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주둥이공룡 조상 아시아가 기원이었다

2004. 4. 20. 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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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한반도공룡이야기③ 우리나라의 백악기 공원에는 어떤 초식공룡이 살았을까 공룡은 일반적으로 골반의형태에 따라 용반류와 조반류 공룡으로 나뉘는데 용반류 공룡 가운데 육식공룡인수각류를 뺀 용반류 나머지와 조반류는 모두 초식공룡이다. 따라서 육식공룡은전체 공룡 가운데 3~5%에 불과하며 이런 비율은 포유류의 비율에 가깝다. 그래서어떤 학자는 공룡이 냉혈동물인 파충류보다는 온혈동물인 포유류에 가까운신진대사를 가졌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초식공룡을 대표하는, 몸집이 거대하고 목과 꼬리가 긴 용각류 공룡은 후기쥐라기에 가장 번성했다. 우리에게 친숙한 이름인 디플로도쿠스,브라키오사우루스, 아파토사우루스, 카마라사우루스, 마멘키사우루스 등이용각류에 속한다. 이들은 거대한 몸집을 유지하기 위해 나자식물 잎을 연필 같은가느다란 이빨로 훑어내어 위 속의 돌멩이를 이용해 소화시켰다. 전기 백악기에들어와 꽃피는 피자식물이 출현하자 이 거대한 용각류들은 쇠퇴하기 시작했고, 그대신 이빨이 잘 발달한 이구아노돈으로 대변되는 조각류 공룡들이 주도권을잡는다. 후기 백악기로 넘어가면서 이구아노돈에서 진화한 오리주둥이공룡과트리케라톱스 같은 뿔공룡들이 군집을 이루며 생태계를 차지하게 된다.

사실 우리나라의 공룡뼈 산출은 아직 매우 단편적이기 때문에 정확한 초식공룡의모습을 그려내기는 어렵다. 하지만 놀랍게도 경상남북도의 백악기 지층인경상누층군에는 이 시기에 이미 쇠퇴의 길을 걷고 있던 용각류가 4종류나발견됐다. 이들의 존재는 이빨 화석으로 확인되는데 단지 이빨이기 때문에 정확한학명을 부여할 수는 없지만 최소한 카마라사우루스류, 브라키오사우루스류,유헬로푸스류 같은 후기 쥐라기 공룡과 백악기에 새로이 진화한티타노사우루스류가 살았던 것만은 확실하다.

특히 유헬로푸스류는 중국에서만 발견되는 용각류로 한국과 중국 공룡의연관관계를 처음으로 암시하고 있다. 이렇듯 다양한 용각류의 존재는 이들의풍부한 발자국으로도 확인되는데 뒷발의 크기가 불과 9㎝인 어린 용각류발자국부터 115㎝의 거대한 발자국도 나타난다. 이런 발자국에 근거해 보면머리부터 꼬리 끝까지 2m 남짓한 어린 새끼부터 30m에 이르는 농구장만한 크기의목 긴 공룡이 한반도를 활보했던 것이다.

용각류 발자국보다 훨씬 더 많이 발견되는 조각류 발자국은 이들의 뼈가 단 한점도 발견되지 않아 그 실체가 베일에 가려져 있었다. 그래서 학계에서는 아마도전기 백악기에 가장 번성한 이구아노돈의 발자국이라고 추정해왔다. 그러나 지난2002년 경남 하동군에서 오리주둥이공룡 이빨이 처음 발견됨에 따라 이들 발자국의주인이 이구아노돈보다 더욱 진화한 오리주둥이공룡임을 알게 됐다. 이 발견은후기 백악기에 북아메리카에서 가장 번성한 오리주둥이공룡의 조상이 아시아에서기원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전세계가 공룡 진화의 계통도를 그리는 데 열중하고있는 요즘, 한반도 공룡의 중요성이 점점 더 높아지고 있음을 요즘 피부로 느끼고있다.

이융남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선임연구원・척추고생물학 ylee@kigam.re.krⓒ 한겨레(http://www.hani.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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