겨두고 있다. 이런 전반적인 상황은 법원의 판결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고려 대상이 될 것이라고 믿고 있다."

- 당신의 주장은 모순돼 보인다. P2P를 통한 무료 혹은 불법 파일공유 서비스를 진행하면서 동시에 유료 시장 정착에 힘쓸 수 있다? 파일공유를 하는 네티즌들에게 콘텐츠를 돈 내고 써야 한다는 점을 학습시킨다?

"그럴 수 있다. 복잡한 문제다. 그런데 그게 IT세상을 사는 우리의 현실이다.

완전히 저작권 침해만 하거나 완전히 유료 콘텐츠만 구매하는 P2P이용자는 아마 거의 없을 것이다.

파일 공유를 하고 여기 저기서 음악을 들어보는 사람들이 들을만한 노래를 골라 구매한다고 보는 게 합리적이다.

파일 공유나 불법 콘텐츠 이용을 단 한번도 해보지 않은 사람이 있다면, 아마 그 사람은 단 한번도 앨범을 구매해보지 않은 사람일 것이다.

문화산업은 단순한 장사가 아니다.

돈내고 돈먹기가 아니라, 이건 취향이며 습관, 기호같은 것들의 문제다.

30대 이상이 되면 음악도 잘 듣지 않고 앨범을 사는 일에도 무관심해진다. 그런데 벅스나 소리바다의 등장 이후 올드보이들이 음악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현저히 많아 졌다. 벅스와 소리바다는 음악을 일상으로 끌어들였다.

들어보고 관심이 생겨야 구매 의향이 생기는 것이다. 음반업계가 장기적으로 고민해야 할 문제 역시 가능한 많은 사람들이 음악에 대한 사랑과 관심을 오래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저작권의 보호가 필요하다는 데 나역시 공감한다. 그러나 저작권 보호와 합법을 외치면서 네티즌들이 음악을 접할 수 있는 창들을 하나 둘 닫아버리면, 그들은 떠나고 말지 모른다.

그럼 그 때는 정말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질지 모른다.

대부분의 P2P이용자들은 청소년을 비롯한 젊은이들이다. 그들에게 서둘러 음악에 대한 관심을 끄라고 주문해야 할까.

소리바다의 유료 모델은 불법과 합법의 공존, 그리고 합법으로의 수렴이 불가능하지 않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당신이 지적한대로 소리바다에는 P2P를 통해 얼마든지 무료로 파일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존재했다. 그런데도 유료 서비스인 MP#은 월 평균 6억 원에 이르는 수익을 거뒀다.

공짜로 들을 수 있는 경로가 있는데도 돈을 내고 파일을 샀다는 것.

소리바다의 유료 서비스를 통해 권리자들과 업계 전체가 눈여겨봐야 할 대목은 바로 이 점이다. 이걸 놓치고 생각없이 그저 '안 된다'만 반복하고 있는 사람들이 답답할 뿐이다."

- 권리자들과의 타협을 통해 좀 더 쉬운 길을 갈 수도 있지 않나. 벅스 처럼 말이다.

"타협은 쌍방이 상식선에서 양보할 수 있는 내용을 조율할 때 가능한 것이다.

음제협이 우리에게 요구했던 것은 지분의 30% 혹은 현금 300억 원이다. 그들은 우리에게 현금 지불 능력이 없을 것이니 지분을 내놓으라고 요구했다. 그럴 생각은 전혀 없지만, 만약 우리가 그들의 요구에 응했다면 그들은 음악산업 죽이기의 원흉으로 비판하는 P2P, 나아가 그보다 더 한 파일공유 방식도 허용했을 것이다.

'저작권'이라는 대의명분으로 포장하고 있는 그들의 본심은 아주 간단하다. '돈'을 원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한 마디로 말도 안 되는 욕심이다. 첫째, 음제협은 권리자들에게 조차도 대표성을 인정받고 있지 못한 유명무실한 단체다. 그런 단체에 지분 30%를 준다? 만약 이 지분이 업계에서의 대표성에 따른 비율이라면, 소리바다는 아마 2000% 정도의 지분을 갖고 있어야 할 것이다. 음제협에 그 지분을 준다해도 신곡을 가진 권리자 누구도 '우리와 얘기가 끝났다'고 인정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벅스와 우리가 다른 길을 간다며 비교하는 시각이 많다.

그러나 앞으로 벅스가 어떻게 운영되는지 지켜보면, 왜 소리바다가 그들의 전철을 밟지 않았는지 알게 될 것이다.

외견상 벅스는 협상을 통해 업체도 정상화되고 음반업계도 만족하는 결과를 얻은 것처럼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벅스는 음반업계에 이용될 뿐이다. 음반업계가 벅스를 통한 주가 상승 등 머니게임 외에 벅스를 통해 음악 산업을 살리겠다거나 하는 본심을 갖고 있을까? 글쎄... 그건 너무 순진한 믿음이라는 생각이 든다.

지분과 대표이사직까지 주면서 그런 불공정한 협상을 할 의사는 전혀 없다.

우리는 바보가 아니다. 누군가 나에게 '당신은 비즈니스를 몰라. 내가 한 수 가르쳐 주지'라고 말했다. 웃기는 얘기다. 지금까지 우리는 가능한 소음을 줄여가면서 서비스를 지속하기 위해 잠자코 있었던 것뿐이다."

- 음원 신탁단체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것인가.

"신탁 단체는 회원의 이익을 위해 존재하는 것 아닌가? 신탁단체의 본래 기능은 사업자가 개별 권리자들을 일대일로 찾아다니지 않도록 권리를 한 곳에 모아두고, 계약 체결을 통해 수익을 내 회원사에 배분해 주는 일이어야 옳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의 신탁단체들은 음악산업계나 회원사가 아니라, 협회 자체를 위해 존재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그들이 구세대라서 IT기반의 인터넷 세상을 이해하지 못해서 그런다고 한다.

절대로 그렇지 않다.

그들은 전문가다.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사람들이며 장사꾼들이다. 모르는 게 아니라, 협회의 이익을 위해 모르는 척 하는 것 뿐이다.

가장 화가 나는 건, 음제협 등 권리자들이 소리바다가 음악시장을 살릴 수 있는 매우 유용한 수단임을 알면서도 상황을 이렇게 악화시켰다는 점이다.

우리는 음제협의 이사들을 비롯해 서희덕 회장까지 만나 수 차례 P2P를, 소리바다를 활용해야 한다고 설득했다. 그들? 이해하고 공감했다. 현실을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협회는 다시, 협회의 이익을 위해 모두가 살 수 있는 길을 버렸다.

음단협 중 가장 강경한 태도를 고수하고 있는 음제협은 협회의 이름을 걸고 있는 것이 민망할 정도로 대표성을 상실한지 오래다.

지난 1년간 신보를 발표한 음반 제작사는 100여 곳 정도다. 그런데 이들이 만들어 낸 숱한 앨범 중 음제협이 신탁받은 음원은 장나라의 앨범 단 한 장이었다.

수차례 계약을 하자고 했지만 음제협이 소리바다와의 계약을 거부해 온 것은, 우리와의 계약을 통해 유통될 음원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소리바다 서비스에 협조해 한 달에 10만원도 안되는 수익을 받아갈 바에야 소리바다를 죽이는 데 앞장서 존재이유를 찾자고 판단한 듯 싶다.

음악서비스는 신곡 장사다. 아무도 음제협이 가지고 있는 옛날 음원을 가지고 장사하지 않는다. 음제협이 정말 대표성을 가진 기구라면 온라인 음악 서비스 사업자들이 왜 만인에미디어나 아인스디지탈 같은 음원 중개업체와 거래를 하겠는가?

음제협과의 계약으로 음악 서비스를 하는 업체는 단 한 군데도 없는 게 현실인 것이다.

그들이 음제협 아니라 법무법인화 되어 송사 전문 협회로 공세를 높이고 있는 것은, 역설적으로 그들이 가진 존립기반이 너무나 미약하기 때문이다. 어떤 곡을 가지고 있는지 공개하지 못하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수 만곡을 갖고 있어서? 너무 뻔한 변명이다. 신곡 리스트만 당장 공개하라고 해도 음제협의 앙상한 현실은 그대로 드러날 것이다.

이렇게 유명무실해진지 오래인 음제협을 방치해두고 저작권 얘기만 되풀이한 채 자신들이 지정한 음원 신탁 업체들의 파행운영을 눈감고 있는 문화관광부도 깊이 반성해야 한다. 저작권과가 아주 많은 업무를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바쁘다는 것은 알지만, 이건 더 이상 방치할 상황이 아니다.

소리바다의 서비스는 일부 저작권을 침해하는 데 이용됐을지 모르지만, 음제협 등 신탁단체와 당국은 음악산업 전체를 망치고 있는 셈이다."

- 그럼 신탁단체가 어떻게 정리돼야 한다고 생각하나.

"음원 관련 권리는 필요 이상으로 세분화돼있다고 본다.

작사작곡자에게 저작권을, 연주자와 보컬에 실연권을, 음반 제작자에게 권리자의 지위를 주고 있는데, 가장 옳은 것은 음반 제작을 위해 돈과 기획력을 쏟아부은 제작자에게 모든 권리를 몰아주는 것이라 생각한다.

작사작곡은 노래라는 상품을 만들기 위해 제작자가 돈을 주고 의뢰하는 것이다. 처음부터 상품화를 전제로 시작되는 이 작업은 단순한 창작이 아닐뿐더러, 그것 만으로는 어떤 재산적 가치를 갖는다고 보기 어렵다.

연주도 마찬가지다.

제작자에게 모든 권리를 주고, 제작사들의 권리를 모아 가장 효과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민간 음원중개업체가 음제협의 기능을 맡는다면 적어도 지금보다는 정상적인 환경이 조성됐을 것이라 생각한다."

- 미국지사 설립 등 해외사업 계획이 있었던 것으로 아는데.

"지사설립이나 해외 진출 등은 좀 거창한 표현이고....

당초 소리바다 소프트웨어와 플레이어의 외국어 버전을 만들어 전파하고, P2P를 그루핑해 해외 각 국에서도 P2P를 보다 빠르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구상중이었다.

이동키 등 해외 P2P를 이용해보면 '느리다'는 평가가 많다. 이는 네티즌이 원하는 파일을 받을 때 해외의 네티즌이 올린 파일부터 옆 집 친구가 올린 파일까지 한 번에 검색돼 선택에 따라 무차별로 내려받게 되기 때문인데, 이걸 지역별 대륙별 등으로 묶어서 정리해주면 속도 개선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장기적으로 이런 모델을 통해 지역별 그룹을 만들고, 이게 정착된다면 자사 형태 법인도 설립하고 플레이어도 수출하고... 그럴 계획이었다.

그러나 소리바다 3가처분 판결에다 'MP#' 저작권 분쟁까지 겹쳐 당분간 사업 진행은 어려울 것 같다."

- 앞으로의 계획이나 하고 싶은 말은.

"당분간 P2P 파일공유는 불가능할 것이며, 그럴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보지만, 유료 서비스 모델인 'MP#'역시 분쟁을 통해 아주 나쁜 경우 서비스 제공에 문제가 생길지도 모른다.

그러나 음악사업을 계속한다는 원칙은 굳건하다.

당장은 지난 8일 런칭한 온라인MP3P '오르골' 서비스에 주력할 생각이다. 커뮤니티 기능을 강화하고, 용량 및 꾸미기 기능에 따른 유료화 작업을 병행하는 데 올해의 남은 시간을 사용하게 될 것 같다.

누군가 소리바다가 업계 '어른들'과의 대화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며 '어른들을 이해시키라'고 충고했다.

절대 그렇지 않다. 앞서 말했듯 그들은 사욕을 위해 산업을 버리고 있다.

소리바다 가처분 판결에 여러 음반 제작자들이 탄원서를 제출한 것은, 소리바다가 예뻐서가 아니다. 그게 '답'이라는 걸 제작자들이 피부로 느꼈기 때문이다.

젊은제작자연대만 소리바다 구원투수로 나선 듯 보도됐지만, 우리를 경쟁상대로 보거나 굳이 협력할 필요가 없는 메이저 음반사 외에 대부분의 신보 제작 업체들이 우리를 지지해줬다.

이제 소리바다는, 쟁송 우려가 있는 어떤 서비스도 진행하지 않을 것이다. 공생을 위해 리스크를 감수하거나 손해를 보면서 새로운 수익 모델을 고안하는 일도 없을 것이다.

소리바다라는 아주 유용한 수익 창출 도구를, 음반업계는 스스로, 적극적으로 잃은 것이다.

지금도 우리는 P2P라는 아주 유용한 네트워크 프로그램을 통해 소리바다라는 서비스를 키우고 알렸다는 걸 후회하지 않는다.

진실은 가려지는 게 아니다. 사욕을 위해 음악산업을 버리고, 공생의 방안을 범법으로 몰아갔던 데 앞장섰던 모두는 분명히 책임을 지게 될 것이다."

/박연미기자 chang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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