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전용관 개장..표현의 자유 오히려 줄어들라

[한겨레] 10곳 추가 채비...음란법탓 개봉영화 "무삭제상영" 전략성인영화 전용 상영관이 국내에서 자리잡을 수 있을까. 지난 14일 국내 처음으로대구 레드시네마(옛 해바라기극장)와 동성아트홀이 성인전용관으로 개관해 프랑스카트린느 브레야 감독의 영화 <로망스>의 상영에 들어갔다. 14~15일 이틀간의관객수만으로 앞으로 성인전용관이 활성화될 수 있을지 여부를 점치기는 힘들다.
현재 담당 구청에 성인전용관 설립 허가를 신청한 극장이은 전국적으로 15곳에이르며 이중 세 곳은 구청으로부터 신청이 반려된 상태다. 성인전용관을 상대로제한상영 등급의 영화를 배급한다는 방침 아래 설립된 듀크시네마는 허가신청을 낸극장 가운데 22일까지 10곳 정도가 허가를 받아 상영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또 듀크시네마는 <로망스>에 이어 <애나벨청 스토리> <엠마누엘> 5~7편, 카르틴느브레야 감독의 <지옥의 체험> 등의 영화의 배급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따라성인전용관의 출범은 기정사실로 보이지만, 운영 형태를 두고 영화계에선 여러시선이 교차하고 있다.
■성인전용관이냐, 아트시네마이냐= 이미 개봉한 <로망스>를 비롯해<엠마누엘>을 뺀 나머지들은 신체 노출이나 성적 표현을 즐기라고 만든 영화와는거리가 멀다. 영화계에선 이런 영화를 상영하는 곳을 성인전용관이라고 하기보다예술영화전용관()이라고 불러야한다는 말도 나온다. 실제로 <로망스>는전주영화제에서, <지옥의 체험>은 서울여성영화제에서 무삭제로 상영됐다. 또<로망스>와 <애나벨청 스토리>는 부분삭제와 모자이크 처리를 거쳐 국내에 이미개봉했던 영화이다. <로망스>는 이번 성인전용관 개봉에서 노컷, 노모자이크로상영될 뿐이다.
듀크시네마쪽은 앞으로도 이전에 몇 장면이 잘려 개봉한 영화들의 삭제분량을다시 붙여서 개봉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니까 성적 표현을 즐기게 하려는의도로 제작된 포르노나 준포르노 영화들이 아니라, 외국 같으면 성인관람등급으로 일반극장에서 상영됐을 영화들이 국내 성인전용관에 걸리는 기현상이빚어질 여지가 다분한 것이다.
■표현의 자유의 확장이냐, 축소냐= 지난 97년 헌법재판소가 영화심의에대해 위헌결정을 내린 뒤 2002년에 개정 공포된 영화진흥법은 제한상영등급과성인전용관 조항을 신설했다. 헌재의 결정 취지는 성인이 보는 영화를 다른성인이나 어떤 기관이 못보도록 막지 말라는 것이었다. 이 취지대로라면 극단적인성표현의 영화나 포르노도 허영하되 다만 미성년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없는제한된 공간에서 틀라는 것이어햐 한다. 개정 영화진흥법은 이런 취지를받아들이는 듯하면서도 ‘18살 이상관람’ 등급 영화와 ‘제한상영’ 등급 영화의구분 조항을 모호하게 해놓았고, 또 현행 음란법 아래서 성인전용관에서의 포르노상영이 가능하냐는 법적인 문제도 그대로 남아있다. 그러다보니 성인전용관이포르노나 준포르노 영화를 꺼리면서, 18살 등급의 엄격적용에 따라 잘려나간장면을 살려 트는 틈새전략을 취하는 형태가 나오고 있다. 이런 형태가 일반화되면영상물등급위원회(영등위)가 18살 관람 등급을 줘야할 영화에 제한상영 등급을매기는 사태가 늘어날 수 있다고 보는 영화계의 우려가 기우일 수만은 없다.
영화평론가 전찬일씨는 “제한상영관이 없을 때는 영등위가 제한상영 등급을매기기 부담스러웠으나 이제는 노출 수위가 심한 예술영화들에 대해서도 무더기로제한상영가 등급을 매길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임범 기자 isman@hani.co.krⓒ 한겨레(http://www.hani.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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