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 '고양이의 보은'

2003. 8. 7.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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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재자 고양이대왕까지 귀엽네" 여고생 하루는 어느날 길에서 차에 치일 뻔한 고양이를 구해준다. 근데 그고양이가 벌떡 일어나 몸을 탁탁 털고 정중히 인사를 하는 것 아닌가. 그는 사실고양이 왕국의 왕자였다. 아들의 은혜를 갚겠다고 고양이 대왕이 찾아왔을 때만해도 하루는 신기한 경험에 들떴다. 하지만 하루를 며느리로 삼겠다는 고양이대왕에 끌려 고양이 왕국으로 오고 나선 사정이 달라진다. 신비한 멋쟁이고양이인형 남작 바론과 무뚝뚝한 심술쟁이 뚱보고양이 무타와 함께 하루는 탈출에나선다.

모리타 히로유키라는 젊은 감독을 내세운 스튜디오 지브리의 애니메이션<고양이의 보은>(2002)은 미야자키 하야오의 <모노노케 히메>(2000)나 <센과치히로의 행방불명>(2001)이 그려내던 어두운 인간의 모습과 철학적 주제를걷어내고, 어린이 관객을 향해 곧바로 돌진한다. ‘한여름밤의 꿈’처럼 경쾌한 이팬터지 모험물엔 어린이들이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의 심각한 고난이나 고민이란없다. 짙은 원색 대신 맑은 수채화 같은 채색, 일본 느낌이 물씬 풍기는 공간 대신동화책 삽화 같은 유럽풍의 배경을 선택한 것도 이런 밝은 분위기에 어울린다.

어둠과 희망이 공존하는 하야오의 세계를 좋아하는 이라면 <고양이의…>가밋밋하고 소품 같이 느껴질 터. 하지만 독재자인 고양이 대왕마저 귀엽게 그려내며75분 내내 쉴새없이 사건과 사고를 실어나르는 <고양이의…>는 그 자체로 눈을사로잡기에 충분하다. 곳곳엔 지브리의 인장도 찍어놓았다. 바론 남작은 <귀를기울이면>(1995)에 등장했던 고양이 인형이다. ‘이대로 살까’ 나른한 유혹에빠지는 하루에게 건네는 바론의 충고 “자신을 잊으면 안돼, 넌 너의 시간을살아야 돼”는, <센과…>에서 하쿠의 충고 “네 이름을 잊지 마라”를 떠올리게한다. ‘지금 삶은 평범하지만 착하게 살다 보면 뭔가 가슴 두근거리는 일이 생길거야’, 이렇게 속삭이며 지브리 영화는 언제나 잊었던 어릴적 꿈을, 희망을깨워준다. 8일 개봉.김영희 기자 dora@hani.co.kr,사진 영화인 제공ⓒ 한겨레(http://www.hani.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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