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V=디젤' 소형 SUV에서 깨졌다..중형 이상에선 여전히 디젤

변지희 기자 2017. 9. 29.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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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전모(28)씨는 작년 12월 쉐보레의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트랙스 가솔린(휘발유) 모델을 구입했다. 가솔린 모델의 경우 초기 구입비가 세금 등을 포함해 2400만원대였던 반면 디젤(경유) 모델은 3000만원대에 달했기 때문이다. 차량 구입 비용이 몇백만원 차이가 나기 때문에, 디젤 연비가 가솔린 연비보다 조금 우수한 편이어도 기름값을 아껴 이득을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현대자동차 코나./현대자동차 제공

전씨는 “가솔린 가격이 리터 당 1400원 정도여서 가득 채워도 7만5000원 정도면 충분하다”며 “가솔린과 디젤 값 차이가 적어 가솔린 모델을 선택해도 크게 부담이 없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폴크스바겐 디젤 게이트 이후 디젤 차량의 신뢰도가 떨어진 것도 가솔린 모델을 선택하는데 영향을 줬다.

국내에서 SUV하면 디젤이라는 공식이 소형 SUV를 중심으로 깨지고 있다. 그동안 SUV는 도심 주행보다는 험로를 달리거나 장거리 주행에 적합한 레저용 차라는 인식이 있어, 가솔린 모델에 비해 연비가 높고 힘이 좋은 디젤 차량이 주류를 이뤄왔다. 하지만 올들어 인기를 얻고 있는 소형 SUV 판매량 중 가솔린 모델 비중이 60%를 넘어서며 트렌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무엇보다 저유가 장기화에 따른 가솔린 가격 안정으로 유지 비용이 낮아진 게 SUV 가솔린 모델 판매 증가의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국제 유가 불안으로 2012년 리터당 2000원을 넘나들었던 가솔린 가격은 이후 차츰 하락해 작년 3월에는 리터당 1350원까지 내려갔다. 올해 1~3월 리터당 1500원대 초반을 기록한 것을 제외하고는 꾸준히 1400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소형 SUV의 경우 차체가 작고 가벼워 가솔린 엔진이라도 연비가 높다는 점도 가솔린 모델 인기에 한몫한 것으로 풀이된다. 터보 엔진을 탑재해 디젤 엔진보다 출력도 높였다. 가솔린 모델의 승차감이 디젤 모델보다 부드럽다는 것도 장점이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유가가 안정되면서 가솔린 차량 구입 부담이 적어졌다”며 “‘클린디젤’ 인식이 깨진 것도 가솔린 모델 선호도를 높였다"고 말했다.

◆ 소형 SUV 코나, 가솔린 판매 비중 70% 육박

쉐보레 트랙스./한국GM 제공

현대차(005380)는 이런 추세를 반영해 지난 6월 출시한 소형 SUV ‘코나'의 주력으로 가솔린 모델을 내세웠다. 그 결과 출시 이후 8월말까지 판매량 7375대 중 가솔린 모델이 5082대로 68.9%의 비중을 차지했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배기량 1.6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 모델의 가격이 1.6리터 디젤 엔진보다 200만원 쌌기 때문에 구미가 당겼다. 가솔린과 디젤 모델의 성능 수치 차이도 크지 않다. 1.6 가솔린 터보의 최고출력은 177마력으로 1.6 디젤의 136마력보다 오히려 우수하다. 최대토크의 경우 디젤이 30.6kgfㆍm로 가솔린의 27kgfㆍm보다 소폭 높은 정도다. 리터당 연비는 디젤이 16.8km로 가솔린의 12.8km보다 앞선다.

기아차(000270)도 디젤 모델만 출시한 소형 SUV ‘스토닉’의 라인업에 가솔린 모델을 연말쯤 추가할 예정이다.

쉐보레의 소형 SUV 트랙스의 가솔린 모델 판매 비중은 지난해 60.1%에서 올해 70.8%로 더 높아졌다. 올들어 8월까지 가솔린 모델 판매량은 8093대로 지난해 한해의 8401대에 육박했다. 반면 디젤 모델 판매량은 3335대 지난해 연간 5589대의 60% 수준에 그쳤다.

한국GM 관계자는 "높은 출력 때문에 디젤 모델을 선택하는 경우가 있었는데, 트랙스 가솔린 모델의 경우 1.4 터보엔진을 사용해 출력을 높였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많이 선택한 것 같다"고 말했다.

◆ 중형 SUV도 가솔린 라인업 추가… 연비 때문에 아직 대세는 ‘디젤’

기아자동차 스포티지./기아자동차 제공

중형급 이상의 SUV에도 가솔린 엔진이 속속 탑재되고 있다. 르노삼성은 지난 1일 중형 SUV QM6의 가솔린 모델 QM6 GDe를 출시했다. 2.0리터 자연흡기 GDI 가솔린 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 144마력, 최대토크 20.4㎏·m의 성능을 낸다. 디젤 모델의 최고출력 177마력, 최대토크 38.7㎏·m에 비해 힘은 다소 떨어진다.

지난 3월에는 현대차 싼타페, 기아차 스포티지, 쏘렌토에도 가솔린 모델이 추가됐다. 특히 싼타페와 쏘렌토 가솔린 모델에는 터보엔진을 장착해 디젤 모델보다 출력을 높였다. 싼타페 가솔린 2.0 터보 모델의 최고출력 240마력으로 디젤 2.0 모델보다 약 29%, 2.2 디젤 모델보다는 약 19% 높다. 최대토크는 엔진의 특성상 디젤이 41.0kg.m로 가솔린의 36.0kgf·m보다 우수하다.

스포티지 2.0 가솔린은 최대출력 152마력, 최대토크 19.6kgf·m의 성능을 내며, 디젤 모델 대비 가격을 최소 190만원에서 최대 210만원까지 낮췄다.

하지만 중형급 이상 SUV의 경우 아직 디젤 엔진 판매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 가솔린 엔진을 탑재한 중형 SUV의 연비가 한자리수까지 떨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싼타페의 가솔린 모델 연비는 리터 당 9.3km인 반면 디젤 모델은 리터 당 13.8km다. 쌍용차는 소형 SUV인 티볼리에만 가솔린 모델을 두고 있다. 나머지 중형급 이상 차급에서는 디젤 모델만 내놨다.

올해 8월까지 현대차 싼타페(판매량 3만5015대)의 가솔린 판매 비중은 1.4%(504대)에 불과했다. 투싼 역시 가솔린 모델 판매량이 1882대로 디젤의 2만8021대와 비교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기아차 스포티지 가솔린 모델(2021대, 디젤 2만5183대)과 쏘렌토 가솔린 모델(740대, 디젤 4만6645대) 판매 비중도 미약하다. 현대차 관계자는 "중형급 이상의 SUV의 경우에는 연비가 좋은 디젤 모델을 선택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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