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철스님 추모앨범 낸 임의진 목사

2003. 9. 4.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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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금 모두 병원비에 보태려 했는데… “스님의 병원비 마련을 위해 마련한 음반이 추모 음반이 되었네요.” 강진 남녘교회 임의진 목사는 띠동갑이었던 광주 증심사 주지 일철 스님과 종교간벽을 극복하고 둘도 없는 친구처럼 가깝게 지냈다. 일철 스님의 무등산 보호운동에적극 동참했고 증심사에서 열렸던 산사음악회에는 스님의 부탁에 흔쾌히 사회를맡았다. 친하게 지냈던 포크가수 김두수나 전경옥 한보리 그리고 시인 박남준도 그덕분에 증심사를 찾아 노래도 하고 시도 낭송했다. 그런데 지난해 이맘때 일철스님에게 덜컥 ‘시한부 인생’ 선고가 내렸다. 간암이었다. 임 목사는 자신이도울 수 있는 방법을 찾았고 그것이 이달 초 나온 음반 〈산〉이다. 수익금 모두를병원비에 보태려 했으나 일철 스님은 음반에 실린 노래도 듣지 못하고 지난달 6일입적했다.

여기에는 일철 스님이 평소 좋아했던 존 레넌의 ‘이매진’ 기타 연주곡과 임목사가 직접 부른 보브 딜런의 ‘바람만이 아는 대답’ 등 임 목사가 자연과생명의 소중함을 몸으로 말하려 했던 스님을 떠올리며 정성스레 선곡한 12곡이담겼다. 임 목사 때문에 일철 스님과 가까워진 김두수와 전경옥, 한보리는 각각 새노래를 한곡씩 불렀고 시인 박남준은 자작시 ‘흰 부추꽃으로’를 비감하게낭송했다.

영혼을 일깨우는 듯한 김두수의 매력적인 저음과 전경옥의 투명하면서도 낭랑한목소리에 빠지는 일은 일철 스님의 생명존중 사상과 별개라도, 요즘 제법 쌀쌀한공기로 움츠러든 몸과 마음에 온기를 불어줄 만큼 유혹적이다. (02)2273-7294.강성만 기자ⓒ 한겨레(http://www.hani.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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