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항범 교수의 어원 이야기>인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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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모 정당의 비공개 연석회의가 난장판으로 흘렀다는 기사를 읽었다.
그러므로 '인마'가 표준어이고, '임마'는 비표준어이다.
'인마'가 맞는 말이니 발음은 '임마'로 해도 '인마'로 써야 한다.
'인마'가 비어가 되는 것은 바로 '놈'을 포함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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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모 정당의 비공개 연석회의가 난장판으로 흘렀다는 기사를 읽었다. 평소 사이가 좋지 않던 국회의원이 언쟁을 벌이다가 큰소리가 오가고 급기야 비어(卑語)까지 나왔다고 한다. 그 비어인즉 ‘임마’였다. ‘임마’는 상대를 한껏 깔보는 말이어서 상대는 큰 모욕감을 느꼈을 것이다.
물론 ‘임마’가 늘 야비한 말로 쓰이는 것은 아니다. 친구 사이에서는 악의 없는 친교 언어가 될 수 있다. ‘임마’가 비어가 되는 경우는 또래나 비슷한 지위의 사람들이 언쟁하다가 흥분해 사용할 때이다. 한쪽이 흥분해 “야! 임마”를 토해 내면 분위기는 확 달라진다. 이 말에 상대는 바로 “야! 임마, 임마 점마 하지 마”라고 응대할 것이다.
‘임마’는 ‘인마’를 발음 나는 대로 적은 어형이다. 그러므로 ‘인마’가 표준어이고, ‘임마’는 비표준어이다. ‘인마’가 맞는 말이니 발음은 ‘임마’로 해도 ‘인마’로 써야 한다. ‘인마’는 ‘이놈아’가 줄어든 말이다. ‘이놈아’는 지시대명사 ‘이’, 명사 ‘놈’, 호격조사 ‘-아’의 결합체이다. ‘점마’는 ‘저놈아’가 줄어든 ‘전마’의 자음 동화 형태인데, ‘전마’나 ‘점마’는 표준어가 아니다. ‘그놈아’가 줄어든 ‘근마’ 또는 ‘금마’도 일부 지역에서 쓰이고 있다.
‘인마’가 비어가 되는 것은 바로 ‘놈’을 포함하기 때문이다. ‘놈’은 ‘남자’를 낮잡아 이르는 말이어서 당연히 그것을 포함하는 ‘인마’가 특정 남자를 낮잡는 말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 ‘놈’이 처음부터 비어로 쓰인 것은 아니다. 15세기의 ‘놈’은 ‘남자’나 ‘사람’을 이르는 평어였다. ‘놈’이 낮은 의미 가치를 띠기 시작한 것은 16세기 이후의 일이다. ‘인마’는 ‘놈’이 비칭화한 이후에 만들어진 말이다.
아무리 화가 나도 동료 의원에게 ‘인마’는 너무했다. ‘김 의원님!’과 같이 예를 갖춰 말하기 어렵다 하더라도 최소한 ‘여보세요!’ ‘여봐요!’ 정도는 해 주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충북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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