벡스코 문제의 뿌리..코트라 출신 낙하산 사장들

부산CBS 박창호 기자 2017. 7. 3.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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벡스코 야간 전경(사진=자료사진)
지역 전시·컨벤션의 중심인 벡스코가 공공재로서 역할을 외면한 채 오히려 지역 업체죽이기에 나서거나 국비 보조금을 부당 수령하는 등 적폐의 온상으로 지적 받는 데 이유가 있었다.

벡스코의 최고 책임자를 비롯한 경영진의 면면이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코트라)출신 낙하산 인사들로 채워지면서 나타난 현상이라는 지적이다.

◇ 사장과 마케팅 본부장 등 벡스코 핵심 경영진, 코트라 출신 낙하산 인사로 채워져

지난 17년 간 벡스코 사장 자리는 정해수 초대 사장(2001년 4월, 6년 간), 김수익 2대 사장(2007년 4월부터 6년 간), 3대 오성근 사장(2013년 4월, 3년 간), 4대 함정오 사장(2016년 4월, 현재까지) 등 모두 코트라 부사장 출신들이 꿰찼다.

3대 오성근 전 사장의 경우 코트라 자체 내부 인사 적체로 인해 연임을 하지 못하고 물러나야 했을 정도로 벡스코 사장 자리는 '코트라의 전유물'로 전락한지 오래됐다.

또 전무급인 마케팅 본부장 자리에는 그동안 코트라 1급 직원 출신 인사 7명이 독식하고 있다.

여기에 코트라 출신 직원 한 명이 창립 멤버로 17년 간 주요 보직을 거치며 터줏대감 노릇을 하고 있다.

코트라 출신 신.구 벡스코 인사들은 매월 정기 모임을 갖고 현안을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지는 등 끈끈한 '그들만의 유대'를 이어가고 있다.

◇ 벡스코, 전국에서 '유일한 코트라 사장 체제 구축'

벡스코와 킨텍스 등 일부 전시컨벤션 센터들은 설립 초기에 마이스 산업의 특성상 85개국에 125개 해외무역관을 가진 코트라의 협조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코트라 출신 인사가 자리를 차지했다.

하지만 경기도 고양 킨텍스는 임창렬 전 경기도지사가 사장에 취임하면서 코트라와 연결 고리를 끊었다.

또 벡스코가 전시장 배정이나 임대 비용 등 여러 문제를 거론할 때 마다 모범사례로 거론하는 서울 코엑스는 애초부터 민간 마이스 전문가가 최고 경영진을 맡아 해오고 있다.

그러나 사장과 마케팅본부장 등 벡스코 경영진만이 유독 17년째 코트라 출신들로 채워지는 장기 독식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 고인 물은 썩는다…코트라 출신 독식 체제의 부작용

문제는 이들 코트라 출신 사장 등 벡스코 경영진이 마이스 산업을 잘 모르는 비전문가라는 것이다.

그래서 벡스코 경영진이 실적 올리기에 급급해 할수록 지역 마이스 기업들을 육성.보호하는 공공재로서 역할은 외면하고 있어 원성이 자자하다.

지역 마이스 업체들은 사장이 바뀔 때 마다 지역 업체와 동반성장(2016년 대외협력팀 신설), 지역 업체 지원.육성 등을 외쳤지만 구호에 그쳤고, 오히려 서울 업체와 유착돼 각종 대형 행사를 진행하거나 유사 행사를 마구 늘려 지역 업체 죽이기를 서슴지 않는 행태를 보였다고 입을 모았다.

또 벡스코 경영진이 조직 내부의 비리가 불거지면 같은 코트라 선.후배 끼리 끈끈한 유대 관계로 개선안을 내놓기 보다는 비리 덮기에 더 익숙한 모습을 보여줬다.

실제로 벡스코는 지난 2011년 감사원 감사 결과 2009년 'G스타 행사 국고 보조금 7천2백86만여원 부당 수령 비리'가 밝혀졌는데도 비리 관련자 징계 등 아무런 사후 조치를 하지 않은채 지난 6년 간 비리 덮기에만 급급했다.

무엇보다 코트라 출신 경영진의 가장 큰 문제점은 손쉬운 경영을 하려 한다는 점이다.

지난해 12월 26일 현 함정오 벡스코 사장은 2015년 ~ 2018년까지 사실상 4년 간 연속 전시장 임대료를 인상하는 안을 확정하면서 흑자 경영 기조를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지역 마이스 업계에서는 "역대 벡스코 사장들이 땅 짚고 헤엄치기식 '쉬운 경영의 전형'을 보여줬는데 결국 지역 업체만 어려움을 겪는 피해를 입어야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부산시는 왜 벡스코 대주주로 역할을 하지 않나?

벡스코의 인사 적폐는 42.5%의 지분을 보유한 부산시가 최대 주주로서 역할을 제대로 하지 않았기 때문에 곪아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벡스코를 건설한 현대컨소시엄이 지분 31.5%를 보유하고 있고 코트라는 벡스코 지분 26%를 가진 3대 주주일 뿐이다.

지역 마이스 학계의 A 전문가는 "벡스코 경영진의 코트라 독식 체제는 최대 주주인 부산시가 제 목소리를 내지 못했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라며 "결자해지 차원에서 부산시가 독식 체제의 연결 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벡스코 출범 17년을 맞아 부산 지역 마이스 산업이 크게 발전한 만큼 마이스 전문 인재도 많이 배출됐다"며 "이제는 지역 인재나 다양한 출신의 인사 중에서 사장 등 벡스코 경영진이 선임돼야 한다"고 밝혔다.

부산의 마이스 산업은 급성장하고 있는데 반해 지역 마이스 산업의 센터인 벡스코는 여전히 구태를 벗지 못하는 인사 적폐를 보여주고 있어 개선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부산CBS 박창호 기자] navicb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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