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드리프트 세계무대를 향해 날다!

한국 대표 드리프터들이 본격적인 세계무대를 향해 힘찬 발걸음을 내딛었다. 그 동안 소수의 선수들이 일본의 드리프트 대회에 출전했지만 대한경주협회의 공인 선발전을 통해 선발된 선수들이 FIA가 주관하는 국제 드리프트 대회에 출전하기는 처음이다. 아쉽게도 토너먼트 배틀로 진행되는 베스트16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넓은 세계로 나가 많은 것을 배우는 계기가 되었다.

FIA가 드리프트 대회를 공식적으로 주관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990년대 말 일본에서 시작해 미국과 유럽, 필리핀, 대만, 중국 등에서 열리던 드리프트를 대회를 국제 규격으로 통일한 FIA 인터컨티넨탈 드리프팅 컵은 14개국 28명의 선수가 출전했다. 이중 지난 8월 15일 인제스피디움에서 열린 한국 대표 선발전에서 일본행 티켓을 잡은 선수는 김동욱(TEAM Vittesse × DRF), 세바스티앙 메실리(XCARGOT DRIFT TEAM), 김인성(RC automotive team) 등 세 명. 이중 김동욱과 김인성은 한국 대표 시드를 받았으며, 한국에서 드리프트 대회에서 활동 중인 세바스티앙 메실리는 국적지인 프랑스 대표로 첫 세계무대를 밟았다.

그동안 많은 논의가 있었던 FIA 주관의 드리프트 대회가 확정된 것은 지난 6월로 이번 경기는 대표적인 드리프트 경기인 일본 D1 그랑프리의 특별경기가 열리는 도쿄 임해부교 특설 경기장에서 지난 9월 30일과 10월 1일 이틀간 열렸다.

16강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충분한 가능성 보여 


 

경기는 금요일 연습 주행을 시작으로 토요일과 일요일에 진행되었다. 레그1과 레그2로 나눠졌으며, 일본을 비롯해, 한국, 태국, 이란, 이탈리아, 러시아, 말레이시아 등 14개국 선수들이 치열한 경합을 펼졌다. 한국 팀은 김동욱이 금요일 연습주행에서 펜스를 들이받는 사고를 당해 레그1 출전이 불투명했지만 토요일과 일요일에 펼쳐진 예선(단독 주행)에 참가했다. FIA 인터컨티넨탈 드리프팅 컵의 채점은 DOSS 시스템(각도, 스피드 속력 등을 계측하는 장비)과 3명의 부심이 담당했으며 총 5개의 섹션에 배정된 배점이 모두 다르다. 또한 스포츠맨십 위반이나 반칙은 -점수가 반영되는 방식이다.

레그1 단독 주행에서는 일본의 카와바타 마사토가 1등을 차지했으며 이어진 배틀 토너먼트에서도 우승을 차지해 최초의 챔피언 자리에 올랐다. 반면 김동욱은 디퍼렌셜 이상으로 레그1에 예선에 출전하지 못했으며, 김인성과 세바스티앙은 베스트16 진출에 실패했다. 김동욱은 오다이바 특설 코스에 대해 ‘노면이 불규칙하고 노폭이 좁다. 연습시간도 부족하고 진입 속도가 비교적 낮아 원하는 움직임을 만들기 어렵다.’고 밝혔다.

 

일요일에 펼쳐진 레그2는 한국 대표 2명과 세바스티앙 등 한국에서 건너온 모든 선수가 참여했다. 98점 이상을 획득해야 출전이 가능한 배틀 토너먼트를 두고 각 선수들이 고군분투했지만 국제무대의 벽은 높기만 했다. 밤새 경주차를 고쳐 출전한 김동욱은 예선은 마쳤지만 스핀으로 인해 높은 점수 획득에 실패했고 김인성과 세바스티앙 역시 완주에 만족해야 했다.

배틀 토너먼트는 초반부터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명승부가 펼쳐졌다. 레그1 우승자인 카와바타 마사토를 비롯해 사이토 다이고, 후지노 유키히데(이상 일본), 아카디, 게오르기 ‘고차’(이상 러시아), 타이차폰(태국), 찰스 응(홍콩) 등 각 지역 대표가 골고루 시드를 배정 받았다. 배틀 토너먼트의 백미는 4강. 일본 선수들로 구성된 4강 1경기와 러시아 선수들로 구성된 4강 2경기는 FIA 인터컨티넨탈 드리프팅 겁의 백미였다.

지금까지 여유가 있는 것처럼 보였던 일본 선수 역시 긴장이 감돌았고 결승에서는 아카디와 카와바타가 맞붙었다. 공격을 주고받으며 진행된 치열한 접전 끝에 아카디가 우승컵을 차지하는데 성공했고 카와바타는 2연승 도전에 실패했다. 3 4위전인 요코이(일본)와 게오르기 ‘고차’의 대결은 연장전까지 치렀으며 게오르기 ‘고차’가 사고 투혼을 발휘한 끝에 값진 3위 자리에 올랐다.

FIA가 주관하는 최초의 드리프트 대회인 FIA 인터컨티넨탈 드리프팅 컵은 올해를 시작으로 2019년까지 일본에서 매년 1회 열린다. 첫 경기에 출전한 한국 선수들은 결승 진출에 실패했지만 경주차 운송과 레이스 운영, 국제 규정에 대한 적응을 높였다.

 

XCARGOT DRIFT TEAM의 코디네이터인 이영대 대표는 "아쉬운 부분이 많았지만 가능성은 충분히 시험했던 무대였다"고 했다. FIA의 장 토드 회장과 드리프트 경기를 처음 정규화 시킨 `드리프트 킹` 츠치야 케이치는 개회사를 통해 "익사이팅하고 화끈한 드리프트 경기의 매력을 FIA 인터컨티네탈 드리프트 컵을 통해 보다 많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오다이바(일본)=황욱익 SBS 스포츠 모터스포츠 해설위원, 사진=FIA 컨티넨탈 드리프팅 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