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불량공주 모모코'


- 예쁘고 멋진 그릇을 지닌 두 소녀 이야기 -
'불량공주 모모코'가 그려내는 상상력은 도통 그 한계를 미뤄 짐작할 수 없다. 만화적인 상상력과 황당한 줄거리가 뜨악하게 만들고, 유쾌한 웃음을 동반한 폭소제조에 '이런 영화도 있을 수 있겠구나'하는 입가의 미소가 번진다.
18세기 로코코시대의 공주를 꿈꾸는 모모코(후카타 쿄코). 그녀의 유일한 낙은 멋진 드레스를 입고 우아하게 산책하는 것이다. 그녀는 거짓말로 아버지에게 돈을 뜯어 시골마을 시모츠마에서 다이칸야마까지 두 시간 반 남짓을 오로지 드레스를 사기 위해 원정을 간다. 이마저도 짝퉁을 팔아오던 아버지의 사업이 실패하자 직접 돈을 벌기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다. 그녀에게 짝퉁을 사려온 첫 손님. 진한 화장에 폭주족 복장의 이츠코(츠치야 안나)는 모모코가 '약육강식의 사회와는 동떨어진 여자'라며 주위를 배회한다.
'불량공주 모모코'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엽기'다. 괴상한 표정의 인물들이 갑자기 화면 앞으로 등장하고, 심각한 상황은 절대 용납하지 않고, 카메라를 향해 장난치듯이 펼치는 등 설명이 안 되는 황당한 설정들이 난무한다. 그렇지만 결코 눈을 뗄 수 없다. 피와 살이 튀는 것만 엽기가 아니다. 유치함과 썰렁함, 한마디로 '비정상적인 모든 것' 이 엽기다. 희화화된 캐릭터들은 하나같이 과장된 몸짓과 생뚱맞은 표정으로 현실과 상상을 넘나든다.
엽기적인 상황과 말도 종잡을 수 없는 줄거리, 정돈되지 않은 구성들이 줄을 잇지만 '재미있으면 그만, 행복하면 그만, 유쾌하면 그만'이라는 신선함과 기발함으로 가득, 시종 웃음을 자아낸다. 마치 일본만화 '이나중 탁구부'처럼 한 컷에 또 다른 재미가 숨어 있다. 인생, 자유, 사랑, 우정 등을 각 챕터별로 나눠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 지도 쉽게 드러난다. 중반까지만 해도 어리둥절하게 하던 이야기는 후반부로 갈수록 두 소녀의 정체성과 성장에 초점을 맞추면서 제법 산뜻하게 마무리 짓는다.
주인공인 모모코나 이치고 모두 학교나 사회에서 '왕따'당하기 쉬운 인물이다. 드레스를 입는 것에서 행복을 찾는 모모코. 매사 자신만만하지만 사회에 대한 불만으로 한없이 외로운 이츠코. '극과 극은 통한다'고 하더니만 둘은 가장 친한 친구가 된다. 사실 그들은 예쁘고 멋진 그릇을 지닌 아이들이다. 행복을 얻기 위해서 용기가 있어야 한다는 것도 알고 있으며, 우정을 위해서는 위험도 기꺼이 무릅쓴다. 평범하지만 이기적인 그러면서 뒤에서 때로 몰려다니면서 웅성거릴 때만 큰소리치는 일반인의 행동에 대한 우회적인 비판이 숨어 있다. 일본 하이틴 소녀들의 필독서라는 '시모츠마 이야기'(不妻物語)를 영화화했다. 15세 관람가. 9월 2일 개봉.
<미디어칸 장원수기자 jang7445@khaq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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