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 죽인 아이 곰이 되다

[한겨레] 디즈니 새 장편 ‘브라더 베어’ 매머드와 사람이 공존하던 먼 옛날, 지금의 알래스카 지역에 우애 좋은 세 형제가살고 있었다. 이 중 막내인 키나이는 아직 어리고 천진한 어린아이다. 어느 날형들과 잡은 물고기를 곰이 훔쳐가자 겁없는 이 꼬마는 덩치가 자신의 열배 가까운곰을 무작정 쫓아가고 동생을 보호하기 위해 쫓아간 큰형 시트카는 목숨을 내던져곰의 위협에서 동생을 구출한다.
디즈니의 새 장편 애니메이션 〈브라더 베어〉는 지금까지의 디즈니 애니메이션가운데 우화적인 메시지가 가장 강한 작품으로 꼽을 만하다. 〈뮬란〉 〈릴로 앤스티치〉를 만들었던 ‘플로리다 장편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는 〈브라더베어〉에서 다시 이국적인 토속의 세계로 들어간다. 이번에는 원시 북미대륙의토템사상이다. 형의 복수를 하려고 끝끝내 곰을 찾아가 죽이고 만 키나이는부족신의 주술에 걸려 자신이 그렇게 증오하던 곰으로 변한다. 그리고 곰들의세계에 들어가 우정을 쌓으며 ‘역지사지’의 교훈을 얻게 된다는 이야기다.
〈라이온 킹〉에 이어 대자연의 아름다운 모습을 담으려는 야심찬 시도로요세미티, 옐로스톤 공원 등에서 따온 장관들이 스크린을 가득 채운다. 그러나 전작품들에 비해 단순한 줄거리와, 밋밋한 캐릭터-결정적으로 〈브라더 베어〉에는다른 애니메이션처럼 줄곧 추임새를 넣어주는 코믹 캐릭터가 없다-가 큰 감동을자아내지는 못한다. 등장하는 곰들의 모습 역시 캐릭터 상품을 사고 싶은 욕구를불러일으킬 만하지 않다는 것도 이 야심찬 애니메이션의 약점으로 작용할 것 같다.
〈글래디에이터〉에서 악질적인 황태자 코모두스로 나왔던 호아킨 피닉스가키나이의 목소리 연기를 했고, 디즈니의 다른 애니메이션 〈타잔〉으로 아카데미음악상을 수상했던 필 콜린스가 다시 음악을 맡았다. 16일 개봉.김은형 기자, 사진 브에나비스타코리아 제공ⓒ 한겨레(http://www.hani.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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